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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4일째 아침이 밝았다. 새누리당의 반대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늦어지는 가운데 세월호 유족들의 단식도 보름째에 들어간다. 단식이 길어지면서 건강 악화로 병원에 실려가는 유족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다 더 나쁜 소식이 들려오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 뉴스를 보며 "칼은 나눠 먹으면 산다"는 영화 '와일드 카드'의 대사가 떠올랐다.


  참사가 일어난 것도 벌써 100일이 넘어간다. 인간 같지 않은 자들은 이제 그만하자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 또 그런 참사가 일어날 수 있고, 내가 다음 희생자가 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게다가 이번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다음번에 '특별법' 제정을 통한 진상규명은 더 어려워 질 수 있다. 분명 또 '전례가 없다'는 핑계를 댈 것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최근 사회의 움직임을 보면 희망과 동시에 절망감도 느낀다.  종교계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다행이다. 25일에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가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26일에는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 소속 교단장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북노회는 이윤상 목사를 광화문 광장에 파송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 시낭송 그리고 음악회'에는 3만여명(경찰추산 7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추모제에 참가한 필자의 느낌으로 3만명이란 숫자에 의문이 들긴 하지만, 주최측의 말대로 3만명이 모였다고 생각하자. 평일이었음을 감안한다면 물론 적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26일과 27일에 광화문 광장에 찾아 갔다. 26일에는 2000여명(경찰 추산 900여명)이 모여 촛불을 밝혔지만, 27일에는 단 스무명 남짓이 자리했다. 우리의 문제로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닌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잊혀지는 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지금 이 시각에도 유족들의 단식 농성은 광화문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우리가 칼을 나눠먹을 때다. 어떤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글을 쓰고, 공유하며 잊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유족들의 옆자리에 앉을 수도 있다. 한 끼 단식 참여도 좋은 방법이다. 어떤 방법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월호 참사를 유족들의 문제로 받아들이기보다 내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는데 있다.


  덤. 대선에서의 부정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국정원과 군 등 국가기관이 대선에 관여했다. 304명의 국민이 서해에서 주검으로 떠올랐다. 54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선배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행동했고 부정한 정권을 심판했다. 50년 후 이 땅에 살 우리 후배들에게 우리는 어떤 선배로 기억될 것인가. 결정할 때다.


참고

세월호 단식 유족들 건강 악화로 줄줄이 병원行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세월호 가족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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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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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처구니 없는 뉴스가 또 나왔다. 군 간부들이 술에 취해 사병 한 명을 집단 구타, 중상을 입힌 사건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중·동부전선 육군 모사단 포병부대 K모(35) 상사와 S모(23) 중사, J모 여군 하사 등 일행은 지난 19일 오후 10시 16분께 강원 화천읍내 신협앞 삼거리 도로변에서 인근 사단소속 Y모(21)병장을 집단으로 폭행했다. 폭행의 이유는 자신의 일행과 어깨를 부딪쳤다는 것. 또한 이들이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쓰러진 Y병장의 안면을 짓밟는 등 무자비한 폭행을 계속 했다는 점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만약 어깨를 부딪친 사람이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었어도 폭행을 저질렀을까? 또는 부딪친 군인의 계급이 병장이 아닌 위관급, 혹은 영관급 장교였다면 어땠을까? 마치 조선시대 상놈이 감히 양반 앞을 가로 막았다고 폭행하는 것과 같은 상황으로 보인다. 생각할수록 화가난다. 간부는 지휘체계상 상사이긴 하지만 상전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뉴스를 보고 떠오른 사람이 한 명 있다. 필자의 군생활 내내 부대에 함께 있던 황OO 상사. 필자가 지근거리에서 겪은 유일한 한국군 간부였다. 165cm 정도의 작은 키에 다부진 체격으로, 병사들보다 짧고 단정한 스포츠 머리를 고수하던 황상사. 씨름 대회에서 들배지기로 거구의 흑인병사를 넘어뜨린 작은 거인. 병사들의 지지를 받고, 미군들이 엄지를 치켜들던 군인이었지만 남들보다 진급이 느렸던 사람이었다.


  물론 거구의 흑인을 들배지기로 넘어뜨린 장면은 압권이었지만, 필자가 황상사를 존경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황상사는 이등병들에게도 존칭을 쓰던 지휘관이었다. 개인적으로 만날 땐, 농담도 하고 이놈 저놈 하고 부르기도 했지만 공적인 자리에선 'OO야' 대신 이름 뒤에 계급을 붙여 존대했다. 후임들과 함께 있을 때는 조그마한 지적도 함부로 하지 않고, 따로 불러 지적하는 등 인격을 존중해주던 간부였다. 전역을 앞둔 병사들에게는 'OO씨'라고 부르며 깎듯이 대했다. 군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자신보다 한참 어린 사람을 그리 존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일 정도로 병사들을 존중했었다.


  황상사가 병사들을 그리 존중했던 것은 병사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달랐기 때문이다. 황상사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나는 직업으로 군인의 길을 선택했지만, 여러분들은 국가를 위해 대가를 받지 않고 의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그의 눈에는 월급쟁이 간부들보다 의무를 다하는 병사들이 더 존중받을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간부들이 모두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사병을 집단 폭행하는 말도 안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황상사 같은 간부, 많지 않다. 윗사람 신경을 써야 진급을 한다. 필자는 늦은 나이에 상사가 된 황상사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역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씁쓸하다.

 

  덤. 쓰고 보니 황상사가 내 상상속 인물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그만큼 믿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필자는 군생활 동안 선임들로부터 단 한차례의 폭행을 당한 적이 없다. 물리적 폭행 뿐만 아니라 언어적 폭행도 없었다. 물론 후임을 폭행한 적도 단 한차례도 없다. 윗물이 맑은 덕이었다.


軍 왜 이러나..간부들 술에 취해 사병 집단폭행 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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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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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동민 후보가 사전투표일 하루 전인 24일 정의당 노회찬 후보에게 양보하고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틀 전 노회찬 후보의 24일 까지 단일화 되지 않으면 사퇴하고 기동민 후보를 돕겠다는 사퇴 협박(?)과 야권에 대한 지지자들의 실망이 크게 다가왔는지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보직을 사퇴하겠으며 노회찬 후보와 함께 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아무래도 자신으로 단일화 되면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수많은 정치 비평가들의 평가와 여론이 그가 결심하는데 큰 압박이 되었을 것이다.


  기동민 후보도 주변의 평도 좋고 지금까지 김근태 의원의 보좌관, 김대중 대통령 청와대 행정관,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부시장 등 모두 존경받기에 부족함 없는 분들의 곁에서 많은 일들을 아주 잘 해왔다고 한다. 이번에 광주에서 출마 준비를 하던 중 이해하기 힘든 공천으로 이렇게 올라와서 20년 지기와 사이도 서먹해지고 후보직에서 사퇴까지 하게 되니 마음이 좋지 않겠다. 게다가 사퇴에 관한 결정마저 손 놓고 기동민 후보에게 모든 책임을 넘겨버린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에 대한 원망이 어찌 없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모두 자기가 지고 가겠다고 노회찬 후보를 당선시키는데 힘을 쏟겠다고 하는 그를 볼 때 고맙고 미안하다. 


  정말로 힘든 결단이었을 텐데 그런 힘든 결정을 혼자서 짊어지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혹자는 정치를 유권자들의 마음에 빚을 쌓아가는 일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렇게 국민들의 마음에 빚을 계속 쌓아서 결국 대통령까지 당선된것 아닌가. 기동민 후보의 힘겨운 결단을 유권자들이 기억해 줄 것이라고 필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번 시련을 넘어서 더 큰 정치인이 되시길 바란다. 정말 고맙고, 다시 한번 미안하다.


p.s.

  사실 기동민 후보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사퇴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것 외에 따로 적을 수 있는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글자 적는 것은 몇일 전 기동민 후보가 사퇴해야한다는 뉘앙스의 글을 올린 것에 대한 책임감과 예의로 이 글을 포스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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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조약돌

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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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상의료본부는 의료민영화 입법 예고 마지막 날인 어제(22일)부터 현재까지 의료민영화 반대 100만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아직 서명하지 못하신 분들은 여기에서 할 수 있다.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며 단 하루만인 23일 정오 기준으로 85만 명이 서명을 할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도 박근혜 정부가 성난 민심을 모른체 넘어갈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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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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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새정치 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에게 야권연대를 제안했다. 선거까지 열흘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최후통첩이다. 노회찬 후보는 "24일까지 응하지 않으면 노회찬이 사퇴하고 기동민 후보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이전까지 무조건 완주하겠다던 모습에서 한 발 물러난 모습이다. "선민후당(先民後黨), 국민을 위함이 먼저이고 당의 이해는 그다음일 수밖에 없다"라며 불리해보이는 조건을 수용했다. 이로써 어느 후보로든 야권단일화는 성사되었다. 

 

  새정치 민주연합 때문에 꼬인 야권 단일화 문제가 노회찬 후보의 결단으로 한 매듭 풀리는 모양새다. 꼬인 줄을 풀 때, 첫 매듭을 푸는 일이 가장 힘이 든다. 이제 남은 매듭은 새정치 민주연합의 몫으로 남았다. 결자해지 하길 바란다.


 

  사진 = 노회찬 후보 트위터

   

  이제 누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느냐는 문제 밖에 남지 않았다. 답은 아주 쉽고, 원론적인 물음에서 찾을 수 있다. '왜 야권 단일화를 해야하는가'는 질문이다. 당연히 선거에서 '부패한 여당을 이기기 위해서'일 것이다.  21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회찬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설경우 나경원 후보가 42.7%, 노회찬 후보 41.9%로 불과 0.8%포인트 차 오차범위 내의 접전을 벌였다. 야권 단일후보로 기동민 후보가 나설 경우 나경원 후보가 46.5%로 38.4%의 지지율을 얻은 기동민 후보에 크게 앞섰다.


  이제 기동민 후보와 새정치 민주연합의 결단만이 남았다. 이게 웬떡이냐 하고 버텼다간 선거 이후 패배의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한다. 물론 노회찬이 야권 단일후보가 된다고 100%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새정치 민주연합이 24일까지 버텨서 결국 기동민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다면 100% 패배를 장담한다. 그런 방식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덤. 선민후당(先民後黨), 역시 노회찬.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새정치 민주연합에 국민이 바라는 모습이 이런거다. 새정치 민주연합 제발 정신 차리자. 민주·진보 세력의 맏형다운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노회찬 "24일까지 단일화 안되면 후보직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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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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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밤부터 대한민국이 유병언 사망소식으로 떠들썩 하다. 300명이 넘는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로, 지난 몇달간 현상금 5억원이라는 역대급 몸 값으로 많은 국민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그의 갑작스런 죽음은 충격적이다. 게다가 시신을 수습한지도 40여일이 지났다고 하니 그의 뒤를 쫓던 수많은 경찰과 검찰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던 국민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유병언 부자 수배전단


  그의 갑작스런 죽음이 충격적이어서일까? 그 소식을 들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경찰의 발표를 그대로 믿지 않고 그의 죽음에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한다. 일명 음모론. 첫째, 발견되었다는 시신이 정말 유병언이 맞나 하는 점이다.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경찰 내부에서도 변사자가 유병언이라는데 이견이 있다고 한다. 기사에서 한 경찰은 "수년간 사체를 봐왔던 경험으로 미뤄볼 때 이번 변사체는 절대로 유씨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길어봐야 20일이 되지 않는 기간내에 부패한 것으로 보기에는 부패의 정도가 심하고, 평소에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유병언의 유품 중에 막걸리 등 술이 나오고, 근처에 배회하던 노숙자 한명이 최근 보이지 않는다는 주변의 증언을 그 증거로 내세우고 있다. 게다가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인데 유병언의 별장에서 500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시신이 발견되었는데 유병언일 가능성은 생각지도 않고 일반 변사자로 처리했다가 40여일이나 지나서 변사자가 유병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발표를 하니 국민들의 의심이 짙어지는것도 당연하다.


  둘째, 발견된 변사자가 유병언이 맞다고 해도 그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다. 타살 여부를 확인중이나 타살 혐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경찰의 발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유병언이 잡히는 것을 두려워한 정관계 인사들이 사람을 시켜서 제거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한다. 표창원 전 교수는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이 맞다는 가정하에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죠. 하지만 시신 발견 상태 위치 등을 봐서는 자살도 타살도 아니고... 유병언의 발목에 어떤 부상이 발생해서 멀리 가지 못했다. 그리고 혼자 남겨졌다. 그대로 자연적으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예측 했다. 


  안타깝게도 필자에게는, 그리고 대부분의 일반 국민들에게는 이 두가지 의문의 답에 접근할 수 있는 힘이 없다. 그래서 필자는 이 사건의 진실 보다는 경찰을 포함한 정부의 발표를 믿지 못하는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에 더 눈길이 간다.


  요즘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정부 및 국가 기관의 발표를 믿지 못하고 일명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음모론이 널리 퍼지는 데는 여러가지 사회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첫째, 정보 수용자들의 정보 해석능력의 발달이다. 예전에는 TV나 신문에서 하는 말은 무비판적으로 받아 들였다. 그래서 5.18이 북의 배후조정을 받은 폭동이라는 새빨간 거짓말에도 국민들 대다수가 넘어가버렸다. 그런데 국민 전체의 교육수준이 향상되면서 각자가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이 향상되어 TV나 신문에서 나오는 말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 자극적인 정보에 노출된 사람들이 더 자극적인 정보를 받아들이고자 하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등에서만 볼 수 있던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행각들이 2014년 대한민국에서는 실제로도 일어난다. 예전에는 자식이 부모를 죽였다는 뉴스를 듣고 설마 그런일이 있을수가 있나 했지만 영화 '공공의 적' 이후 실제로 그런 패륜 범죄가 일상생활에서 벌어지고 있다. 감각기에서 자극의 변화를 느끼기 위해서는 처음 자극에 대해 일정 비율 이상으로 자극을 받아야 된다는 베버의 법칙에 따라 자극적인 뉴스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더 자극적인 뉴스를 바라게 되는 것이다.


  셋째, 정보통신의 발달이다. 정보통신이 발달하면서 위정자들이 정보를 독식하고 통제하는 것이 예전처럼 쉽지 않아졌다. 또한 트위터 등 SNS의 발달으로 정보가 전달되는 속도가 빛의 속도 만큼 빨라졌고 그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 끼리만 소통하려는 대한민국의 트위터 소비 행태를 봤을 때, 동굴안에서 소리가 엄청 크게 들리 듯 한가지 이야기가 나오면 그 이야기에 살이 붙여지고 거기에 옷도 입혀지는 과정을 통해 어마어마한 크기의 음모론이 탄생할 수도 있게 되는 거다.


  위의 조건들이 다 갖춰지더라도 마지막 조건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음모론은 힘을 잃게 된다. 바로 깨어진 신뢰다. 대한민국 사회에 음모론이 넘쳐나고 그것을 국가 기관의 발표보다 더 신뢰하게 되는 바탕에는 대한민국 국민의 국가에 대한 신뢰가,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깨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뢰가 깨어진 가장 큰 책임은 집권당인 새누리당과 정부 및 권력기관에 있다. 그들이 지금까지 자신의 정치적 반대자를 몰아내기위해 했던 수많은 거짓말들과 거짓 선동, 총풍, 북풍을 일으켜서 자신의 이용을 위해 사용한 것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깨버렸다. 민간인 사찰,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 등 국정을 농간 한 사건들에 대해서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면죄부를 준 사법기관들 때문에 민주주의의 최후에 보루 마져 무너진 상황에서 더 이상 국가에 대한 신뢰가 남아있을리 만무하다.


  경찰과 국가기관이 유병언 사건에 대해 발표한 내용이 진실이라한들 국민들이 이를 믿을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건 역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서 사람들 저마다의 진실로 남겨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해결하려면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서 유가족들과 국민들 앞에 한치도 숨기지 않고 수사과정을 투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한겨레] 변사체 유병언 맞나…경찰 내부서도 반론 ‘논란’

[CBS 김현정의 뉴스쇼] 표창원 "유병언 맞더라도 국민들이 믿을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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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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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엄마'를 사칭한 채 세월호 사고 유족들에게 막말을 퍼부어 국민들의 공분을 산 '대한민국 엄마부대 봉사단' 주옥순 대표(수구 꼴통들 때문에 '엄마'를 잃다 참고)가 또 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교수직 사칭 논란이다. 엄마 사칭자 주옥순씨가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알려지자 몇몇 누리군들은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엉뚱하게 주옥순씨가 교수가 아님이 드러난 것이다.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이와 관련하여 팝업이 뜬다.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과 학생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주옥순씨는 2013년 1학기에 사회복지 정책론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공식 직함이 무엇이었는지 모르지만 학과의 설명에 따르면 객원교수와 겸임 교수직을 준 것이 아님은 확실하다. 물론 전임교수직을 줬을리 만무하다. 현재 강의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주옥순 아줌마, 엄마사칭도, 교수 사칭도 이제 그만하자.


 

 덤. 주옥순씨 트위터 들어갔다가 진심 빵 터졌다. 나라만 생각하는 유관순이란다. 유관순 사칭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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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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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재철의원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우롱하는 카톡을 보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5.17 집회 해산(이후 서울역 회군으로 명명)의 주모자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후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반인의 기억속에는 국회에서 휴대폰으로 누드사진 검색해보다가 걸린 것 정도 남아있겠다. 그런 그가 또 다시 폰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심재철의원의 카톡 글을 보면 세월호 사건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 엄마부대 봉사단과 어버이 연합 등 보수 단체들과 얼마나 닮아 있는 지 알 수 있다. 화가 나지만 우선 그의 카톡을 읽어보자.


심재철 카톡

심재철 카톡


  그의 주장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 사고의 책임이 청해진 해운에 있는데 왜 정부를 비판하냐? 둘째, 안전 사고로 죽은 사망자들을 어떻게 국가 유공자보다 더 좋은 대우를 해달라는 말이냐? 셋째, 보상금 5억은 나올거 같은데 이게 부족하냐? 하나하나 보기 전에 욕부터 하자. 씨발. 지금 이게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있는 심재철 의원 개나리 카톡 맞나?


  첫째. 사고의 책임은 청해진 해운에 있다. 그래 맞아. 그런데 구조 못한 책임은 정부에 있다. 국민 300여명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정부는 아무 일도 못했다. 정부의 수장인 박근혜씨는 사건 발생 7시간이 지나도록 300명이 넘는 국민이 배 안에 갇혀 있는 상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왜 구명조끼 입고있다는데 구조가 안되냐'는 말을 해서 국민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게 정부에 책임이 없다는건가? 정부의 수장이 상황 파악도 못하고 우왕자왕 하니까 해경에서는 해군 투입 막고 언딘은 그 상황 가지고 장난치다가 골든타임 지나버린거 아니냐고. 그래서 도대체 국가에서 무엇을 했길래 한명을 구조 못했는지 그 진상규명 하자는게 세월호 특별법 아닌가? 그래야지 제2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 것 아닌가.


  둘째. 유가족중 어느 누구도 국가 유공자보다 더 좋은 대우 해달라는 말 하지 않았다. 제발 안그래도 살아있기 힘든 유가족들 죽이는 이런 유언비어 퍼뜨리지 마라. 유가족들은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지 의사상자 지정, 대학 특례입학, 보상은 아직 생각도 못하고 있다. 의사상자 지정도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정해진 의사상자가 아니라 세월호 특별법에 한해서 '4.16 안전의인'정도로 새누리당이랑 새정치연합 의원들끼리 협의한 내용이지 않나. 어떻게 이런 내용 다 알면서 거짓말을 전달할 수 있나? 왜 이걸 유족들이 원했다고 뒤집어 씌우나?


  셋째. 보상금 5억이 부족하냐고? 씨발. 필자도 막말 한번 해보자. 5억 모아주면 당신 자식 목숨 내놓을래? 왜 당신 자식은 소중하고 다른사람 자식은 안소중하나? 지금 유가족들이 원하는건 보상금 더 달라는게 아니라고. 지금 유족들이 원하는 건 성역없는 조사로 최소한 내 자식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 알아보자는 거다. 다시는 대한민국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자는거고. 너네처럼 돈에 환장해서 인격이고 뭐고 팔아 먹는 그런 사람들 아니라고.


  그런데 논란이 되자 내놓은 해명이 더 기가 막히다. 가족대책위가 공개한 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심 위원장은 "낮에 보내드린 카톡내용은 제가 작성한 글은 아니며 세월호 특별법의 보상이 지나치다는 어느 분의 글이 저한테 왔길래 참고해 보시라고 몇 분께 복사해 전달했는데, 어느 분인가가 이것을 제가 작성했다고 유언비어와 함께 퍼뜨리고 있네요"라고 말했다. 유언비어는 심재철 당신이 카톡으로 돌린게 유언비어고 흑색선전이다. 지인이 이런거 보냈더라면 그 지인한테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워회 위원장인 당신이 이건 사실과 다르다고 해야지 이걸 다른사람한테 전달하는게 상식적인가? 일반적으로 자신이 공감하는 내용을 다른사람에게 전달하지 내 생각과 전혀 다른 내용을 전달하나? 그리고 이걸 받은 사람은 다른사람이 적은 글을 전달하는 거라는 설명이 없다면 당연히 당신이 적었다고 생각하지 퍼온 글이라고 생각할까? 여론을 알아보려는 의도라고? 당신네 같은 미친 싸이코 말고는 아무도 동의 안해.


  당신 같은 사람이 세월호 국정조사에 위원장으로 앉아있고 똑같은 인간들이 여당 위원이라고 앉아 있으니 안그래도 죽지 못해 살아가는 유가족들이 밖에서 단식 투쟁할 수 밖에 없는거 아닌가. 부탁이다. 안그래도 힘들 유가족들 흔들지 말고, 세월호 국정조사에서 빠지고 휴대폰은 쓰지 마라.


참조

[민중의 소리] ‘수학여행 가던 희생자에 4억5천 보상?’…심재철, '세월호특별법' 흑색선전 유포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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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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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하는 꼴을 보면 진짜 욕나온다. 선거 앞두고 비판해봐야 제 살 깎아 먹는 다고 할까봐 최대한 참고 또 참고, 그래도 새누리당에 이로운 일 할 수 없으니까 또 참았다. 광주에서 준비하던 기동민 후보 끌어올려서 허동준 지역위원장 날릴때도, 광주에 권은희 후보 전략공천해서 천정배 전 장관 날리기 한거다 했을 때도 결과적으로 공천에서 날아간건 친노 밖에 없다는 불평이 나올때도 참았다. 그래도 안철수라는 사람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 미워도 어쩔수 없이 찍게 되는 제1야당이라서. 그래서 참았다.


  근데 지금 하는 꼬라지 보면 당신들은 새누리당을 이길 생각이 없어 보인다. 박근혜 정권에서 이렇게 국정을 농간하고 있어도 왜 당신들 지지도가 안올라가는가? 스스로도 궁금하지 않나? 당신들이 국민을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재보선에서 5석 이기면 잘한것이라고? 어떻게 제1야당 지도부가 그런 얘기 할 수 있나? 국민들은 지금 박근혜 정권의 작태에 화가나서 미치겠는데 당신들은 제1야당이라는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나? 이래서 지지자들이 당신들한테 힘을 실어 주고 싶겠다. 씨바. 왜 저쪽은 낯짝 두껍게 '또 한번 도와달라' 하는데 당신들은 국민을 볼 생각도 안하냐고.


  이번에 당대당 야권연대는 없다고 했다지? 야권연대 외에 당신들 이길 수 있는 방법 있나? 그렇다면 지지해줄께. 씨바. 현실적으로 야권연대 안하면 호남 아닌 지역에서 이길수 없잖아. 져도 된다는거야? 이번에도 새누리당이 이기면 의기양양해서 세월호 민심의 심판이 끝났다고 선언할 것인데. 지금 당대당 야권연대 이야기하기 어렵다는거 안다. 기동민 후보한테 개인적 미안함에 말꺼내기 어려운것도 안다. 전략공천이라고 올라오면서 20년지기 동생 눈에 눈물나게 하고, 자신의 이미지는 다 버려진 사람한테 지금와서 단일화 하라는 말 못꺼내는거 인간적으로 이해된다. 구태 정치라고 손가락질 받을까 두려운것도 이해된다. 이미 조중동과 새누리당에서 언제까지 야권연대를 할거냐고, 구태정치라고 비판하는거 안다. 근데 저들이 왜그러는지 아는가? 저들은 당신들이 야권연대 하지 않으면 절대로 자신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아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어려움과 자신의 정치 커리어에 상처라도 받아들여야하는게 지도자 아닌가? 당차원의 야권연대하면 당신들을 향해 비판이 세지겠지. 근데 그거 좀 들으면 안되나? 당신들 지지하는 사람들 믿고 좀 체면좀 구기면 어때.


  국민을 바라봐라. 제발. 지지자 좀 믿어라. 당신들이 국민 바라보다가 당신 밥그릇 못챙기면, 국민이 챙겨줄게. 당신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친노 수장 노무현 대통령 얘기로 마치자. 싫어해도 좀 배울건 배워. 이명박의 선거법 위반으로인한 재보선으로 종로에 당선된 당시 노무현 의원은 임기가 다되기도 전에 출마하면 당선될 확률이 높은 종로를 버리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갔다. 대한민국을 바꾸기 위해서는 낙선하더라도 부산의 벽에 도전하는 것이 종로에서 국회의원 한 번 더하는 것 보다 낫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다들 알다시피 그사람은 그 벽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대파란을 일으키며 대선후보가 된 그를 후단협이라는 전례가 없는 단체를 만들어 흔들고 정몽준과의 단일화를 요구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절대 불리할 것이라고 했던 정몽준과의 단일화 요구도 받아들였다. 그런 모습을 본 국민들이 결국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정몽준이 대선 하루전에 단일화 파기하고 조중동에서 이때다 하고 아침에 신문 돌릴 때, 국민들이 그 신문 치워가며 그의 당선을 도왔다. 후단협 의원들이 한나라당과 손잡고 말도 안되는 이유로 대통령 탄핵을 감행했을때도 국민들이 그를 지켜줬다. 국민들이 당신들 생각만큼 멍청하지 않다. 국민들은 항상 당신들이 어떻게 행동하나 지켜보고 있다. 안철수씨가 지금 많은 비판에 싸여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이유도 당신이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보여준 희생에 감동했기 때문이다. 그때처럼 제발 국민 좀 바라보고 믿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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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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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은희 후보(광주 광산을)의 전략공천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질 때 쯤, 재산신고 축소 의혹으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4대강, 조세피난처,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 등 굵직 굵직한 사건들을 파헤치며 최고의 탐사보도 뉴스로 진보 진영 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던 뉴스타파에서 권은희 후보의 재산신고 누락에 관한 보도를 내면서 진영 내에서 이를 두고 찬반의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쪽에서는 피아식별 못하고 왜 권은희 후보에 총질을 하느냐 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권은희 후보가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 사건 조사과정에서의 외압에 관한 진실을 이야기 하였다 하더라도 후보자로 나선 이상 검증을 받아야하고 뉴스타파에서는 공정하게 보도한 것일 뿐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 변모씨가 '뉴스타파는 강경친노세력들이 만든 뉴스로 권은희를 내버리면서 재보선 이후 안철수와 김한길까지 토사구팽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라는 덜떨어진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우선 이에 대한 권은희 후보의 해명을 먼저 들어보자. 서울신문 기사에 따르면 권은희 후보측은 “권은희 후보는 공직선거후보자 재산신고 규정에 따라 남편이 보유한 2개 법인의 비상장주식을 액면가로 신고한 것일 뿐 재산을 축소 신고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도 유권해석을 여러 차례 요청해 권은희 후보의 재산 신고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남편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의 재산은 신고하고 싶어도 현행법상 신고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규정상 저희가 임의로 재산을 더 신고하거나 축소 신고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권은희 후보 측에서는 법이 정하는 대로 했는데 유독 자신에게로만 향하는 논란의 화살이 억울할수 밖에 없겠다.



  그렇다면 이런 보도를 한 뉴스타파가 잘못한 것일까? 아니다. 뉴스타파는 언론으로서 할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최승호 PD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선거 보도에서 양측 후보들을 같은 잣대로 조사해 보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뉴스타파의 기본 방침이기도 합니다"라고 밝혔다. 정파적인 이해관계를 따진다면 이미 공정보도가 아닌 것이 된다. 뉴스타파 입장에서는 권은희 후보의 남편이 일명 페이퍼 컴퍼니를 차려서 부동산 투기를 한 의혹에 대해서 보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유령 회사'나 '부동산 투기' 라는 단어가 주는 충격을 고려해서 정말 부동산 투기인지, 투자과정에서 문제는 없는지 사무실이 없이 일명 '유령 회사'를 차린 목적이 무엇인지 좀더 자세히 취재하고 알려줬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은 든다.


  그렇다면 왜 유독 권은희 후보에 대해서만 이와 같은 십자포화가 이루어지고 있을까? 공천과정에서의 불만, 일베忠을 비롯한 수꼴들의 물어뜯기, 권은희라 개인의 높은 지명도 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것은 이런 의혹들이 권은희 후보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배반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왜 진보 진영후보에게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느냐는 한탄을 하지만 지지자들의 성향 자체가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을 어떻게 하겠나? 게다가 진보 진영에서 보수 진영을 공격할때 제일 앞에 내세우는 것이 바로 이 도덕성 문제이기에 지지자들의 높은 도덕성 요구는 어쩔 수 없는 결과이다.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하는 사람의 대다수가 새누리당의 작태에 화가나서 대안으로 새정치연합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 '페이퍼 컴퍼니'와 뉴스타파 취재진에 대응하는 권은희 후보의 보습에서 그렇게 싫어하던 새누리당의 모습이 보이니 배반당했다고 분노할 수 밖에 없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권은희 후보를 향하는 분노와 논란의 화살의 강도는 과하다. 남편의 부동산 투자회사도 그 과정에서 탈법과 편법이 있지 않다면 자본주의사회에서 합법적으로 투자를 통해서 재산을 늘리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다. 유령회사라는 것도 사무실이 필요 없는 경우 사무실 주소를 다른 사무소에 걸어놓는 것과 조세회피처에 탈세를 목적으로 세우는 페이퍼 컴퍼니와 사짜들이 사기를 치기 위해서 하는 것과는 구별을 해야하는데 유령회사라 하면 같은 것처럼 느껴져서 더 많은 불법을 저지른 것처럼 생각되는 것 같다. 김병국 전 외교안보수석의 경우를 뉴스타파에서 이야기 했지만 네이버 기사 검색결과 당시에 재산 축소 신고 논란에 대해서는 2개의 기사만 보일 뿐 대부분의 논란의 촛점이 그의 재산 생성과정과 위장전입에 있었다. 오히려 권은희 후보의 논란 때문에 요즘 기사에 김병국씨가 재산을 축소해서 신고했다는 기사가 더 많이 올라온다. 그런 점에서 권은희 후보의 억울함은 이해된다. 자신의 이전 행동까지 부정당하는 듯한 상황에 답답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선택한 길은 그런 억울함도 감당하며 나아가는 길이다. 권은희 후보, 건투를 빈다. 


p.s.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이러한 논란으로 이전 권은희 수사과장의 용기있는 행동이 매도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미 재보선에 출마할 때부터 저쪽편에서는 권은희 수사과장의 폭로가 정치적인것 아니었냐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해왔다. 진보 진영 내에서 권은희 후보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명확히 선을 그어서 수꼴들의 물타기 하려는 수법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참조

[서울신문] 권은희 재산신고 의혹에 “억울하다”…남편 재산 축소 의혹 해명 들어보니

[위키트리] 권은희 의혹 보도에 최승호 뉴스타파 PD 페북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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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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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참 좋은 단어다. 사전적 의미는 '격식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어머니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이란다. 사전적 의미를 몰라도 우린 엄마가 나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을 이르거나 부르는 말이란 것을 경험으로 배웠다. 배가 고프면 엄마를 찾았고, 아플 때도 엄마를 불렀다. 학교에서 사고를 치면 선생은 엄마를 불렀다. 놀랐을 때 나도 모르게 '엄마'를 부르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많은 이에게 태어나서 처음 배우는 말일테고 어쩌면 죽을 때까지 가장 많이 부르는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어제 그 '엄마'를 잃었다.


  대한민국 엄마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자칭 '대한민국 엄마부대 봉사단'이다. 이 단체의 이름을으로 보아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OO엄마 하듯, '대한민국'이란 이름을 가진 아이의 어머니들의 모임이거나, 대한민국 국민들이 강제로 입양당했거나. 씨바. 하는 행태를 보니 계모인 듯하다. 적고 나니 계모들께 죄송하다. 편견일 뿐인 것 안다. 그냥 동화 속 계모라 치고 넘어가자. 어쨌든. 필자가 알고있는 '엄마'와는 사뭇 다른 분들이 '엄마'라고 우기고 있다. 우리 '엄마'라면서 자꾸 '누나'가 어디 불편한 데 없는지만 살핀다. 자식들이 수백명 죽었는데, 아직 진상도 다 밝혀지지 않았는데, 석 달이나 지났으니까 조용히 하란다. '누나'가 불편해 하는 것 같아서...? 씨바 옆집 개가 억울하게 죽어도 그렇게는 말 안하겠다. (아래 동영상 참고) 


  '엄마'란 단어가 낯설어졌다. 이제 격식을 차리고 '어머니'라고 불러야 할지도. 수꼴들 때문에 잃은 단어들은 이 뿐만이 아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아울러 이르는 우리말 '어버이'는 밤에도 선글라스를 쓰고 계신다는 그 분들을 상기시킨다. 선열들이 피흘려 이룬 자랑스런 '민주화', 유서깊은 어종 '홍어', 우리 고유의 음식 '김치' 일베忠들 때문에 입에 담기 껄끄러워졌다. 제발. 더 이상 좋은 단어들 좀 뺏어가지 말자. 이러다 남는 단어라곤 욕설밖에 안 남겠다.


  덤. 수꼴들께 간절히 부탁. '어머니'는 건들지 말자. '저기요'라고 부를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듣기 좋은 노래도 세 번이면 지겨운데 이 석달 백일을 끄니까. 우리가 배타고 놀러가라 그랬어요. 죽으라 그랬어요? 사고난 거 이 사람들 뿐만이 아닙니다. 한 학교에 많은 학생들이 같이 죽어서 그런 거지. 세상에 대구지하철 사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누가 이런 소리합니까, 이게 너무 오래 끌었으니까 민생을 살려달라는 겁니다." - 송지현 엄마부대봉사단 부대표


  "금수원 근처에도 안 가면서 청와대와 국회로 쳐들어 가려고 한다는 비난 들어보셨습니까. 청와대와 국회가 스스로 세월호 사고의 뒷처리를 할 수 있도록 유가족들은 제자리에서 지켜봐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그렇게 해주시겠습니까. 세월호 유가족 해도해도 너무 합니다. 세월호 유가족들 해도해도 너무 합니다. 유병언 특별법을 마련해서 여러분의 아픔과 고통의 몇백배 유병언 재산을 몰수해서 여러분들한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 유병언 특별법입니다." -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





참조

"노래도 세번이면 지겨운데.. 우리가 죽으라고 그랬어?" 보수단체, 세월호 단식농성장 앞에서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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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less.

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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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레 기사를 읽고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을 받았다. '엄마부대 봉사단'이라는 보수 단체에서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놓고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반대 시위를 열어 안그래도 마음과 몸이 지칠대로 지쳐가는 유가족들을 향해 모욕하고 조롱했다. 세월호 참사와 같이 젊은 아이들 수백명이 국가의 부재 가운데 처절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전 국민이 고통속에서 봐야했고 그로인해 아직도 아파하는 사건에 여야가 어디있고 진보 보수가 어디 있겠냐 생각했지만 지금 대한민국에는 인간이 아닌 것들이 너무 많이 짖는다. 


 이번에 튀어나온 것들은 '대한민국 엄마부대 봉사단'이다. 이름부터 보수단체 특유의 촌스러움이 묻어나온다. '어버이 연합'의 자매 단체 되겠다. 이들은 세월호 특별법의 통과를 반대하는 이유로 세월호 희생자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것도 아닌데 의사자로 정하는 것과 단식농성의 배경에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며 유족들을 비난했다. 이중 미친 쌍년 하나는 세월호 유족중 한분이 이들에게 집회 철수를 요구하자 웃으면서 사진찍어서 다 고발하겠다고 말했다고한다. 이게 엄마의 마음이라고? 씨바. 아직 자식 낳아보지 않은 필자도, 친구들 사이에서 개싸이코로 불리던 친구 녀석도 자식을 앞세운 어미의 마음을 안다. 그런데 자식을 낳고 길러봤다는 사람들이 이따위 짓을 하다니 공감 및 죄책감의 결여라는 측면에서 이들을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하나인 싸이코패스라고 부를 수 있겠다.


못생긴 엄마부대봉사단


엄마부대봉사단 미친 쌍년


미친 쌍년들 집합


  궁금해졌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모여서 이런 반사회적인 행동을 일삼을 수 있는지. 단체의 목표가 무엇이고 무슨일을 해왔는지? 대한민국 엄마 봉사단이라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일에 봉사를 하는 단체여야 하지 않을까? 우선 이 단체는 거의 유령단체에 가깝다. 기사를 찾아봐도 잘 안나온다. 딱하나 찾은게 2014년 7월 1일자 경기eTV뉴스에 나온 기사인데(저런 신문사가 있다는건 처음 알았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 단체는 2013년 7월에 창단해서 엄마의 마음으로 여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데 뭘하고 있는지는 자세히 알리지 않는다. 인터넷 기사에 나오는 내용은 안산 택시기사들에 밥해준거 한번 빼고는 다 통진당과 빨갱이 때려잡자와 박근혜님 사랑해요 정도인데 도대체 무슨일을 엄마의 마음으로 하고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이 아줌마들은 뭘 위해서 이렇게 자신의 시간을 말도 안되는 일들에 버리고 있는 걸까? 이런 유령 단체에 가까운 곳에 정부의 지원금은 얼마나 들어갈까? 일상적인 단체라면 자신단체에 사람들을 가입시키려고 할텐데 홈페이지도 없고 어떻게 가입해야하는지 알려주지도 않는다. 가입기준과 활동목표 등 묻고 싶은게 많다. 그런데 이사람들의 활동에 유일한 일관성이 있다면 박근혜씨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준다는 거다. 2012년 대선때 박근혜씨 떨어뜨리러 나왔다던 이정희 대표가 있는 통합진보당의 해산 청구, 국정원 개혁 반대, 야당 의원 비난, 세월호 유족 능멸 등에서 이들이 박근혜 씨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일을 주로 하는 효자손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줌마들 인터넷 카페도 없는거 보니 이 글을 볼 확률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하나는 꼭 묻고 싶다. 당신들 자식이 그렇게 억울하게 죽어가도 지금 그자리에 서서 박근혜씨를 옹호하고 있을텐가? 사람이 다른 동물과 가장 다른 점은 다른 사람의 위치에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사람답게 살자. 사람 비슷한 모습으로 태어난 사람이 아닌 어떤 동물이라 할 지라도 사람인척 하고 살자.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당신들은 엄마라는 이름 쓸 자격 없다. 씨발.



참조

[한계레] 세월호 유족 위로는 못할망정…훼방 놓는 ‘엄마부대’

[경기eTV뉴스] 안산시 엄마부대봉사단, 안산개인택시기사분들에게 점심식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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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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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들어 '관행이다' 라는 말과 '전례가 없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청문회에 출석한 사람들은 자신의 과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당시에는 그랬다며 '관행이었다'는 말로 항변했다. 6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놓고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는 문제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들 사이의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6월 국회 시한인 7월 17일까지 합의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여당의원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진상조사위에 주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사법권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관행이다'와 '전례가 없다'는 말은 서로 다른 말인듯 하지만 동전의 양면 처럼 묘하게 닮아 있다. 무엇이든 새로 시작하는 일은 전례가 없을 수 밖에 없고 지금까지 해오던 관행에 역행할 수 밖에 없는 것인데 전례 혹은 관행대로 따르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

 

세월호 유가족 광화문 시위

 

  시계를 3개월 전으로 돌려 세월호 참사로 돌아가보자. 세월호 참사가 어떻게 시작되었나? 바로 관행이라는 이름의 부패에서 시작되었다. 세월호 참사는 관리 감독해야할 해경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전관예우라는 관행으로 일명 '해피아'들이 대한민국의 해상을 장악하면서 생긴일이다. 이런 관행들은 뿌리가 깊어서 어지간한 힘으로는 뿌리채 뽑기는 커녕 가지치기 조금 하다 말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 건국직후의 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에서 부터 5.18 진상조사 위원회를 지나 가까이는 국정원 불법대선개입 진상조사특별위원회까지 진상조사위원회가 기득권에 부딛힐 때마다 진실의 문 앞에서 무릎 꿇었던 역사들이 있었다. 심지어 수사권을 가지고 있던 반민특위는 어떻게 되었나? 친일 경찰들에 의해서 반민특위 사무실이 습격되고 빨갱이로 몰리고 무자비하게 폭행당하지 않았나. 이런 역사적 사실을 통해서 봤을 때 유가족들의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봤자 흐지부지 넘어가게 될 것이라는 의심과 두려움은 매우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세월호 참사 직후 박근혜씨는 국가 개조론을 들고 나왔다. (누가 누구를 개조하는지, 지금의 여당과 기득권 세력에 누구를 개조할 수 있는 정당성이 있는지, 국가 개조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저들의 오만함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국가를 개조하는 과정에서는 수 없이 많은 관행을 거스르고 전례가 없는 수 많은 일들을 새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 뻔하다. 사실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것 보다는 있는게 낫겠지만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준다고 해서 워낙 견고한 기득권층의 썩은 뿌리 중 잔뿌리라도 쳐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진상조사위의 권한을 축소하려는 듯한 저들의 작태는 박근혜씨가 유가족들에게 약속한 '성역없는 수사'에도 반하는 처사이다. 그리고 계속 자격없는 자에게 검사나 경찰의 지위를 줄 수 없다는 식의 논리로 말하는데, 특임검사(특검)를 선정하는 기준으로 위원회의 위원중 일부를 선정하면 해결 될 일이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서 무엇을 가리기 위해서 이렇게 몽니를 부리는지 이제는 청와대에서 대답할 차례다.

 

참조

[한겨레] 법률 전문가가 본 '세월호조사위 수사권 부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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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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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오전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되지 않은 김명수, 정성근, 정종섭 후보자 세명 모두를 포함해서 국회로 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김명수, 정성근 카드는 버리고 정종섭 후보자에 대해서만  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정성근과 김명수까지 포함한 재송부 요청을 할 것이라는 민경욱 대변인의 말은 충격적이었고, 국민 여론도 좋지 않았다. 청문회 내내 불성실한 자세로 자신의 의혹 모두를 부인하고 시간끌기식 답변으로 야당위원은 물론 여당위원 까지 화나게 만든 김명수 후보자. 국민을 대표해서 장관 후보자를 검증하고 있는 청문회 위원들 앞에서 거짓말을 하고, 자신의 위증으로 청문회가 정회된 시간에 폭탄주 말아 쳐드시고, 청문회 후에 부인과 딸이 미국 유학을 하는 과정에서 언론인 비자인 I 비자를 사용하여 미국 이민법을 어긴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인 정성근 후보자. 이 두사람에 대한 청문 보고서 재송부 요청이 청와대의 인사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정치적 책임을 덜기 위해서 두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할 시간을 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많았다.

 

김명수, 정성근, 정종섭

 

  그러자 몇시간 지나지 않아 민경욱 대변인이 살며시 말을 바꾼다. 자신의 오전 발언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며 오후에 청문 보고서 재송부가 있을 것이라는 점만 확인된 사실이고 세 후보자 모두 요청대상자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니 청와대의 입이라는 대변인이 아침에 한말 다르고 점심때 하는 말이 다르면 어떻게 하나? 두가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첫째는 청와대가 민 대변인을 통해 여론 간보기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는 민 대변인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기자들에게 내 뱉었고 일이 커지자 말을 바꿨을 가능성이다. 어찌됐건 민 대변인은 대변인으로서 자질이 없음이 또 한번 여실히 드러났다. 민경욱 대변인은 임명 당시부터 직무가 끝난후 6개월간 정치적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명시된 KBS 윤리강령 1조 3항을 어기며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청와대 대변인으로 가는 것, 위키리크스에 폭로된 문제 등 말이 많이 많았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 때 일명 '계란 라면' 발언으로 곤혹을 치르고, '잠수사들이 일당 100만원에 시신 1구당 500만원씩 받는다'는 발언해서 문제를 일으킨 전력도 있다. 청와대 대변인이라면 진짜 말한마디도 신중해야할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입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민 대변인. 이쯤하면 짤릴법도 한데 어떤 능력이 있는지 아직도 그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 이렇게 문제되는 인사들만 골라서 기용하는 것도 어찌보면 재주다.

 

민경욱 대변인

 

  지금의 여론은 청와대가 재난의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책임을 회피하고, 장관 인사를 잘못 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국회와 청문회 제도를 비난하는 일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려울 때일 수록 정공법이 먹힌다. 다음 장관 자리에 정말 누가 봐도 도덕성이나 능력면에서 큰 하자 없는 사람으로 내정한다면 그것만으로 박근혜씨의 지지율이나 국정수행능력 평가 점수가 올라 갈 것이라 믿는다. 청와대가 민경욱 대변인까지 포함한 네명에 대해서 어떤 판단을 하는지 지켜보겠다.

 

p.s.

  글을 올리고 확인하니 청와대에서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지명은 철회하고 정성근 후보자와 정종섭 후보자에 대해서 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고 한다. 청문회에서 위증을 해서 청문회를 파행으로 이끈 인물을 임명 강행을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정종섭 후보를 놓고 딜하기 위한 카드로 사용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저런 명백한 결격사유가 있는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참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국민 대다수의 눈에 보이는 후보자의 흠이 국가 지도자와 청와대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인지.

 

참조

[머니투데이] 김명수·정성근·정종섭 청문보고서 오늘 시한..朴 결단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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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7월 14일 재미난 기사가 올라왔다.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MB가카께서 투표권이 없다는 동아 일보 기사였는데 그 내용이 재미있다. 당원은 일반당원 책임당원으로 구분되는데 책임당원은 월 2000원 이상 꾸준히 당비를 내는 당원이다. 일반당원은 당원으로 등록은 되어있지만 당비를 내지 않은 사람이다. 즉, MB가 일반당원으로 분류되어 투표권이 없다는 얘기는 월 2000원 이상 당비를 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가카 내외 살 집 한칸 외 모든 재산을 청계재단에 (사위)환원 하신 까닭에 월 2000원 낼 돈이 없는 것은 아닌가 심히 걱정된다.

 

 

 

   그보다 더 안타까운 점은 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퇴임후에도 당적을 유지한 전직 대통령은 MB가카가 유일하다는 점이다. 정권 말기에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면 다음 선거를 위해 대통령에게 출당요구를 하는 그런 정치 행태가 그간 이어져 온 까닭이다. 심지어 민주당의 마스코트 김대중 대통령도 당적을 유지하지 못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서운함을 공적으로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동영 당시 대선후보가 열린우리당을 해체하는 과정을 막아내지 못하고 탈당아닌 탈당을 당해버렸다. 언제 다시 민주 개혁진영에서 정권을 잡을 지 모르겠지만, 전직 대통령과 선긋기로 대통령의 출당을 요구하거나 하는 일은 제발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참조

[동아일보] '당원 MB' 투표권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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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답답했던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의 인사청문회가 지나가고 오늘은 같은 교문위에서 정성근 문화체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는 중이다. 처음 시작할때는 아무래도 언론인 출신인 정성근 후보자의 답변이 김명수 후보자의 답변과 달리 세련되어 어제와 같은 국민을 우롱하는 청문회는 되지 않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또한 그간 SBS 앵커로 사회의 부도덕성을 실랄하게 비판하고 꼬집던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클로징멘트를 생각할 때 도덕성에 있어서도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서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었다. 하지만 청문회 과정을 통해서 드러난 몇가지 사실들을 보면 그가 정말 사회 비판을 하던 기자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성근 앵커


  지난 김명수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위증이 가장 큰 문제가 되었다. 국민을 대표해서 질의하는 국회의원들을 앞에둔 청문회에서 어떻게 당당하게 위증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위증죄는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하는 것을 말하며 대한민국에서는 형법 152조에 위증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성근 후보자는 일월동 기자아파트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 아침에 거짓말을 한 것이 오후에 탄로나면서 김태년의원의 반발로 인사청문회가 정회되기까지 했다. 그는 아침에 "아파트 분양을 받는 과정에서 동료 기자가 소개해준 임씨에게 부족한 자금을 빌려 썼다"라며 "얼마 되지 않아 임씨가 본인의 채권을 확실히 하기 위해 가등기를 하겠다고 요청해서 해드렸다"고 해명했으나 유인태 의원이 임씨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위증한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오후에 이에대해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아내가 전화로 알려줘서 당시에 전매제한을 위반한 사실이 기억났다고 해명했다. 지금 금붕어를 데려다 놓고 청문회 하고 있는 건가? 당시 3800만원에 산 아파트를 불법적으로 팔아서 시세차액 4200만원을 남겼는데 겨우 30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걸 어떻게 해명이라고 내놓는다는 건가?


  위증 만큼이나 이번 청문회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법질서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조차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 10여년간 정성근 후보자는 음주운전을 포함 20여차례의 교통법규를 어긴것으로 드러났다. 1996년에 음주운전 사건으로 큰 곤란을 겪었던 그는 2005년에도 음주운전이 적발되어 벌금 100만원을 낸 사실이 드러났다. 기자 아파트를 매매하는 과정에서도 전매제한 규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정 후보자가'희망 연구소'라는 이름의 사무실을 운영하며 사실상 당협 사무실로 사용하여 '누구든지 시·도에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둘 수 없고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는 정당법 37조 3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드러나진 않았지만 아내와 딸의 영주권 취득 과정에도 의혹이 있다. 자기자신은 법을 저렇게나 많이 어기고 살면서도 어떻게 기자출신 앵커로서 남이 저지른 불법에는 비판과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는지, 남의 잘못을 비판할 때 부끄럽지는 않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법질서 의식의 미약함의 뒷편에는 정선근 후보자의 특권의식이 자리잡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든다. 정 후보자는 1996년에 음주운전을 하다가 단속을 하던 교통순경에게 '가족끼리 왜그래. 나 기잔데.'라고 말했던 것이 이번 청문회를 통해서 다시 드러났다. 기자라는 특권의식으로 자신은 음주운전을 하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정 후보자는 새누리당 파주갑 당협위원장 시절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의 한 빌딩에 사무실을 임대받아서 사용했는데 공천을 대가로 이 사무실을 무상으로 임대받은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여전히 임대료 납부 내역이라든지 이를 해명할 수 있는 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이 사실이면 이 또한 정 후보자의 특권의식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게 비단 정성근 후보자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고위공직자나 사회지도층 소위 엘리트 계층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인사 청문회에 나와서 부동산 관련된 의혹이 불거지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 산업화 과정에서 특권계층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본과 고급정보를 공유하여 돈없이 판자촌에 사는 사람들을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몰아내고 제테크라는 이름으로 부동산 투기를 해서 자신의 부를 수배씩 부풀려 왔던 것이 이들이 말하는 당시 관행이었으니까. 그래서 한쪽에서는 갑자기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다 보니 일할사람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일면 이해가 된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와 관련해서 청문회법 제정 당시 '저쪽에 사람이 없어서 빌려달라 할거다'라는 말씀을 하신적도 있다고 하지 않나. 그렇다고 그 잣대가 정말 높은 도덕적 잣대도 아니라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청문회에 관해서 '지금의 공직자나 장차 공직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준법과 자기 관리를 좀 더 엄하게 하는 사회적 문화가 만들어지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 하시기도 했다. 자신의 국정운영에 손톱밑의 가시 같다고 자신이 발의한 청문회 제도를 바꾸자는 누구와 아주 비교되는 면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씀하신 청문회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라도 김명수, 정선근 후보자와 같이 자격없는 사람은 청문회를 통과해서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해서도 안된다. 정 후보자가 박원순 시장의 온라인 취임식으로 두고 한 클로징 멘트 돌려드려야 할것 같다. 이건 '국민의 시간을 뺏은 청문회'였다. 이게 보수는 아니기를.


정성근 후보자


참조

[오마이뉴스] 정성근, '취득세 탈루' '사무실 공짜 이용' 해명 논란


형법

 제152조 (위증, 모해위증)
①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주민등록법

 제37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의2. 주민등록 또는 주민등록증에 관하여 거짓의 사실을 신고 또는 신청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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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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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7월 9일 오늘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겸 사회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열렸다. 기다리던 청문회라서 집에서 하루종일 국회TV를 통해 방송되는 인사 청문회를 시청했다. 보는 내내 답답하고, 화나고, 어이없고,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 장관 후보 자리까지 올라왔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부끄러울 정도였다. 지금까지 김 후보자에게 문제가 사안은 크게 세가지로 논문 표절 및 칼럼 대필 등 연구 윤리에 대한 것과 사교육 기업에 주식투자 그리고 5.16에 대한 역사 인식의 문제였다. 오늘 청문회도 이 세가지를 중점으로 진행되었다. 이미 언론을 통해서 많은 부분이 드러났기에 이에 대한 적극적인 소명과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사과를 해야 할 김 후보자는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넘어 갈 수 있을 수준의 해명도 하지 못했고 계속 동문서답을 하고 시간을 끄는 듯한 태도로 도덕성 뿐 아니라 능력면에서도 교육부 장관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없음을 드러냈다.


김명수 청문회


  이번 청문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후보의 청문회에 임하는 자세였다고 생각된다. 청문회를 시작하기 전 부터 야당의원들은 화가 났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 김명수 후보자가 청문회 위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에 매우 불성실하게 임했기 때문이다. 어떤 자료는 청문회가 있기 전날 밤에 제출했고, 일부 자료는 오전 질의에서 2시까지 제출하기로 하고는 5시가 넘어서 주기도 했다. 심지어 후보자 배우자의 의심스런 계좌에 대한 자료요청에는 야당 위원의 우려와 같이 5시가 넘어서 은행업무가 끝나서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서류를 대신했다. 게다가 이 자료들 대부분이 김 후보자에게 향한 의혹을 밝히는데 필요한 핵심 자료였다는 점에서 자신을 향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후보자가 적극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자료였다. 청문회가 장관 내정 직후에 갑자기 열린것도 아니고 6월 13일 부터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한달이 있었다. 게다가 6월 17일 부터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언론사를 통해서 나왔던 것으로 보았을 때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준비하지 않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게다가 이번 청문회를 통해서 김명수 후보자의 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긴다. 부총리나 장관 같이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올라오는 보고서를 읽고, 보고를 받은 내용을 이해하고 부처 내의 갈등소지가 있는 부분들은 서로의 주장을 듣고 그에 대한 판단을 해서 조율하는 능력이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보여준 김명수 후보자의 모습에서는 그런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것 처럼 보인다. 청문회 위원들이 질의에 요지와 아주 동떨어진 동문서답을 하는 것으로 피해가려 했다. 이에 화가 난 설훈 교문위 위원장은 '난청이 있냐?'는 질의를 할 정도였다. 여당 위원들의 쉴드를 쳐주려는 질의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여당 위원들까지 답답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리고 문장 구사 능력 또한 현저히 떨어져서 청문회 위원들이 김 후보자의 답변을 이해하지 못해서 다시 말해보라고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아니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박사학위도 받고 일반 대학교도 아니고 교원을 길러내는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교수까지 하신 분의 문제 이해력과 표현력이 이렇게 떨어진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또한, 김명수 후보자의 해명을 들어보면 이 사람의 도덕성은 정말 일반 상식에서 매우 동떨어져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선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한다. 심지어 위원들이 자료 조금만 보면 들킬 거짓말도 아무렇지 않게 한다. 한 두 문장도 아니고, 한 두 문단도 아닌 전체 논문을 거의 그대로 적은 경우도 표절이 아니라고 한다. 논문지도를 한 제자의 논문에 기여한 바가 있다면 2저자로 참여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제자의 논문에 1저자로 등재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보인다. 게다가 김미영씨의 논문은 자신이 지도하지도 않았고 논문심사 위원으로만 참여한 상황에서 자신의 단독 논문으로 기재했다. 이런 중차대한 문제도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서 생긴 실수라고 한다. 다른 논문표절 의혹도 당시 관행이라는 말로 해명할 뿐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지 조차 못한다. 매제가 전무로 일한 회사의 주식거래를 호재성 공시가 있기 직전에 사고 공시 후 팔아 이득을 챙긴 것은 범죄 혐의가 짙다.

 

  김명수 후보자의 역사관 또한 대한민국의 교육을 이끌어야 하는 교육부 장관이라는 자리에 맞지 않는다. 5.16에 대한 김 후보자의 역사관을 묻는 질문에 '교과서에는 군사 정변으로 정의되어 있지만 그 당시 최빈국으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대답을 내어놓아 야당 위원들의 우려와 청문회를 보고있는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또한 '아직 생존자가 살아있는 시점에서 판단하기 어렵고 훗날에 평가가 바뀔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사건이 일어난지 50년이나 지난 사건에 대해서 아직 판단하기 힘들다고 하면 도대체 언제 역사적 판단을 할것인가? 혹시 그 생존자가 박근혜씨를 지칭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이미 사회적 합의에 따라 역사적 판단이 끝난 5.16 같은 문제에 있어서도 개인적으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는 있다. 대한민국은 사상의 자유를 인정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역사관을 갖고 있는 사람을 장관에 임명할 수 없다.

 

  이번 청문회를 보면서 답답한 마음을 어찌할 길이 없다. 김명수 후보자는 심지어 자신이 무엇을 하러 나왔는지도 모르는 듯한 모습이다. 김명수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에 내정되고 사회부총리라는 직책까지 겸임하게 된 데는 세월호 사건이라는 가슴 아픔 사건이 있다. 그 사건으로 인해 박근혜 정부의 내각을 바꾸는 상황에서 내정된 김 후보자는 전 국민이 트라우마를 겪을 정도인 세월호 사건의 발생일도 희생자 숫자도 파악하지 않고, 사회 부총리가 무슨 일을 하는 자리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도 하지 않고 청문회에 나왔다. 청문회를 망치더라도 박근혜씨의 뜻만 있으면 임명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던걸까?

 

  정말 윤진숙 장관 인사 청문회 이후 최고의 코메디다. 말 그대로 하루 종일 이 청문회를 보고 든 생각은 시간이 아깝다는 것이다. 김어준식의 음모론을 펴자면 어차피 여론이 나빠져 임명하지도 못할 것 청문회 무력화의 무기로 쓰자고 하여 일부로 얼토당토 않은 청문회 깽판을 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후보가 야당 위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를 무시하고 거짓말과 시간끌기로 일관하는 개그 청문회를 본 국민들이 이 제도가 진짜 필요하다고 생각 할 것인가?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말도 안되는 후보를 가려내기 위해 청문회라는 제도가 있는 것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느낀것은 청문회에 힘이 정말 작다는 것이다.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위증을 해도 위증에 대한 책임을 크게 지우지 않기에 밥먹듯 위증을 한다. 청문회에 조사할 수 있는 권한도 없으니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그러한 이유로 후보자가 자료제출을 늦추는 방식으로 자료제출을 하지 않아도 호통을 치는 것 외에 어찌 할 방법이 없다. 정말 내실있는 청문회를 위해서는 청문회의 권한을 강화해야하지 박근혜씨가 주장하듯 청문회의 권한을 줄인다면 청문회가 무력화될 것이다. 이런 코메디를 다시 보지 않으려면 청문회법을 고쳐서 청문회 위원들의 권한을 강화해야한다.

 


p.s.

  집에서 편한옷 입고 TV보는 것만도 힘들 정도의 청문회를 진행한다고 고생하신 의원들(여야를 떠나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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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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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말 탐지기'는 피검사자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할때 호흡, 맥박, 혈압 등 몸에 생기는 변화를 관찰해서 피검사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를 검사하는 방법으로 범죄수사 관련 영화나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일반에도 잘 알려져있다. 몇해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소개되어 인기를 끌었던 장난감 거짓말 탐지기도 아니고, 국가의 수사기관에서 사용하는 거짓말 탐지기를 속인 여자 간첩이 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가 뉴스타파를 통해서 흘러나왔다.

놀러와 거짓말 탐지기


  사건의 내용은 매우 황당무계하지만 간단하다. 국정원은 중앙합동신문센터의 수사를 통해 2012년 말 탈북하여 한국으로 들어온 이시은씨(가명)가 간첩이라고 판단해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리고 이시은씨는 비공개 재판으로 이뤄진 1,2심에서 유죄로 징역3년에 자격정지3년의 형을 받아 대법원의 마지막 판단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녀의 진술이 상식적이지 않고, 엉터리에, 수많은 헛점들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직원은 물론 대한민국에서 제일 똑똑하다는 검사, 판사, 심지어는 변호사 까지도 이를 무시했다는 점이다.

  이시은씨의 진술 중 가장 어처구니 없는 부분이 바로 '거짓말 탐지기 회피 약물'이다. 이 약물을 목뒤와 배꼽에 붙이면 기억이 사라져서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맨인블랙이나 공상 과학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 약물은 평양 닫긴구역에서 과학자 5명이 만들었고,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통과하기 위해서 북에서 올 때 보위사령부 보위부장에게 받아서 내려왔다고 한다. 이씨가 브레이지어 속에 숨기고 있다가 거짓말 탐지기 수사전 목뒤와 배꼽에 붙여서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피해갔다는 것이 국정원의 주장이다. 우선 이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이씨가 국정원의 '거짓말 탐지기'를 통과해서 거짓말을 하고있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간첩으로 찍은 이씨가 거짓말 탐지기 검사 결과 간첩이 아님이 드러나니 말도안되는 이런 소설을 쓴 것이다. 사람의 특정 기억을 없애는 이런 약물이 가능하냐는 뉴스타파 취재진의 질문에 장춘곤 성균관대 약학대 교수는 그런 약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 이런 약물을 만들었다면 정말 'MB는 안해본게 없고 북한은 못하는게 없다'는 말이 또 한번 증명되는것이다.
장춘곤 교수 인터뷰

  이들이 이씨를 간첩이라고 인지한 것은 이씨가 옛연인이자 탈북자 출신 반북활동가 최무성(가명)씨를 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 후 조사과정에서 갖은 거짓말과 회유로 받아낸 진술외에는 아무런 드러난 증거도 없고, 심지어 그녀의 진술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그녀가 간첩이라고 주장한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똑똑하다고 하는 판사, 검사, 변호사 그 누구도 이 상식적이지 않은 약물에 대해서 재판중에 의문을 갖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2심 재판에서도 자신의 진술이 강압에 의한 허위 진술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밝히지 못했다.

  이시은씨 간첩조작 사건을 보면 누구나 유우성씨 간첩조작 사건이 떠오를 것이다. 우연히 그녀가 간첩으로 징역3년에 자격정지3년을 선고 받은 2013년 8월 22일, 유우성씨는 간첩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 두사람이 무엇이 달랐는지를 살펴보면 왜 이런 간첩조작 사건이 발생하는 지를 조금은 유추해볼 수 있다.

  유우성씨와 이시은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유우성씨는 2004년 탈북해서 한국에서 정착해서 산지 오래되었고 서울시 공무원에 채용될 정도로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고 살아가던 중에 간첩혐의로 잡혔다는 것이고, 이시은씨는 탈북해서 한국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간첩혐의로 몰렸다는 점이다. 다른나라도 아닌 북한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 한국에는 어떤 법이 있는지도 모르고 도움을 청할 곳도 없는 상황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국정원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이 거짓말로 회유와 협박을 하면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돌아갈 길을 끊어버린 탈북자다. 한국에서 살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퇴로가 없는 이들에게 '자신이 원하는대로 진술하지 않으면 한국에서 추방 될것'이라는 협박을 한다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진술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또한 유우성씨의 간첩혐의 무죄에는 많은 조력자들과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준 언론,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우성씨의 간첩혐의의 증거는 유우성씨 여동생의 허위 진술과 조작된 문서임이 밝혀진 중국의 출입경기록등과 실제로 중국에서 찍었으나 북한에서 찍었다고 거짓말했다가 들통난 사진 몇장이었다. 이 증거들이 조작되고 여동생의 진술이 강압에 의한 허위진술이었다는 사실을 밝힐 수 있었던 것은 김용민 변호사라는 유능한 조력자가 있었고 뉴스타파, 국민TV, 정봉주의 전국구 등 많은 대안 언론들이 이에 관심을 가지고 국민의 눈과 귀를 이 사건에 모아줬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시은씨는 변호사(국선)의 도움을 받아 재판을 진행했지만 변호사에게 진실을 꺼내놓지도 못했고, 변호사도 그녀의 진술에 헛점이 있음을 보고 진실에 다가가려 하기보다는 적당히 형량을 줄이기만 하려고 했기에 2심에서도 유죄판결이 나왔다. 지금은 유능한 변호인단이 그녀의 변호를 맡았지만 사건 심리를 하지 않는 대법원의 특성상 3심에서 무죄가 나오기는 힘들것이라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이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국가가 아닌 대한민국 영토를 점유하고 있는 반국가 단체이다. 이는 대한민국 보수주의자들이 북한과 대화하려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노력을 깍아내릴 때 쓰는 논거였다. 이 논거를 확장시키면 불법점거된 땅에 살고 있는 북한 인민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라 해석할 수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탈북자라는 이유로 구속영장도 없이 180일을 사실상 구금상태에서 조사하는 것은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속해서 수사할 수 있는 기간이 경찰 10일, 검찰 10일에 연장 10일으로 최장 30일인 것을 감안할 때 위헌적 요소가 있다. 게다가 이들은 조사를 가장한 사실상 수사를 받으면서 변호인의 조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인권 탄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사를 가장한 국정원의 불법적 수사에 대해서 규제를 해야한다. 박근혜씨는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을 하기 이전에 지금 탈북자들이 처한 말도 안되는 상황을 해결을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그 첫단추는 아마 국정원의 간첩 조작사건을 지시하고 실행한 사람들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와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처벌일 것이다. 그리고 제 버릇 개 못준다고 몇십년 그런식으로 일해온 국정원의 '셀프 개혁'따위 말도 안되는 소리 집어치우고 대북 정보관련 업무 일부 외에 권한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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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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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창극씨 사퇴 이후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에 대한 인사 청문회에서 야당의 칼 끝은 이병기 국정원장 내정자와 '표절왕', '논문복사기'등의 별명을 얻고있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내정자를 향하고 있는 듯 하다. 특히나 교육부장관 내정자의 논문 표절 논란은 기가 막힌다. 한국교원대에서 교수로 재직시 김명수 내정자의 교수 승진심사 논문 네 편 모두 표절 논문임이 확인 되었다고 유은혜 새정치 민주연합 의원의 주장했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논문 표절을 검사해야 하는 교수가 다른사람의 연구 결과인 논문을 베끼고, 심지어 학위 논문을 지도한 제자의 논문을 베껴 쓴 연구 계획서로 1000만원을 연구비로 수령했다. 이런 사람을 대한민국 교육의 수장인 교육부 장관에 내정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로써 박근혜씨의 청와대에는 최소한의 인사 검증 시스템도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온 김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김명기 내정자에 대한 비판에 그런 문제가 있다면 통과 못시킨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지금의 인사청문회 제도가 너무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그래서 이것이 결국은 두 가지 측면에서 측정을 해야 되는데 하나는 도덕성, 또 하나는 능력. 크게 대비를 시켜봐야 되는데 이것을 도덕적인 측면에 압축 성장과정에서 산 사람들 갖다가 최고의 높은 잣대로 대다 보니까 참 답답해지는 거예요."라고 주장했다.


  우선 이사람들이 주장하는 고쳐야할 인사 청문회 누가 만들었나? 바로 박근혜씨와 당시 한나라당이다. 2005년 3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씨는 “모든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필요하다. 국회 상임위별로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그로 인해 청문회법이 개정되어 인사청문회 대상을 국무총리·감사원장·헌법재판소 재판관·대법관 등에서 확대 현행과 같이 장관 등 국무위원 전원이 인사청문회를 받도록 법률 개정이 이뤄졌다. 유시민씨는 팟캐스트나 여러 매체를 통해 당시 상황을 "열린 우리당이 당시 대통령 인사권 제약이라 반대했든데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에 추진했다"면서 "당시 노대통령이'마 해줘라, 우리도 좀 불편하겠지만 혹시라도 저거들 정권 잡으면 난리 날기다, 사람 빌려돌라고 할지도 모른데이' 하더라"고 정리했다. 그 예언대로 지금 박근혜 정부에서는 기용할 사람이 없어서 난리다. (물론 인사 참사의 가장 큰 이유는 인사 청문회에 있지 않고, 공주님의 수첩이 매우 작다는 점에 있다. 청와대에서 공주님을 위해 좀 더 큰 수첩을 사드리는데는 예산을 아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두번째 주장은 더욱 황당하다. 압축 성장과정에서 다들 그렇게 살았는데 지금와서 높은 도덕적 잣대로 재단을 하니 쓸 사람이 없다는 거다. 첫째, 김명기 내정자는 2011~12년 연구비를 수령하는 과정에서 제자들의 논문을 베낀것이 드러났으니 오래전 이야기가 아니고 현재 김 내정자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의원실에 따르면 2008년 7월 한나라당이 국가 차원의 연구윤리규정 마련을 거세게 요구해서 교육부훈령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이 시행되었는데 시행시점부터 현재까지 김명수 내정자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5편에서 '표절'과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에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둘째,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이 다들 그런식으로 편법, 불법을 저지르면서 살았지 도덕적으로 산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식으로 당시에는 다 그랬다 라고 말하면 자신의 연구에 일생을 바쳐온 많은 대한민국의 학자들을 욕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런 인식은 친일청산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와 맥을 같이 하기에 새누리당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 놀랍지는 않다.


  연구윤리는 학자로서의 기본적 소양이다. 김명기 내정자가 다른 면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학자로서의 기본적인 양심과 도덕도 지키지 않고 살아온 사람이 대한민국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에 올라가서는 안된다. 참여정부때인 2006년 7월 한나라당이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논문표절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여 낙마시킬 당시 주호영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교육부총리는 논문이라든지 논문에 관한 윤리문제라든지 여러 가지에 있어서 국민 중에서 어찌보면 최고의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이라고 했었다.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위해서도 김명기 내정자는 물러나야하고 불법적으로 연구비를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수사를 해서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참조

[아시아경제] "'표절王 김명수' 자진사퇴해야" 압박 수위 높이는 野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이완구 "김명수, 국민눈높이 이하땐 통과 못시켜"

[朴당선인 '인사청문 대상 확대해야'..과거 발언 화제

[박홍근 의원실] 제자 논문으로 연구계획서까지 베낀 ‘표절왕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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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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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여름을 뜨겁게 만든 두 병장이 있다. 러시아와의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강한 골으로 국민의 월드컵을 향한 열정에 불을 붙인 이근호 병장과 부대원 5명을 총으로 쏴서 죽이고 9명에게 부상을 입혀 국민의 분노지수를 올려준 22사단 임병장. 공교롭게도 두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군입대를 했다는 공통점과 함께 서로 다른 의미에서 징병제를 모병제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의 논거가 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근호 선수의 골은 축구 외적인 부분에서 더 많이 화제가 되었다. '월드컵 역대 최저연봉 득점자'로 웃지 못할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지금 이근호 선수의 월급은 14만 9천원이다. 단순히 계산해서 연본 178만 8천원이라는 사람들 있는데 사실 계급별 연봉을 따져보면 이근호 선수는 21개월 복무를 마칠 때 총 2백5만6천백원을 받게 되고 이를계산 해보면 연본은 143만원이 조금 넘는다. (조금 더 계산을 정확하게 하기위해 입대일을 포함시켜서 계산하면 몇만원 더 받을 수 있으나 그런 계산은 하지말자.)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한편에서는 이런 국가적 인재들을 징병제라는 이름으로 가두어 두는 것이 국가적 손해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근호 병장


  임병장의 GOP 총기 사건은 다른 의미에서 모병제로 전환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을 부채질 한다. 잊을만 하면 다시 일어나는 병영생활의 문제는 군대라는 사회가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과는 너무 동떨어질 정도의 열악한 상황이고 강제로 징집된 병사들 사이에 갈등이 주요 원인이 되는 만큼 모병제를 통해 병영을 양질로 바꾸면 이런 안타까운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모병제에 찬성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징집제의 가장 큰 문제는 징집제는 병사들의 사기를 높여줄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징집되어 온 대부분의 장병들이 군생활을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난 죄로 어쩔수 없이 버리는 2년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자신의 일에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것을 바랄 수 없다. 게다가 그에 대한 보상은 쥐꼬리만도 못하다. 사회에서는 신발 한켤레에 10만원이 넘는데 자유를 뺏긴 채  군대에서 한달 복무한 대가가 이등병의 경우 고작 9만 7천 8백원이라니. 부대 내에서 이것 저것 쓰고 휴가 비용으로 쓰고나면 전역하면서 부모님 선물 하나 사는 것도 부담될 정도다.


  병사들의 노동력이 워낙 싸다보니 쓸데 없이 노동력을 낭비하는 경우들이 많다. 제설작업이 바로 좋은 예다. 좋은 제설 장비를 갖추면 조그만 노동력을 투입해서 끝마칠 수 있지만 그것보다 군대에 와있는 병사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편이 훨씬 싸다. 그뿐인가? 필자가 근무하던 시절 22사단 참모장은 조경학과 출신이었다. 그래서인지 부대내에 많은 나무들을 베고, '거북이 동산'을 만드는데 병사들의 노동력을 투입하는 어처구니 없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 사람이 연대장일때도 몇개의 동산을 만들었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그리고 공관병, 테니스병, 장교목욕탕병 등등 군임무와는 상관 없이 장교들의 편의를 위한 곳에도 인력을 낭비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장교들의 병사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병사들을 노골적으로 괴롭히는 장교들도 꽤 많이 봤다. 필자 부대의 행정장교는 전역이 코앞인 필자에게 술마시고 노골적으로 "넌 왜 나한테 아부 안하냐"고 "말년에 휴가가기 싫냐고"하기도 했으니. 그리고 병사들 사이에서는 장교들을 편하게 군생활 하려고 장교된 사회에서 할 것 없는 찌질이라는 인식이 파다하다. 실제로 이번 GOP 사고 수습과정에서 보여줬듯, 우리나라 장교들의 판단력은 진짜 수준이하다. 이런상황에서는 "전쟁나면 죽는 사람의 반은 오인사격을 가장한 아군내의 사살"일 것이라는 우스갯 소리가 우스갯 소리만은 아닐 것이다.


  이런 문제들이 징집제로 인해 발생하는 병영 생활의 열악한 환경에서 기인하는 만큼 모병제로의 전환과 병영생활 선진화를 통해 많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모병제로의 전환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지금처럼 불평등이 만연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그나마 평등한 것이 국방의 의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일부 특권층은 여기서도 열외하지만) 모병제로 가자고 하면 빈곤층만 군대에 가게되는 불평등이 생길 것이 분명해 보이는 이런 변화를 서민층에서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또한 모병제로 전환할 경우 병력의 숫자가 대폭 줄어들게 될 것인데 제대로 작동하든 안하든 60만 대군이라는 숫자가 주는 편안함이 있는데 이를 줄이는 것을 보수진영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병력이 줄어들게 되면 군 장성 수도 줄여야 할텐데 군에서 이를 받아들일리 만무하다. 통일이 되기 전에는 모병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참조

[중앙일보] 모병제를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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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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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서 '국민'을 치매로 부터 구하기 위한 대책으로 '절주' 대책을 가지고 나왔다. 복지부는 "치매가 과음과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누적돼 발생하는 것"이기에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추진해 대학교 등 공공시설에서의 음주와 주류 판매를 금지"하여 치매를 예방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 건강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것이 복지부의 가장 주된 임무라는 것에 비추어 봤을 때 일면 타당한 정책 같지만 일부 합리적이지 않은 면도 있고 정책의 목적을 얼마나 달성할 수 있을 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그리고 이런 정부정책이 박근혜식 국가 개조론에 기인한 것 아닌가 하는 점에서 두렵다.


  평소 술을 많이 즐기지도 않고, 술로 인해서 발생하는 여러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 아깝다고 생각하고, 술을 강권하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필자는 술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복지부의 입장에 공감한다. 특히 대중교통수단·옥외광고물에 주류 광고를 금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TV·라디오에서 주류 광고를 할 수 없게 하는 방안에 찬성한다. 찬반이 나뉠수 있지만 주류세 인상도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가가 할 수 있는건 거기까지다. 그 이상은 개인의 선택의 문제이다.


  이번에 입법 예고에 특히 논란이되는 부분이 대학내에서의 음주 금지이다. 복지부는 음주가 학생의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에 대학교내에서 음주를 금지해야한다는 비루한 이유를 내놓는다. 음주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한다. 사실상 누가 진짜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가? 돈안되는 학과를 회사가 돈안되는 부서 통폐합 하듯 줄이고 없애는 대학들 아닌가? '적을 이롭게 한다'는 이유로 사상적, '학문적 자유'를 뺏던 이들, 그리고 지금도 뺏고 있는 이들이 누군데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얘기를 하나?


  복지부의 설명을 들어보면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술마시고 놀면서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방해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한 것인데 학습 방해 행위에 대해서 규제하고, 학생들 사이에 절주 켐페인 등으로 해결 할 문제이지 법으로 금주를 시킬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실효성에도 의심이 간다. 우선 학교 밖에서 술마시고 학교에서 행패를 부린다면 이는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또한 대부분의 학내 음주가 동아리방이나 과방 같은 실내에서 야간에 이뤄지는데 이는 어떻게 단속할 것인가? 이런 규제는 무언가를 바꾸기 위한 규제라기 보다는 누군가 눈에 거슬리는 존재를 때리는데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어떤 대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술을 제일 많이 마실까를 생각 해보면 답이 조금 나온다. 학생회. 평소에 그냥 풀어주다가 학교의 정책이나 국가의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때 교내 음주를 문제 삼을 것이라는 소설을 써본다.


대학교 음주


  이번 논란을 보면서 불편했던 것은 비단 대학교 내의 음주를 금지한다는 충격적인 내용 뿐 아니라, 이 사안을 통해서 박근혜 정부의 문제에 접근 해결하는 방식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해경이 잘 못하면 해경을 없애고, 미성년자들이 밤늦게 게임을 한다고 잠을 안자면 셧다운, OT에서 사고나면 OT를 금지하는 식의 규제는 말그대로 규제를 위한 규제, 문제의 근본을 해결하지 못하는 미봉책이 될 뿐이다. 기업들이 제대로 기업활동 하도록 만들어 놓은 규제들은 하나둘 풀면서 쓸데 없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제들은 늘여가는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국가 개조가 국가의 시스템을 재정비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옳은' 방향으로 개조하겠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 



[뉴스토마토] 복지부, 치매 발생 주요인 '술'.."음주광고 하지마"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복지부 "대학교 음주, 학문자유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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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모양새로 결국 청문회도 가지 못하고 낙마했다. 총리후보 내정부터 꼬박 14일이 걸린 대장정이 오늘 아침에서야 끝났다. 그는 총리후보자에서 사퇴하는 기자회견도 변명과 자기 합리화로 일관했다. 월드컵도 덮지 못한 문창극씨의 국무총리 임명과 관련된 이슈들은 문창극씨의 사퇴와 함께 조금씩 사라지겠지만 두고두고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문창극 사퇴 기자회견


  그의 사퇴 기자회견 전문을 살펴보면 다른 사퇴자들의 회견과 달리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이 없다. 형식적이더라도 이례적으로 죄송하다는 말이 들어가는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그런 단어는 없다. "저의 사십 년의 언론인 생활에서 본의 아니게 마음 아프게 해드린 일이 없었는가를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라고 말했지만 반성의 결과는 없다. 반성의 뜻은 '자기 언행에 대해 잘못이나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봄' 이니 돌이켜는 봤는데 잘못한게 없더라는 건가? 또한, 국민에 대한 죄송함 뿐 아니라 자신 때문에 지지율이 대폭 하락한 박근혜씨에 대한 죄송함도 그의 사퇴회견에는 없었다.


  그의 사퇴 기자회견에는 '변명'과 '자기 합리화'가' 사죄'와 '죄송함'을 대신했다. 사퇴회견 이곳 저곳에서 이번 인사 참극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 여실히 드러난다. 자신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언론에서 "발언 몇 구절을 따내서 그것만 보도"하며 왜곡하였고, "변하기 쉽고 편견과 고정관념에 의해 지배받기 쉬운" 국민들이 이 언론의 왜곡으로 자신을 밀어내는 여론을 만들었고, "법을 만들고 법치에 모범을 보여야할" 국회의원들은 "신성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자신에게 사퇴하라고 압력을 넣었다는게 그의 시각이다.


  그러면서 논란이 되었던 2011년 온누리교회에서의 강연에 대해서는 "개인의 신앙의 자유"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강조 했다. 그렇다 대한민국은 개인의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다. 종교뿐 아니라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더라도 지켜줘야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총리의 자격에 맞지 않다는 거다.


  친일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엊그제 갑자기 툭 튀어나온 '할아버지 독립운동가'설을 얘기했다. 한쪽에서는 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였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아니라고 하니 필자는 거기에 대한 판단은 못하겠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독립운동하다 돌아가신 것이 어떻게 자신이 식민사관을 갖고 있지 않다는 논거가 되는지 모르겠다. 자신의 친일 논란이 할아버지의 친일 전력이 아닌 자기 자신의 발언에서 기인한 만큼 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라 해서 자신도 친일주의자가 아니라는 논리는 기가막힌다. 막말로 할아버지가 독립운동하다 돌아가신것을 보니 철저히 기회주의자로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수도 있는것 아닌가?


  사퇴회견 마지막은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가관이다. "저를 이 자리에 불러주신 이도 그분이시고 저를 거두어드릴 수 있는 분도 그분이십니다." 이는 성경 욥기 1장 21절을 인용해서 이야기 한 것이다. "이르되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하고" (욥 1:21). "개인의 신앙의 자유"를 말하시는 분이니 더이상의 논평은 금하겠다. 근데 궁금하다. 여기서 그분은 박근혜씨인가? 김기춘씨인가? 아니면 당신이 믿는 '하나님'인가? 기독교인 쪽팔리는 행동 좀 하지 마라. 교회다닌다고 말하고 다니기 안그래도 힘드니까.


  문창극씨가 내세운 사퇴의 이유는 "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마음속에는 사퇴하는 순간까지도 국민이라는 단어는 없었던 것이다. 다음 총리 후보자에 대한 우려가 여기서 나온다. 제발 박근혜씨만 바라보는 사람이 아닌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사람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p.s.

  아참. 근데 왜 병역 분제 관련해서는 해명이 없나?


문창극 후보자 자진사퇴 기자회견 전문


저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와 같이 부족한 사람에게 그동안 많은 관심을 쏟아주신 것에 대해 마음 속 깊이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저를 도와주신 총리실 동료 여러분들 그리고 밖에서 열성적으로 지원해주시고 기도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또 밤을 새우며 취재를 하시는 기자 여러분을 보면서 저의 젊은 시절을 다시 한 번 더듬어보는 기회도 갖게 되었습니다. 저의 40년의 언론인 생활에서 본의 아니게 마음 아프게 해드린 일이없었는가를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저는 외람되지만 이 자리를 빌어 감히 몇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나라의 근본을 개혁하시겠다는 말씀에 공감했습니다. 또 분열된 이 나라를 통합과 화합으로 끌고 가시겠다는 말씀에 저도 조그만 힘이지만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 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들어갔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께서 앞으로 국정운영을 하시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또 이 나라의 통합과 화합에 조금이라도 기여코자 한 저의 뜻도 무의미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민주주의, 특히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입니다. 자유 민주주의란 개인의 자유, 인권, 그리고 천부적인 권리는 다수결에 의해서도 훼손될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주권자인 국민 의사와 법치라는 두개의 기둥으로 떠받쳐 지탱되는 것입니다. 국민의 뜻만 강조하면 여론 정치가 됩니다. 이 여론이라는 것의 실체가 무엇입니까. 여론은 변하기 쉽고 편견과 고정관념에 의해 지배받기 쉽습니다. 


법을 만들고 법치의 모범을 보여야 할 곳은 국회입니다. 이번 저의 일만 해도 대통령께서 총리 후보는 임명했으면 국회는 법 절차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 청문회 법은 국회의원님들이 직접 만드신 것입니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러한 신성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저에게 사퇴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국회가 스스로 만든 법을 깨면 이 나라는 누가 법을 지키겠습니까? 국민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오도된 여론이 국가를 흔들 때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습니다.


언론의 생명은 진실 보도입니다. 진실 보도입니다. 다른 몇 구절을 따내서 그것만 보도하면 그것은 문자적인 사실 보도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체 의미를 왜곡하고 훼손시킨다면 그것은 진실보도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널리즘의 기본은 사실 보도가 아니라 진실 보도입니다. 우리 언론이 진실을 외면한다면 이 나라 민주주의는 희망이 없습니다. 


신앙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개인은 신앙의 자유를 누립니다. 그것은 소중한 기본권입니다. 제가 평범했던 개인 시절 저의 신앙에 따라 말씀드린 것이 무슨 잘못이 됩니까? 제가 존경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은 그의 옥중서신이라는 책에서 신앙을 고백하며 고난의 의미를 밝히셨습니다. 저는 그 책을 읽고 젊은 시절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렇게 신앙 고백을 하면 안 되고, 김대중 대통령님은 괜찮은 것입니까?


마지막 드릴 말씀은 제가 총리 지명을 받은 후 벌어진 사태로 인해 우리 가족은 역설적으로 뜻하지 않은 큰 기쁨을 갖게 됐습니다. 저를 친일과 반민족이라고 주장하시는 데에 대해 저와 제 가족은 너무나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저의 가족은 문남규, 남녘남자, 별 규 자 할아버지가 3.1운동 때 만세를 부르시다가 돌아가셨다는 가족사를 아버님 문규석, 터기 자, 주석석자, 아버님으로부터 듣고 자랐습니다. 사실 우리 당시 민족 가운데 만세를 부르지 않은 분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돌아가셨다 했기 때문에 저도 그런 당당한 조상을 모시는 분이구나, 모신 사람이구나 저는 생각을 하면서 자랐습니다. 


저에 대한 공격이 너무 사리에 맞지 않기에 검증 과정에서 제 가족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검증팀이 저의 집 자료를 가지고 보훈처에 알아보았습니다. 뜻밖의 저의 할아버님이 1921년 평북 삭주에서 항일투쟁 중에 순국하신 것이 밝혀져 건국훈장 애국장이 2010년에 추서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자녀들도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여러분도 검색창에 문남규라고 삭주 이렇게 한번 쳐보십시오. 저의 원적은 평북 삭주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이 실려 있는 1921년 상해 임시정부에서 발행한 독립신문을 찾아보십시오. 이것은 언론재단에 원본이 다 보관되어 있습니다.


저의 가족은 이 사실을 밖으로는 공개치 않고 조용히 절차에 따라 처리하기로 했다고 이미 제가 어제 말씀드렸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정치 싸움 때문에 나라에 목숨 바치신 할아버지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혹시 다른 독립유공자 자손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 나라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의 손자로서 보훈처가 이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 절차에 따라 다른 분의 경우와 똑같이 처리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를 이 자리에 불러주신 이도 그분이시고 저를 거두어드릴 수 있는 분도 그분이십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제가 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오늘 총리 후보를 자진사퇴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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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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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급을 조금 받는다고 해서 감정이 조금 상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상고객에 대한 인터뷰를 나눴던 마트 노동자 A씨께서 마지막으로 청취자들에게 남긴 말이다. A씨의 말에 따르면 마트에 일명 '진상 고객'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마트 진열을 옮겨서 자신이 찾느라 시간을 허비했으니 보상하라는 황당무계한 생떼 부터 "불지른다", "확 쑤셔버린다" 등등 폭언에 물건으로 폭행까지 일어난다고 한다. 충격적이면서 동시에 일상적이다. 그런일이 일어나는 것을 다 보지는 않았지만 종종 그런 어처구니 없는 생떼를 쓰고 화를 내고 폭언하는 등의 모습은 쉽게 머릿속에 그려질 만큼 익숙하다.

 

  마트만 그럴까.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필자의 지인에 따르면 그곳에도 정말 많은 '진상 고객'들이 있다. 커피 반을 마시고는 맛 없다고 다시 달라거나, 아메리카노가 쓰다고 욕설하는 사람 (그럼 라떼 처먹어. 씨바.) 바리스타 눈빛이 마음에 안든다고 성추행이라고 진상피우는 여자부터 바리스타에게 마음에 안든다고 뜨거운 에스프레소를 붓는 사람까지 갖가지 '진상고객'들이 다 있다. 어디 커피전문점 뿐이랴. 식당, 휴대폰 대리점, 아이스크림가게, 미용실, 백화점 등등 어느곳에나 진상고객은 있다. 물론 만족스럽지 못한 서비스에 항의를 할 수 있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이지만 어디까지가 '합리적'인지 '진상'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금 한국사회의 '진상 고객'은 도를 넘어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개그콘서트의 '정여사'라는 코너가 많은 사람의 공감과 사랑을 얻었다는 점은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넓게 퍼져있음을 보여준다. 

개콘 정여사

 

  무엇이 한국 사회를 이렇게 '진상 천국'으로 만들었나? 필자는 그 책임이 우선적으로 기업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들이 '손님은 왕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앞세워서 고객을 대하다 보니 왠만한 고객의 항의는 고객의 입장에서 해결을 해주었다. 그러다 보니 손님의 항의에 대하는 객관적인 시스템에 의해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응대하는 직원의 재량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해결하게 된거다. 그런데 이럴 경우 같은 사안을 가지고도 조금 항의한 고객과 말그대로 '진상'을 부린 고객 사이에 보상이 달라게 된다. 그렇게 되면 조용하고 합리적으로 항의한 고객의 경우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큰 소리를 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공유되면 그때 부터는 '진상 고객'을 키우는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기업에서는 진상짓에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한 커피전문점의 경우 고객 불만글을 올리면 무료음료를 제공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고객 불만을 해소하겠다는 동기에서 시작했겠지만 적절한 평가기준 없이 이뤄지는 4~5천원 짜리 공짜 커피 한 잔은 '진상 고객'들에게 생트집의 충분한 동기가 된다.

 

  더욱이 기업들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의 대부분을 자신들이 책임진 것이 아니라 직원들에게 전가했다. 바로 '고객 서비스 만족도 조사'라는 이름의 족쇄 말이다. 몇해 전 오랜만에 귀국해서 카센터를 갔을때 예전과 사뭇 달라진 그곳의 분위기에 조금 놀랐다. 마초 형님들이 퉁명하고 터프하게 서비스를 해주던 곳에 상냥하고 친절한 남자들이 있었다. 세세하고 꼼꼼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고맙고 서비스가 많이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차를 고치고 나오기 전까지 말이다. 차 정비를 받고 돌아가는 필자에게 카센터 남자는 서비스 만족도 조사하는 전화가 오면 좋은 점수 부탁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때 필자는 거세당한 수컷을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서비스에 만족했지만 왠지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카센터 뿐만 아니라 커피전문점, AS센터 등등 일정 규모 이상 되는 대부분의 기업이 만족도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 평가 점수가 개인의 고가에 반영이 되고 대리점의 경우 그 대리점 전체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캐치프레이즈에 그친 '손님은 왕이다'가 아니라 고객과 직원사이에 실제 권력 구조가 형성된다. 게다가 A씨는 인터뷰에서 "저희는 무조건 죄송합니다, 잘못한 게 없어도 무조건 죄송합니다, 저희는 그렇게 교육을 받고 있고요."라고 말한다. 큰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혹은 회사 이미지를 위해서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손님과 싸우지 마라', '잘못한게 없어도 잘못했다고 빌라'고 직원들을 교육시키 것은  쉽게 부릴 수 있는 직원 회사가 감당해야 할 몫을 넘기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더욱이 중간 매니저들은 '일 크게 만들어봐야 당신만 손해니까 참으라'는 말로 말단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방치한다. 물론 거물급 '진상 고객'이 와서 중간 매니저를 불러서 까면 또 그위에 매니저가 같은 말로 참으라 종용하니 먹이사슬이 따로 없다.

 

  감정노동연구소 김태흥 소장은 인터뷰에서 월 150만원 남짓 받는 비정규직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충분한 대가를 받는 정규직 전담팀에게 고객 항의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면 일리가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전담팀만 만들어서는 또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진상짓의 이유에는 경제적 보상을 위한 것도 있지만 사회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분출구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보상 기준을 명확히 세워서 '진상'에 대한 인센티브를 차단하고 '욕설'과 '폭행'으로 진상짓을 하는 고객은 법적 대응 및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서 직원을 지켜주게 되면 직원의 이직률도 낮아지게 될 것이고 '진상 고객'도 줄어들 것이다. "월급을 조금 받는다고 해서 감정이 조금 상하는 것은 아닙니다."는 말이 '진상 고객'들과 잠재적 '진상 고객'들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가길 바란다.

 

참조

 

[CBS 현정의 뉴스쇼] "얼굴에 돈 던지고 먹던 수박 먹여도"..마트 수난사

[동아일보] “고객이 왕이면 직원도 왕” 진상고객 전화 끊으니 놀라운 결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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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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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창극씨를 총리후보로 내세운 후 매일 같이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마치 블랙홀 처럼 모든 이슈를 문창극 하나로 빨아들이는 느낌이다. 월드컵 기간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이처럼 끊임 없이 이슈를 만들어 내는 것은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얼마나 심한지 알려준다. 월드컵 때문에 세월호 국정조사에 대한 관심이 멀어질 것을 우려한 야당이 무색하게 월드컵 보다는 문창극 이슈가 그 일을 해내고 있다.

 

  문창극 이슈가 이렇게 크게 된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문창극이라는 사람이 과거에 싸질러 놓은 똥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 유시민씨가 말하 듯 기자 또는 칼럼니스트를 정치인으로 끌어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매주 몇편씩 쓰는 기사나 칼럼에 어떤 발언이 들어있는지 후보자 자신도 다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로 문창극씨의 과거 발언이나 글 중에 문제되는 부분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친일 관련 이슈라는 점이다. 수많은 선조들이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짓밟히고 목이 잘려 죽임을 당하고 여성들은 강간을 당하기도 하고 수많은 물자들을 수탈 당한 기억이 있는 대한민국에서 일본은 아무리 가까워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먼 나라다. 또한 국민 대다수가 친일파의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때에 식민사관에 기초한 문창극씨의 발언을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문창극씨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 역시 논란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서울대를 나와서 중앙일보 기자를 시작으로 중앙일보 주필과 대기자까지 지낸 말그대로 대한민국 주류사회 엘리트 출신인 그는 유시민씨의 발언을 빌자면 "주관적으로 어마어마한 애국자"이다. 대한민국 엘리트 언론인으로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후배 기자들과 국민들의 질책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일테다. 그래서 자신이 기자생활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 준 것은 생각지도 않고 자신에 대해 좋지 않게 쓰는 후배 기자들과 자기 욕을 하는 국민들에게 화가 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보통의 후보자들이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언론과 야당의 공세에도 '죄송하다'는 말로 피해가려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문창극 샤우팅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화를 내며 답변하고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문창극 버티기와 논란이 커지는 것이 청와대의 출구 전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어제 문창극 후보자가 안중근, 안창호 선생님을 존경한다며 "저는 식민지 사관이 뭔지 뚜렷이 모른다. 왜? 저는 역사학자가 아니기 때문" (아 씨바. 그럼 수학자 아니면 피타고라스 정리 모르나.)이라고 하는 말도 안되는 해명을 할 때만 해도 왜 청와대에서 문창극씨를 계속 안고 가는가 의아했다. 지금까지 박근혜씨의 정치 스타일로 봤을 때 자신의 지지율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소화하는, 지지율 방어에 있어서는 세계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사람인데 문창극이 뭐라고 저렇게 감싸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서울신문 기사를 읽고 청와대에서 문창극 논란을 키우는 방향으로 출구 전략을 삼은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논란이 커지면 당연히 이번 인사를 단행하고 지금까지 모두의 반대에도 총리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지 않고 있는 청와대와 박근혜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커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지지율이 2.7 퍼센트 올랐다는 거다. 문 후보자의 버티기에 곤혹스러워 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반전된 것으로 해석된다. 어쩌면 박근혜씨가 해외 패션쇼 마치고 와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밑그림을 그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다. 유체이탈 화법도 이 정도면 타나토노트 급이다.

 

  국민의 70퍼센트가 문창극 후보자에대해 반대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절대 문창극씨가 청문회를 통과 할 수 없을거다. 아니 청와대와 박근혜씨가 이를 무시하고 문창극씨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 조차 부담스러울 것이다. 중앙일보 정치부장을 지냈던 문창극씨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몽니를 부리는 것은 청와대와 문창극씨 간에 교감이 있지 않고는 힘들지 않을까?

 

참조

 

[연합뉴스] 文 퇴근길 20분 격정호소..친정 언론에 서운함 표출

[서울신문] 박근혜 지지율 하락세에서 반등, '靑, 문창극 버티기에 곤혹' 보도에 분위기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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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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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2014년 6월 1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1심 재판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는 지난 10월 고용노동부가 해직 교사들을 전교조 조합원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불법이라는 근거로 전교조를 법외노조라고 통보한 사실에 대해 취소해달라는 행정 소송이다. 문제가 된 해직교사는 9명으로 대부분이 사학민주화 운동에서 장기적으로 농성을 하다 도로교통법 위반같은 실정법을 위반하게 되어 해직된 분들이라고 한다. 6만명이 넘는 전교조의 0.015 퍼센트 남짓의 9명을 놓고 전체 조합을 법외로 몰아내려는 측과 9명이 문제가 아니라 이 일이 넘어가면 또 다른 거리를 찾아서 탄압할 것이기 때문에 막아내야한다는 측의 싸움인 것이다. 이 사건을 알아보기 전에 도대체 전교조가 뭐길래 이렇게 대한민국 교육에 관한 이슈가 생길 때 마다 중심에 서는지 전교조와 전교조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전교조는 1987년 9월 27일 출범한 전국교사협의회를 모체로 1989년 5월 28일부로 창립되었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로 전교조는 불법단체임을 선언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교육공무원과 사립교원의 노동조합 결성을 불법으로 보고 가입 조합원 1527명을 해직하였다. 1994년 3월에 많은 수의 해직 교사들이 복직되었고, 1999년 1월 6일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1999년 7월 1일에 6만 2654명이 노동부에 설립신고를 하면서 합법화되었다. 지금은 조합원수 6만여명 정도로 전체 교원수를 40만명 정도로 볼때 15퍼센트 가량의 선생님이 전교조에 가입하고 있다.

 

  10년동안을 불법노조로 탄압받던 전교조가 어떻게 1999년 합법화 될 수 있었을까? 전교조가 합법화 될 수 있었던데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1998년 부터 국민의 정부가 시작되면서 민주진영이 처음으로 정권을 잡았다는 것과 둘째, 교사와 공무원의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등 노사관계 법규를 국제적 기준에 부합토록 개정할 것을 조건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무슨얘기냐 하면 1996년 세계화를 부르짖던 당시 김영삼 대통령으로서는 OECD 가입이 국가의 숙명이자 또 개인의 사명이라고 보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OECD 노동조합자문위원회(TUAC)와 많은 국가들이 한국은 교사와 공무원의 단결권을 가로막고 제3자 개입을 금지하는 노동후진국이라며 가입을 반대했던 것이다. OECD 가입이 자신의 큰 업적으로 남기를 바랐던 김영삼 대통령은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등 노사관계 법규를 국제적 기준에 부합토록 개정할 것을 확약한다"는 외무부장관 명의 서한을 OECD에 보냈다. 그래서 OECD는 한국을 특별노동감시국으로 지정해 한국정부의 약속이행 상황을 감시하여 이사회에 보고하는 것을 조건으로 가입을 최종 승인했던 것이다. 그 후, 한국은 1999년 전교조 합법화와 2004년 공무원노조법 제정 이후 2007년에야 특별노동감시국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그런데 2008년 MB정부를 지나 박근혜 정부로 들어오면서 전교조에 대한 탄압이 다시 시작된거다.

 

  논란이 된 전교조 법외노조화 문제로 돌아가자. 법외노조가 되면 어떤 어려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법외노조가 되면 단체교섭권 사라지고, 모든 정부지원이 끊기고, 조합비 원천징수도 중지되고, 노조 전임자들은 학교로 복귀를 해야 하는 등 사실상 전교조 활동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생긴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전교조는 전교조 역사의 반이 조금 되지 않는 10년 동안 불법노조로 탄압을 받았었는데 어째서 이 어려운 길을 알고도 다시 가려 하는 것일까? 그것은 이번 일이 전교조를 탄압하려는 정치적인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이번일을 9명의 해직 교사를 희생시켜 돌파하더라도 다른 시비거리를 들고와서 전교조를 무력화 하려는 시도를 계속 할 것이라는 의심에서 시작된다.

 

  공교육 살리기 학부모 연합과 같이 전교조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전교조에 대해 교사들이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올바른 교사의 길을 걷고 있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전교조에 대한 비판을 한다. 이번 문제도 실정법을 위반한 9명의 해직교사를 조합원에 포함시키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도우면 될텐데 왜 법을 어겨 가면서 정치 투쟁을 하냐, "전교조가 과대한 힘을 믿고 법치를 우습게 알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전교조 탄압이거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이라는 전교조측의 입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도 이것이 전교조 탄압과 정치적 의도와는 먼 행정처분이다라는 입장에는 의심이 든다. 공교육 살리기 학부모 연합의 이희범 사무총장이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서도 밝혔듯 이 단체에서는 "전교조 추방을 위해서 국민 60만의 서명을 받기까지" 했었다. 문화일보 기사에서는 "특히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전교조의 과도한 정치편향성과 노동투쟁에 반대하며 '전교조추방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해 60만 명으로부터 추방 동의 서명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의 전교조 법외 노조화를 촉구하면서 결국 전교조의 법외 노조 선언을 이끌어 냈다"고 이야기 했다. '전교조추방 범국민 서명운동'을 통해서 전교조의 법외 노조 선얼을 이끌어 냈다고 평가하면서 전교조를 쫓아내려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전교조를 법외노조화 하려는 움직임은 전교조를 탄압하려는 것이고 그 자체가 위법이고 어떠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맞선다.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ㆍ변호사는 한국일보 기고문에서 "우리 법원은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노동조합활동금지 가처분사건에서 조합원 중에 일부가 조합원으로서 자격이 없는 경우, 바로 노조법상의 노동조합의 지위를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하여 자주성이 현실적으로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 그 지위를 상실한다고 판결하였다(서울고법 1997. 10. 28자 97라94결정)."고 밝히고 있다. 또한 "노조법시행령 제9조 2항은 87년 행정관청의 노조해산권을 없애기 위해 국회에서 노조법상의 해산명령규정을 삭제하자 법률의 근거 없이 행정입법인 대통령령으로 도입한 것"으로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 자체가 법률적 근거가 없는 위법ㆍ무효인 명령이므로 철회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필자는 전교조의 모든 방향에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NEIS, 차등 성과급제, 교원평가제의 도입 등을 놓고 당시 정부 여당과 갈등을 빚으며 비판을 했던 전교조에 대해서는 일부 이해는 되지만 지지하지는 못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경험한 전교조 선생님들의 헌신과 교육과 학생들을 향한 열정을 생각해보면 좋은 선생님 중 상당수가 전교조 선생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말에 전교조 법외노조화가 이슈화 되면서 89년 문교부에서 일선 교육청으로 보낸 '전교조 교사 식별법'이라는 제목의 공문에 촌지를 받지 않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과 상담을 많이 하는 교사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연유로 전교조 선생님들을 색깔 공세로 몰아내려는 세력이 주장하는 "전교조 교사들이 학생들 교육에는 관심이 없고 부정과 비판만 가르쳤다"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비판적 사고는 '민주 시민'이 가져야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인데 이를 마뜩지 않아하는 자들은 다음세대를 몇몇의 사회 지도층에의해 쉽게 길들여질 수 있는 '노예 시민'으로 길러내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든다.

 

 

  대한민국 법원은 이번 사안에 대해서 어떤 판결을 내릴까? 이번만큼은 실망시키지 않는 법원의 판단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p.s.

  필자가 글 쓰는 동안 판결이 나왔다. 역시나 패소다. 제길. 전교조 선생님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참조

 

[CBS 김현정의 뉴스쇼] 전교조 오늘 판결 "추방해야" vs "민주주의 승리기대"

[한국일보] 전교조 법적 지위 박탈은 국제적 망신

[문화일보] "전교조, 교사단체 아닌 좌파 연대 숨은 실력자"

   

전교조 교사 식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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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조약돌

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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