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4일 시각장애인 서주영씨가 안내견과 함께 신림동에서 안양으로 가는 경기 9-3(차량 번호: 경기 71바 1078)에 오르려고 하자 버스기사가 개와 같이 탈 수 없다는 이유로 승차거부를 했다. 이에 서주영씨는 자신이 시각장애인임을 밝히고 안내견과 함께 타야 한다고 했지만 돌아온 것은 폭언뿐. 승객들의 동의를 얻어 버스를 타고 집에 갈 수 있었지만, 버스 운전기사의 폭언은 계속되었고 서주영씨는 마치 '짐짝' 마냥 버스에 실려서 죄인처럼 버스에서 내려야했다. 다음날인 16일에도 안양에서 서울로 오는 버스를 타려는 서주영씨를 보고도 그냥 문을 닫고 가려고 했다. 자신의 일이 아님에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당사자는 얼마나 화가났을까? 자식을 태워 보내려고 버스를 잡던 아버지의 속은 얼마나 타들어갔을까? 제기랄. 이런 뉴스를 접할 때 마다 분노와 함께 나오는 탄식이다. 어떻게 이런일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가?

 

  우리나라에 교통약자를 위한 법이 없어서 생긴 일이 아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3조에는 교통약자는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항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라고 되어있다. 장애인복지법 제40조 3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보조견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동법 제90조에는 위의 사항을 어겼을 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되어있다. 법은 제정되어 있지만 사람들의 인식이 아직 진보하지 않은 탓이다.

 

  세월호 사건에 선장이 죽일놈이듯, 이번에 버스 운전기사도 나쁜 사람임에 틀림 없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 기사와 삼영운수에 대해 공격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덧붙여서 욕할 이유도 없다. 조금 시각을 돌려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자. 출퇴근 하는 버스에 올라탔고 겨우 출근 시간에 늦지 않을 그때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버스정류장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마음속에 저 장애인이 당신이 탄 버스에 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더 나아가서 그 장애인이 당신이 탄 그 버스에 타고 당신이 앉아서 쉬어가기를 원하는 그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면 기쁜 마음으로 자리를 양보할 수 있을까? 사실 필자는 그러지 못할거 같다.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군말하지 않고 자리를 내놓을 수는 있지만 마음속까지 평온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귀국후 한국에서 버스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우리나라 버스에는 장애인이 참 많이 타지 않는다는 거다. 미국보다 우리나라 장애인의 수가 월등히 적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으니 아마 장애인들이 버스를 탈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에는 아침에 휠체어를 타고 버스에 오르는 장애인 승객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저상버스라면 그나마 시간 지체가 덜하지만 오래된 버스는 기사가 자리에서 내려서 리프트로 휠체어를 올려야 하기때문에 시간이 꽤 걸린다. 그렇게 시간이 지체되어 뒤에 출발한 버스가 옆으로 지나가는 것을 볼 때면 야속하기도했다. 그런 일이 자주 있었지만 단한명도 거기에 대해서 입밖으로 투덜대거나 인상을 찡그리는 일을 본 적은 없다. 어떤 마음을 갖고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그걸 입밖으로, 표정으로 드러내는 순간 자신의 교양 없음이 드러나기에 그런 표현하는 사람 하나 없었다.

 

  기사를 접하고 지난 1월에 장애인도 고속버스 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며 버스에 쇠사슬로 휠체어를 묶었던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에 대한 기사가 생각났다. 그 뒤에 어떤 후속 조치가 있었는지 찾아봤지만 그때 잠깐 이슈화 되고는 후속조치는 아직인 것 같다. 장애인들은 숫자도 적고 힘도 없으니 그들을 위한 정책이 쉽게 마련될리 없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3조에는 '모든' 교통수단을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해두었지만 그 '모든' 교통수단에 고속버스는 들어가지 않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내 가족, 내 친구, 내 주변사람들 그리고 내가 장애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는가? 조금 더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겠다.

 

참조

[CBS 김현정의 뉴스쇼] 안내견 승차거부 사건 "그날 난 짐짝이었다"
[한계레] "장애인도 고속버스 타고 고향 가고 싶다"

 

서주영_안내견_승차거부_관련_글(2014._6._14).hwp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3조 (이동권)
교통약자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교통약자가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 여객시설 및 도로를 차별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여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장애인복지법

 제40조 (장애인 보조견의 훈련·보급 지원 등) 과태료
①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의 복지 향상을 위하여 장애인을 보조할 장애인 보조견(補助犬)의 훈련ㆍ보급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②보건복지부장관은 장애인 보조견에 대하여 장애인 보조견표지(이하 "보조견표지"라 한다)를 발급할 수 있다.
누구든지 보조견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4항에 따라 지정된 전문훈련기관에 종사하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자 또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 관련 자원봉사자가 보조견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④보건복지부장관은 장애인보조견의 훈련ㆍ보급을 위하여 전문훈련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

⑤보조견표지의 발급대상, 발급절차 및 전문훈련기관의 지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제90조 (과태료)

③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3. 제40조제3항을 위반하여 보조견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 장애인 보조견 훈련자 또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 관련 자원봉사자의 출입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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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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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대한민국 원전에 대해서 다뤘다. 이미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에서 들었던 내용이라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어떻게 저런 상황에서도 '안전'하다고,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같은 사태는 대한민국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을 하는 것인지 분노할 뿐.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인터뷰를 들으며 세월호 사건과 어떻게 이렇게 비슷한가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어쩌면 세월호 사건이 대형 참사의 모든 면을 보여줬기에 어떠한 사고를 보더라도 세월호를 떠올 릴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세월호의 문제를 사고 이전에 예측하고 문제제기를 했던 사람이 있었듯 후쿠시마에서도 도쿄전력의 직원이 사고 이전에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별난 사람 취급을 받고 그의 우려에 대한 어떠한 조지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도쿄전력은 사고당시 위험상황을 인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게 대처하고 정부에 거짓으로 보고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려는데 골든타임을 써버리고 말았다.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 그리고 청해진해운이 사고 직후 과적사실을 가리기 위해 장부를 조작하는데 골든타임을 소비해버린 것이 오버랩된다. 후쿠시마 피폭 피해자 이도카와 가츠타카씨는 책임자들이 신속한 정보를 막고, 요소제를 복용시키지 않은 채, 사람들을 보호하지 않고 현장에서 도망쳤다고 이야기한다. 세월호 사건의 책임자들이 기다려라는 방송만 한 채 자신들의 목숨만을 구하기 위해 배를 버리고 도망쳐 버리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구라사와 하루오 전 NTV기자의 발언은 조금 충격적이다. 당시 도쿄전력 본점에서는 담수를 넣어서 원자로 노심을 냉각 시키려 했지만 담수가 떨어진 상황에서 해수라도 넣어서 냉각을 시켜야했다. 하지만 해수를 넣게되면 원자로는 다시 쓸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런 판단 앞에서 도쿄전력은 원자로를 지킬 것인지 지역 주민의 생명을 지킬 것인지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했다. 수백명의 학생들과 승객들의 목숨과 선박 보험금을 두고 잘못된 판단을 했던 유병언과 청해진 해운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원전으로 부터 안전한가? 우리나라에는 지금 23기의 원전이 돌아가고 있는데 이는 세계 31개 원전 보유국중 다섯번째로 많은 숫자라고 한다. 다섯번째로 많다는 것도 충격적이지만 사실상 면적당 원전수로 계산해보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밀도로 원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원전관계자들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서 매우 높게 이야기한다. 원전 사고가 날 확률은 백만분의 일도 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역사를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고 있다. 체르노빌, 스리마일, 후쿠시마. 대형 원전 사고만해도 이미 몇차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원전이 안전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백만분의 일의 확률이라는 원전사고가 어떻게 이렇게 자주 일어나는가? 아마도 백만분의 일의 확률을 계산 할 때 사람이라는 변수를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실수를 한다. 실수를 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자극에 둔감해지는 것이 사람이다. 일반인이라면 원자력의 위험에 대한 공포가 너무 커서 감히 돈 몇푼에 안전을 팔아먹는 일 따위 생각지도 못할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원자력을 관리하는 사람들 사이에 이런 비리가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는 것은 오랜기간 경험으로 원전이 안전하게 돌아간다는 의식을 갖게된 사람들이 원전의 위험에 대해서 둔감해진 탓일 것이다.

 

  언전에 대한 불감에 더해서 개인의 욕망이 합쳐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12분간의 고리 원전 정전 사태를 통해서 엿볼수 있다. 한수원 사람들은 12분 동안이나 원자로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은 사고를 제대로 보고 하지 않고 일지를 조작하는 등 문제를 덮어버리려했다. 그들이 안전에 둔감해진데다 자신의 자리를 보존하고자하는 욕망이 꿈틀거렸기 때문에 최대한 은폐하려 했던 것이다. 더욱 문제는 이런 중대한 범죄가 들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이들에 대해 벌금형 또는 무죄를 선고했다는 점이다. 다음에 또 같은 일이 일어나도 똑같이 은폐를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어 버렸다.

 

  한수원 측은 자동차, 비행기, 선박 사고와 원전사고 숫자를 비교하며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한다. 맞다. 사고 숫자를 단순 비교하면 원전사고의 확률은 정말 희박하다. 하지만 기대값이라는 것이 있다. 교통사고가 나면 사람 몇명 다치거나 죽는 것이 피해의 대부분이다. 비행기나 선박사고도 사상자의 숫자 차이만 있을 뿐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원전사고는 다르다. 원전 사고는 그 주변의 모든 생명을 앗아갈 뿐 아니라 세대를 걸쳐서 고통을 주며 그 땅이 다시 생명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바뀌기 까지 얼마나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는지 알수가 없다. 무엇보다 사고가 발생하면 인간의 힘으로는 어떻게 막을 수가 없는 것이 원전사고다. 아무리 적은 확률이라도 그로인해 발생할 위험의 크기가 절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원전사고의 기대값이 다른 사고에 비해 적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앵무새 처럼 원전 사고의 확률만 놓고 원전의 안전함을 외치는 한수원 관계자들의 자만이 매우 두렵다.

 

국가

원전수

면적(만km2)

면적당

원전수

순위

미국 100 982.6675 0.10176 6
프랑스 58 55.1695 1.05131 3
일본 48 37.7944 1.27003 2
러시아 29 1709.8242 0.01696 10
한국 23 10.021 2.29518 1
인도 20 316.6414 0.06316 7
캐나다 19 998.467 0.01903 8
중국 17 959.696 0.01771 9
영국 16 24.361 0.65679 4
우크라이나 15 57.6664 0.26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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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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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근혜 정권을 지나면서 국내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있을 때 마다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는 것이 정례화 된 듯 하다. 지난 세월호 참사 34일 만에 대국민 담화를 통해 처음으로 눈물을 보이고 해경 해체라는 전대미문의 핵폭탄을 던진 근혜씨는 대국민 담화 직후 UAE로 출국 했었다. 서둘러 떠나는 느낌이 있었지만 중요한 패션쇼가 있는가 보다 했는데 그 후에 들리는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짠하다. 그래도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으로 UAE에 갔는데 그쪽 정상을 만난 것도 아니고, 환대를 받은 것도 아니고, 무슨 큰 성과를 얻어온 것도 아니니 급조된 도피성 해외 순방이 아니었냐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로부터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지금 시점에 또 다시 그녀가 해외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16일부터 엿새동안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을 순방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필이면 문창극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려는 시점에 말이다. 물론 해외 순방이 먼저 잡혀 있었을 것이다. UAE 방문이야 급조해서 갔을 수도 있으나 이번에는 3국의 정상들과 만나고 오는 만큼 훨씬 이전부터 예정된 방문일 것이다. 하지만 임명동의안 제출 일자를 박근혜씨의 해외 순방 일정을 고려 해서 맞춘건 아닌지 의심이 된다.

 

  세월호 이후 대한민국이 변화 해야한다고 하는 목소리에 박근혜 정부 내각 전체를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 작업의 중심인 총리 임명에 문창극과 같은 도저히 대한민국 총리로 받아들일 수가 없는 사람을 내세우고는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해외로 나가 버리는 것은 책임있는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무엇을 위해서 그러는지도 이해가 안된다. 민감한 정치 이슈를 던지고 해외로 가는 가장 큰 이유로 생각 할 수 있는 것이 박근혜씨의 지지도인데 세월호 같은 대형 참사에 무능의 끝을 보여줘도 40퍼센트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정신병적으로 지지해주고 있지 않나. 게다가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5년 단임제로 더 이상 표를 구걸할 이유도 없고 지지도가 떨어진다고 야당이 탄핵을 밀어붙일 힘도 의지도 없어 보이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 책임자가 자기 책임을 안보이게 감추려고 하는 듯한 모습에 신물이 난다.

 

  이런 날이면 꼼수보다는 정면돌파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던 한 사내가 그립다.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더 그립네. 씨발.

 

참조

[미디어오늘] 박근혜 방문 UAE원전업체 '유병언' 아해 MB·朴정부 때 급성장

[연합뉴스] 朴대통령 내일부터 엿새간 중앙亞 3개국 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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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시 꼼꼼한 이들이 움직였다. 지방선거가 끝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NLL 대화록 유출 사건의 주범 10명중 9명을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대통령의 정상회담 대화록을 훔쳐보고 대선때 이용하고 그 내용을 오픈하는 외교적으로 수치스러운 일을 했던 일당에 대해서 대단하신 대한민국 떡검들이 면죄부를 준 것이다.

 

  이러한 떡검의 봐주기 수사와 처분이 법의 형평성에 크게 어긋난다는 점에 대부분의 국민들이 공감할 것이다. 국가 비밀을 유출하고 자신들의 선거에서 유리하게 사용한 전대미문의 사건의 유력 용의자들중 9명은 혐의가 없다고 무혐의 처분하고 그나마 한명에 대해서도 징역형을 받을까 노심초사하여 약식기소하는 이들의 모습은 강도 높은 수사로 정상회담 초안을 삭제하고 실수로 이관하지 못한 참여정부의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 두명을 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위반 및 공용전자기록등손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과 아주 대비 되는 모습이다. 또한 "2007년 11월 '한-미 에프티에이(FTA) 협상 분야별 대응방향' 등 대외비 문서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최재천 당시 민주당 의원의 비서관 정아무개(45)씨를 불구속 기소했고, 대법원에서 징역 9월형이 확정됐던" 사실과 비교해도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라는 헌법 제11조 1항이 지켜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선거 막판 아주 치열하던 2012년 12월 14일 부산 유세에서 국정원의 대화록 원본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읽어 내려간 김무성 의원의 경우 '찌라시'에서 정보를 얻었다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여줬고 그 '찌라시'가 어디서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밝혀낸 바가 없다. 실수로 국가정보원에 대화록 원본이 이관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국정원에만 있어야 할 대화록 원본과 똑같은 내용이 박근혜 대선캠프에 돌았다고 하면 당연히 국정원의 누군가가 그 내용을 빼돌렸던지 MB정부의 누군가가 박근혜 대선캠프로 대화록 원본을 주었다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겠지만 이들은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 초등학생들도 상식적으로 판단 할 수 있는 일들을 사법고시를 패스한 대한민국 엘리트라는 그들이 어떻게 이렇게 비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정권의 시녀가 되어서 유력 용의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행위 뿐만 아니라 발표를 한 시점이 묘하기 때문에 이들을 떡검이라 부를 수 밖에 없다. 1년 8개월을 끌어오던 수사를 6.4 지방 선거가 끝나자 마자 부리나케 종결해버렸다. 진짜 꼼꼼하다. 다음 재보궐 선거까지 50여일 남은 지금 시점에서 이들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내린것은 누가 봐도 선거에 영향을 최대한 적게 하기 위해 시기를 고려했다고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법치주의는 법으로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법이 다스리는 것인데 대한민국은 권력이 가지고 있는 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법으로 나라를 통치하려고 하니 대한민국을 법치주의 국가라고 할 수 없다. 문제는 정권의 주구인 저들에게 기소독점권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오래 전 부터 이런 식으로 결론이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현실로 다가오니 기가차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나라가 망하지 않고 있는 것이 용하다.

 

참조

[한계레] 대화록 토씨 하나 안 틀린 김무성, 원본 안봤다?

[뉴시스] 檢, '회의록 유출 사건' 10명 중 9명 무혐의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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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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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이가 신곡 '행오버'을 들고 나왔다. 스눕독과 함께 작업을 한곡으로 또 다른 메가히트 곡이 될까 하는 기대로 많은 사람들이 싸이의 신곡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행오버'가 올라왔다는 기사를 접하고 바로 유튜브로 가서 검색해서 뮤직비디오를 봤다. 기대 때문이었을까? 실망이 컸다. 원래 가지고 있던 싸이의 색채도 드러나지도 않았다. 싸이 음악 특유의 튀지만 쉽고 창의적이지만 매력적인 멜로디 라인도 참신하고 재치 넘치는 가사도 없었다. 뮤직비디오도 재미있는 한국의 술 문화를 잘 표현했다고 하는데 스눕독의 소주잔 돌려마시기 기술 시전과 폭탄주 제조 장면 외에는 딱히 눈에 들어오고 뇌리에 박히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조선일보에서 설래발 치는 기사를 보니 참 어이가 없었다. 기사에서 "한국어 가사와 한국 특유의 해장 문화, 그리고 한국적 사운드"를 이유로 들어서 '행오버'가 '강남스타일' '젠틀맨'에 이어 싸이 신드롬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어 가사 '꾀꼬리 못 찾겠어/안 예쁘면 예쁠 때까지/받으시오'가 노래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처음 들었을때 '받으시오' 외에는 한국인인 필자에게도 남지 않았는데 외국인에게 잘들릴까?

 

  또한 한국의 전통악기 꽹과리가 사용되었기에 한국적 사운드라고 하는데 기자가 노래를 들어보기는 했는지 모르겠다. 전체 사운드가 한국적인 것과 거리가 먼데 중간에 악기 하나 삽입되었다고 한국적 사운드라고 할 수 있을까?싸이의 'We Are The World'라면 한국적 사운드가 가미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얼마나 많은 외국인이 이것을 드럼의 심벌이나 하이햇과 구별해서 들을지 모르겠다.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한국의 술자리 문화도도 한국의 술자리 문화에 익숙한 이들이야 사우나, 폭탄주, 편의점, 노래방, 당구장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를 만들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외국인들이 소주잔 돌려마시기 기술을 따라하게 되는 정도의 효과는 있겠지만.

 

  무엇보다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싸이가 강남스타일의 대박 이후 강남스타일 성공의 공식을 너무 의식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은 애국심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강남스타일' 성공의 키를 너무 협소하게 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강남스타일'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쉽고 한번 들으면 잊기 힘든 멜로디와 말춤에 있었지 '한국적'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 음악이 싸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나오지 않았다면 아래의 조선일보 기사가 나왔을까? 애국심 마케팅으로 싸이 음악이라는 이유 만으로 '행오버'를 띄우는 기사를 쓴 것은 아닌지 의심 된다. 물론 필자와 다른 취향을 갖고 있는 대중이 '행오버'를 선택해서 또 다른 메가히트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위트 넘치는 가사에 아름다운 멜로디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예전의 싸이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크다. 

 

 

 

참조 : [조선일보] 싸이의 '행오버', 이래서 무섭다. 신드롬의 3가지 조짐

블로그 하면서 조선일보를 참조하게 될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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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6월 7일 '제15회 퀴어문화축제'가 서울에서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에서 연세대 로터리와 경의선 신촌역을 거쳐 다시 유플렉스로 돌아오는 경로로 거리 퍼레이드를 나설 예정"이었으나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의 시위로 잠시 중단 되었다고 한다. '동성애'라는 단어만 나오면 기겁하는 한국 기독교계의 반응이야 학생인권조례 반대 등 워낙 많이 봐서 새롭지도 않았지만, 이 기사에 달리는 댓글들은 놀라웠다.

 

  드보르잡 변씨가 노래를 부르는 '좌좀포털 다음'에서조차 동성애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처음에는 괜히 동성애 차별에 반대해는 목소리를 내다가 동성애자로 몰리는 것을 두려워한 진보 진영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아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동성애 금지 의견을 단 사람들의 다른 댓글 보기를 해본 결과 상당수가 정치적으로 민주, 진보진영을 지지하는 사람들이었다. 크게 두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로, 우편향적인 대한민국 사회에서 민주 진영이 왼쪽에 있는 듯한 착시효과 때문에 사실상 합리적 보수주의자들이 정치적으로 같은 진영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동성애와 같은 이슈에 대해서 같은 진영 내에서도 생각의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팽배한 대한민국 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진보 진영 내에서도 동성애에 대한 토론과 논의가 많이 없었다는 것이다.

 

   댓글들을 보니 크게 세가지 정도 반대의 이유가 있었는데 거의 반박할 가치도 없어 보이는 빈약한 논리였으나 하나 하나 반박해보자. 가장 많았던 이유가 비자연적인 정신병이라는 점이다. 동성애가 자연 생태계에서도 보인다는 점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이니 굳이 말하지 말자. 동성애가 정신병이냐 아니냐는 꽤 오래된 논쟁거리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미 1973년 12월 15일에 미국 정신의학회 이사회에서는 동성애 조항을 DSM-II에서 공식적으로 삭제하기로 결정하였다.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볼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양보해서 동성애가 비정상적인 정신병이라고 하더라도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동성애를 처벌하거나 금지할 수 없다. 결벽증이나 강박증이 있는 사람을 그것을 이유로 차별 할 수 없듯 정신병이 차별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

 

  두번째로 많은 이유가 에이즈이다. 이것은 사람의 공포심을 극대화 하여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점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통하는 동성애 반대 논리인 것 같다. 하지만 이 또한 조금만 생각해보면 논리가 빈약하다. 항문 성교가 동성애를 차별하는 이유라면 레즈비언에 대한 차별은 어떻게 정당화 할 것인가? 항문 성교를 하는 이성애자들은 어떠한가? 연합뉴스 기사 "'가난한 동성애자' 안전유의해도 에이즈감염률 높아"에 따르면 가난한 동성애자들이 에이즈에 더 많이 걸리는 이유는 의료보험 가입률이 낮고 에이즈 감염 예방약 복용률이 낮은 등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에이즈에 대한 공포를 동성애자들을 공격하는 수단으로만 쓰지 않고 사회적으로 이들을 보호하기를 기대한다면 허황된 것이겠지?

 

  마지막으로 다른 나라는 몰라도 유교사상이 뿌리깊은 우리나라에서는 안된다는 이유가 많았다. 유교사상을 따르자면 머리도 자르지 말고, 부모가 돌아가시면 삼년동안 상을 지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은 다 버리고 물질 만능주의 서구 사상에 물들어 놓고 동성애 문제만큼은 유교사상을 들먹이며 반대 한다니 웃지 않을 수 없다. 갈수록 동성애 반대의 논리가 빈약한 것은 그냥 자신과 다른 것이 싫은 것이면서 이런 저런 이유를 억지로 붙이기 때문일 테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필자도 고등학생 시절 동성애자임을 밝힌 친구를 멀리했던 경험이 있다. 지금도 동성애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다. 댓글중에 니들 자식중에 동성애 한다고 하면 찬성할 수 있는 사람들만 동성에 차별에 반대하라는 내용을 보고 조금 망설여졌다. 실제로 내 자식이 혹은 내 가까운 사람들이 동성애임을 밝힐때 나는 쉽게 받아 들일 수 있을까? 고등학교 시절의 나와는 다른 성숙한 모습으로 그들을 받아 들일 수 있을까? 아직도 쉽게 대답하지는 못하겠다. 아직 그만큼 성장하지 못한 탓이리라. 하지만 지금은 이런 얘긴 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동성애 때문에 차별을 받는다면 그것을 위해 함께 싸워 줄수는 있다고. '우리 모두 동성애 하자'가 아니다. 동성애자들을 좀 내버려 두자는 거다, 차별하지 말고.

 

참조

[이데일리] 퀴어 퍼레이드 '대치 중'

[연합뉴스] '가난한 동성애자' 안전유의해도 에이즈감염률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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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조약돌

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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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가 달라졌다. 추첨으로 결정된 게재순서에 따라 후보자의 이름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열거하여 기재하되, 그 순위가 공평하게 배열될 수 있도록 자치구․시․군의회의원지역선거구별로 순차적으로 바꾸어 가는 순환배열 방식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를 통해 이른바 '로또 선거'(기호 배정에 따라 득표율에 영향이 크다는 의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2006년 12월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계속 제기된 '깜깜이 선거'(선거 당일까지 후보자도 모르고 투표소에 들어간다는 의미)라는 비판은 이번에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초·광역 단체장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는 현실 때문이다. 지역의, 더 나아가서 국가의 미래를 위한 교육 정책 결정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중요한 선거지만 치열한 정책 토론은 사라졌다.


  심지어 기존 정치권의 네거티브 선거를 답습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의 딸이 SNS를 통해 '아버지는 교육감 후보의 자격이 없다'고 비난 논란이 일었다. 문용린 후보는 '패륜'이라며 고승덕 후보 부녀의 갈등에 대해 비난했다. 고승덕 후보 측에서는 문용린 후보의 '정치 공작'이라 주장하며 맞섰다. 이에 문용린 후보를 추대한 '대한민국올바른교육감전국회의'는 고승덕 후보를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보수언론에서는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6월 2일 '막장 드라마로 치닫는 교육감 선거'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교육감 직선제는 이번이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 이번 선거가 끝난 후 교육정책의 일관성을 감안해 시·도지사와 교육감 러닝메이트제나 과거처럼 교육감 임명제로 돌아가는 대안 등을 반드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매일 경제 역시 6월 3일 사설 '교육감 직선제 이번을 끝으로 폐지돼야 한다'를 싣고 비슷한 주장을 했다.


  과연 교육감 직선제는 폐지하는 것이 정답일까? 폐지를 주장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직선제로 바뀐 뒤 이제 겨우 세 번째 선거를 치루고 있을 뿐이다. 폐지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낮은 투표율과 선거에 소모되는 막대한 비용, 비리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낮은 투표율 이야기부터 해보자. 투표율이 저조한 것은 대통령 선거나 지방 단체장 선거와 달리 수요자가 한정된 때문이라 생각한다. 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경우 실제 투표율보다 높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필자는 교육감 직선제가 국민 전체의 의사를 묻는 것 도 중요하지만 교육 서비스의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전 사회적으로 교육에 관심을 갖는다면 이상적이겠지만. 만약 중앙일보의 주장처럼 임명제로 돌아갔을 때, 교육감들이 교육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인가에는 의문이 든다.


  비용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자. 민주주의 실현에는 필연적으로 비용이 들어간다. 중요한 것은 지불한 비용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가 하는 점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5년마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대통령 선거도 하는 것이다. 교육감 직선제 이후 우리 사회는 많은 가치를 창출해냈다고 생각한다. '무상 급식'이나 '혁신 학교' '학생 인권' 같은 의제들이 공론화 되는 것, 또한 실현 되는 것을 우리는 지켜 봤다. 아직도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교육감 선거를 통해 교육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그로 인해 더 나은 사회가 된다면,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을 국민들이 깨달으면 투표율 문제도 일정 부분 해결 될 것이라고 본다.


  비리 문제는 어느 제도하에서나 있을 수 밖에 없다. 그것을 막기 위해 법이 존재하는 것 아니겠나. 철저히 감사하고, 비리와 부패에 대해 엄정하게 처벌하면 될 일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선인들의 속담이 들어맞는 상황이다.


  분명 교육감 직선제는 수정 보완돼야 하는 제도다. 이번에 투표 용지를 바꾼 것처럼. 하지만 선거 자체를 폐지하기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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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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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어지는 오심 논란으로 프로야구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5월 20일부터 목동 야구장에서 치뤄진 넥센-한화의 주중 3연전은 연일 이어지는 오심으로 '오심 시리즈'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오심 시리즈'의 시작은 1차전 4회말 넥센이 한 점 리드하고 있는1사 1,3루의 상황. 좌익수 플라이에 3루 주자 김민성은 태그업, 홈으로 쇄도했지만 홈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이영재 주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한 점차 박빙의 승부의 긴장감에 찬물을 끼얹는 명백한 오심이었다.  '오심 시리즈'의 절정은 다음날 이어진 2차전이었다. 6회말 두 점 뒤진 넥센의 공격, 윤석민의 2루타 타구가 파울이 아닌 페어라는 김준희 3루심의 판정에 한화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는 격렬하게 항의했다. 김응용 감독은 선수단 철수라는 강수를 뒀고, 결국 자신의 6호 퇴장 기록을 세웠다. (33년 프로야구 역사에 감독 퇴장은 단 22차례, 김응용 감독은 이 부문에서 독보적 1위. 김성근 감독이 뒤를 이어 4회 퇴장)

 

  비록 역대 최다 퇴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태 시절 이후 김응용 감독은 심판의 판정에 크게 항의하지 않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아래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오심과 심판에 대한 김응용 감독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저 말이야. 한 경기에 심판들이 판정해야 할 아웃카운트가 몇 개인지 알아? 양팀 합쳐 54개야. 볼카운트 판정은 300개가 넘는다고. 심판도 인간인데, 실수할 수도 있지 않겠어? 야구는 말이지. 서로가 신뢰하지 않으면 게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나라고 더그아웃에 가만히 앉아 있고 싶겠어. 성질 같아선 나가서 예전처럼 거칠게 항의하고 싶지. 그런데 그렇게 하면 서로의 신뢰가 깨진다고. 손해를 좀 보더라도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야 신뢰가 유지될 수 있다고.”

 

출처 = [박동희의 입장] 김응용 “영구추방될 각오로 나갔다."

 

  김응용 감독은 “가능하면 참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거듭된 오심에 이대로 있을 순 없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갔다”며 2차전에서의 항의에 대해 해명했다. 3차전에서도 김준희 1루심의 오심이 한 차례 나왔지만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터라 한화 벤치에서는 크게 항의하지 않고 넘어갔다.

 

  하지만 여론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현재 비디오 판독 제도의 전면 확대(현재는 홈런 판정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오심 심판에 대해 거세게 규탄하고 나섰다. 네티즌들이 오심에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오심투성이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더욱 큰 문제는 '심판은 공정하다'는 신뢰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네티즌들은 '심판들이 사설 토토를 하고 있다'는 웃고 넘기기에는 씁쓸한 농담을 한다. 실제 심판들이 사설 토토를 하고 그로 인해 어느 한 쪽에 유리한 판정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신뢰를 잃어버린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한화 선수단 철수의 단초가 된 판정은 심판 입장 육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응용 감독의 성향상 전날 오심이 없었더라면 '심판도 인간인데, 실수할 수도 있지 않겠어?'라며 넘겼을지도 모른다. 야구계 오랜 격언처럼 '오심도 경기의 일부'기 때문이다. 신뢰가 깨졌기 때문에 '심판 토토설' 같은 루머도 돌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을 겪으며 우리 사회는 신뢰를 잃어버렸다. MB는 대선 전부터 거짓말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17대 대선에서 우리는 그가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뽑아줬다. 신뢰의 값을 너무 싸게 여긴 탓이다. 오늘 밥 한끼 더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밥 한끼 더 먹게 해주겠다던 약속도 거짓말이었지만.

 

  신뢰는 비싸다. 우리 사회는 신뢰가 깨진 탓에 지불하지 않아도 될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한미 FTA, 천안함,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것은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진실을 감추려는 정권은 물론 정권의 나팔수를 자처한 언론의 책임이 크다.

 

  박근혜 정권 역시 신뢰를 주기 어려워 보인다. 부정선거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다. 국정원과 사이버 사령부가 국민을 상대로 조직적인 여론전을 펼쳤다는 의혹에도 개인적 일탈이라며 꼬리 자르기만 한다. 수세에 몰리니 김기춘을 비서실장으로 뽑아 공안 정국으로 몰아갔다.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그 많은 국민들을 수장시켜 놓고도 언론 통제를 통한 여론 공작에만 골몰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그들의 거짓말에 언제까지 속지 않는다. 우리가 주인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투표다. 이번 선거에서는 제발 거짓말쟁이들한테 표 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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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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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차 핵실험도 아니고, 핵폭탄급 망언들이 정몽준씨의 아들과 배우자 그리고 본인의 입을 통해서 나왔다. 1차 망언을 한 것은 '철없는 막내아들' 정예선이었다. 세월호 참사에 전국민이 분노하고 비통한 시점에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정서가 미개하다는 '바른 소리'를 했다. 이에 '미개한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시끄러워지자 '미개한 국민들'의 표가 필요했던 정몽준씨는 스무살이 된 아들을 '철부지 재수생'으로 매도하며 아들을 대신해서 사과를 했다.

 

  2차 망언은 1차 망언의 여파가 다 지나가기도 전에 정몽준씨의 부인 김영명씨의 입을 통해 나왔다. 아들의 망언이 힘을 잃어가는 것이 안타까워서였을까? 서울 중랑구청장 후보캠프를 찾은 김영명씨가 '아들이 바른 소리를 했다고 격려해주시고 하는 분들이 있다며, 하지만 시기가 적절치 않고 표현에 문제가 있었다'는 식의 아들의 망언을 두둔하는 발언을 한것이 인터넷 매체를 통해 전달되면서 조금씩 사그라 들던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여기서 말한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것이 세월호 사건이 있은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선거를 눈앞에둔 시기이기 때문인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그 어느쪽이든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보편적 감정이랑은 멀리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1,2차 망언에도 자신을 서울 시장 후보로 뽑아준 사람들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었을까? 3차 망언은 정몽준씨 자신이 장식한다. 숙명여대 제2창학캠퍼스에서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한 정몽준씨는 적정 등록금이 얼마냐는 질문에 반값 등록금에 반대한다는 자신의 소신을 밝힌 것이다. 그는 반값 등록금에 대해 "취지는 이해하지만 최고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떨어뜨리고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을 훼손시킨다"고 말했다. 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을 고취시키기 위해서 돈없는 서민들이 대학에 들어오지 못하게 등록금 장벽을 쳐야한다는 얘기인가? 자신들은 선택받은 사람들인데 미개한 서민들이 자신들의 자식들이랑 같은 대학교에 가려고 같이 경쟁하고, 심지어 자신의 아들이 그 경쟁에서 밀려서 재수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현인건가? 이에 대해 논란이 일자 자신의 말이 왜곡되었고 오해가 있었다고 한다. 자신이 한 발언을 그대로 실었는데 왜곡이 있다고 하면 자신의 혀가 왜곡을 했다는 건지 아니면 자신의 성대가 왜곡을 했다는건지.

 

  정몽준 후보는 선거때 마다 막말과 망언으로 파문을 일으키는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국회의원을 7선이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아들의 표현을 빌자면 '국민 정서가 미개'하기 때문일 것이다. 6.4 지방선거에서 앞두고 정몽준씨에게 절대 '국민 정서가 미개'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때가 온 것 같다. '고귀한 저들'과 '미개한 국민'이 공평하게 갖고 있는것은 투표권 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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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조약돌

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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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포털에서 뉴스기사 보던 중, "'노숙자 양지'로 떠오른 영등포역" 이라는 중앙일보의 기사를 보았다. 이런 기사 제목을 볼 때 마다 훈훈한 미담이기를 기대하는 필자는 영등포 역에 노숙자들이 동사 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배려가 생겼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기사를 열어 보았지만, 그 기대는 산산히 부서졌다.

 

  기사의 내용은 최근에 영등포역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사이의 통로에 노숙자들이 모여들고 있고, 그 증가율이 가파르다는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최근들어 영등포 역이 노숙자들의 최고 선호지로 떠오른 이유는 2011년 서울역 노숙인 강제 퇴거로 인한 풍선효과와 완전한 실내는 아닌 통로이지만 추위가 실외에 비해 훨씬 덜하고, '도로'로 등록되어 있어 도로교통법상 폐쇄 할 수 없어 24시간 개방, 철도 특별사법경찰대가 주기적으로 순찰을 돌아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기자는 기사의 말미에 인근 주민이라는 20대 남녀의 노숙인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담은 인터뷰를 싣고, 여러가지 간섭으로 서울시가 운영하는 노숙인 쉼터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한 노숙인의 말을 전하며 마무리한다.

 

  기사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일베충들이 좌좀 포털이라고 부르는 다음의 네티즌 의견란임에도 불구하고, 노숙인에 대한 적대심이 한껏 느껴지는 의견들이 주류를 이룬다는 것이었다. 진보적이라고 자처 하는 사람들조차 노숙인에 대한 적대심을 가지고 있던지, 아니면 노숙인의 문제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 노숙인들은 불결하고 게으르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알코올 중독자나 잠재적 범죄자, 즉 사회적 암덩어리로 보이는 듯 하다. 심지어 그들에게 따뜻한 밥 한그릇, 피할 쉼터를 제공하는 일조차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표현으로 비난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노숙자에 대한 적대심을 나타내는 의견은 크게 세가지 부류였다. 첫째, 노숙인들은 불결하고 보기에 혐오스럽다. 둘째, 노숙인들은 알코올 중독등 개인의 문제와 재활 의지 부족으로 노숙인 생활을 계속 유지 하고 있다. 셋째, 노숙인들은 잠재적인 범죄자들이다. 우선 노숙인들이 씻지 않아 보기에 좋지 않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어디서 씻을 여력이 없는 노숙인들에게 청결을 유지하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또한 개인의 위생상태 때문에 사회에서 없어져야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동의 할 수 없다.

 

  노숙자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 역시 조금만 살펴보면 잘못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서울 노숙인 복지시설 협회에서 작성한 '2012 전국노숙인실태조사 결과보고'에 따르면, 13,262명의 노숙인이 있고, 이중 약 13.7%인 1,811 명이 거리 노숙인이며 나머지 11,451은 노숙인 시설을 이용하는 노숙인으로 집계 되었다. 시설에 있는 노숙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보면 7.4%정도의 노숙인만이 알코올 및 약물 중독임을 알 수 있다. 노숙인은 알코올 중독자 일 것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편견인지 알 수 있다. 단지 누구나 한두번쯤 길거리에서 불쾌하게 마주쳤을 술에 취한 노숙자들에 대한 나쁜 기억이 전체 노숙인에 대한 편견을 부풀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또한 거리 노숙인 임시주거지원사업 신청자 471명에 대한 상담 기록을 분석해보면 신청자의 노숙사유는 사업실패, 실직, 경제사정, 부채문제, 거주지 부재 등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경제적인 문제가 64.6%이다. 이들이 특별히 게으르거나 개인의 잘못으로 인해 노숙자가 되었다기 보다는 사회 구조적 문제나 가정환경 등의 문제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사회의 테두리로 밀려난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노숙인에 대한 지독한 편견이 계속 자리하고 있는 한, 한번 노숙자로 떨어지게 된 이들이 사회로 다시 돌아가기란 여간 힘든일이 아니다.

 

  노숙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각 역시 편견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노숙자의 범죄율에 대한 통계자료를 찾아보고 싶었지만, 그에 대한 통계자료가 만들어져있지 않은 것인지 인터넷에서는 관련 통계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노숙자에 의한 범죄보다는 노숙자의 명의를 훔쳐 대포폰, 대포차, 대포통장 등을 만든다던지, 폭행과 성폭행, 묻지마 살인까지 노숙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훨씬 많고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숙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는 불안감은 그 실체가 미비하거나 혹은 불쾌함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다시 기사로 돌아가서, 왜 노숙인들이 영등포 역으로 모이는가? 그들은 동사의 위험으로부터, 폭행등의 범죄로 부터 자신을 최소한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영등포 역 통로로 모이는 것이다. 자신의 생명을 조금이라도 연명하고자 하는 본능으로 그곳에 모이는 것이지 영등포 역이 '노숙자의 천국'이라서가 아니다. 그곳은 아무리 덜 춥다 하더라도 겨우 동사를 방지 할 정도일 것이고, 순찰자들이 정기적으로 순찰을 돌아도 여전히 범죄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아니다. 60년만에 한파로 많은 노숙인들이 목숨을 잃을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가운데, 따뜻한 밥 한끼, 핫팩 하나 주지 못할 망정 삶을 위한 마지막 박을 깨뜨리진 말자.

 

참조

[중앙일보] ‘노숙자 양지’로 떠오른 영등포역

서울 노숙인 시설 협회

 

1부 전국노숙인실태조사발표회.pdf

 

2부 임시주거지원사업 방향성 모색 토론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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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조약돌

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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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14일 경향신문에 "우리는 정권 교체를 원합니다"는 선언문을 광고로 실었던 137명의 시인 소설가의 대표로 손홍규 소설가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었다. 그리고 함께 목소리를 내었던 문인들도 언제 소환 될 지 모른다고 한다.

 

  선언문에 참여한 작가들의 명단엔 익숙한 이름들이 꽤 많다. 그 중엔 개인적 친분도 있는 분들도 몇 분 있었다. 이번에 검찰에서 소환 조사를 받은 손홍규 소설가와도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 2009년 1학기에 선생님의 소설 창작 수업을 수강했던 것이다. 당시 뵈었던 선생님의 선한 얼굴이 떠올랐다. 뿐만아니라 2010년 1학기에 배웠던 전성태 선생님과 김종광 선생님 역시 그 선한 웃음 때문에 투사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 않다. 직접 수업을 듣진 않았지만 학과사무실에서 자주 마주치는 김근 선배님과 이재웅 선배님, 초청 강연회 때 뵈었던 김애란, 김숨 작가님도 그러하다. 그런 작가들을 투사로 만드는 것은 누구인가?

 

  이번 소식을 처음 들은 것은 학과 사무실에서였다. 역시나 137인에 이름을 올린 김근 시인은 "나 잡혀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덤덤한 선배의 목소리에서 두려움은 느낄 수 없었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링 위에 올라 가기 전 복서의 흥분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들이 투사가 되길 원한다면, 문인의 입에 재갈을 물려라.

 


선언문 전문


  우리는 정권교체를 원합니다 - 그로써 자유의 영토가 한 뼘 더 자라나리라 믿습니다.

 

  지난 5년간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삶의 고통이 더해지고 삶의 가치가 몰락하는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철거민들은 망루에서 검은 연기로 타올랐고 노동자들은 철탑 위에 둥지를 틀어야 했으며 수천년을 휘돌아 가던 강은 혼탁한 수로가 되었습니다. 유례없는 언론탄압이 자행되었고 사라진 줄만 알았던 민간인 사찰이 폭로되어 우리 모두를 경악케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쌍용차 노동자들은 죽어가고 있으며 아름답기 그지없던 갯바위는 잰쟁의 기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도처에서 절망과 죽음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젊은 시인과 소설가들은 조금이라도 삶의 고통이 덜어질 수 있는 세상, 그래서 조금이라도 삶의 가치가 높아지는 세상을 바랍니다. 우리는 그 출발이 정권교체에 있음을 절실히 공감하며 그것을 위해 잠시나마 각자의 작업실에서 나와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시와 소설을 쓰던 손으로 선언문을 써야할 때의 열패감을 감수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이 세계의 몰락을 그저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그가 진보적인 대통령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약자의 신음에 더 잘 귀 기울일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이 세계에 절망하여 이 세계를 원망하며 스스로 목숨을 버려야 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 시대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세계에 절망이 아닌 희망을 파종하는 대총령을 간절히 희망합니다. 그 답은 정권교대가 아닌 정권교체입니다.

2012년 12월 14일

정권교체를 바라는 젊은 시인 소설가 137명

 

강윤화, 구경미, 구병모, 권여선, 김경은, 김나정, 김도연, 김서령, 김선재, 김숨, 김애란, 김연수, 김유진, 김이설. 김종광. 김태용. 노희준. 박민규, 박성원, 박현욱, 배지영, 백가흠. 손홍규, 송경아, 심윤경, 안보윤, 안성호, 염승숙, 옥노욱, 원종국, 윤고은, 이기호, 이동욱, 이만교, 이연희, 이은선, 이재웅, 임수현, 전성태, 전아리, 정용준, 정한아, 조해진, 조헌용, 천명관, 천재강, 최용탁, 최은미, 최진영. 태기수, 하성란, 하재영, 한지혜, 해이수, 홍명진, 황정은 이상 소설가 56명

 

강성은, 고영, 고영서, 고찬규, 길상호, 김경주, 김경후, 김근, 김민정, 김민철, 김사이, 김산,김선우, 김성규, 김소연, 김안, 김영산, 김은경, 김일영, 김주대, 김중일, 김지유, 김태형, 김학중, 김현, 나희덕, 문동만, 박경희, 박성우, 박소란, 박순호, 박시우, 박시하, 박연준, 박준, 박찬세, 박형준, 박후기, 백상웅, 서대경, 서효인, 손병걸, 손택수, 송진권, 신동욱, 신용목, 신철규, 안주철, 유종인, 유현아, 윤석정, 이기성, 이명희, 이민호, 이설야, 이성미, 이영주, 이용한, 이우성, 이은규, 이재훈, 이종수, 이지호, 이진희, 이현호, 이혜미, 임경섭, 임희구, 장석남, 장시우, 장이지, 정영효, 정우성, 주하림, 채상우, 천수호, 최금진, 최명진, 함기석, 함순례, 휘민 이상 시인 81명

 

뉴스 링크

[고발뉴스] 선관위, ‘정권교체’ 바란 젊은 문인 검찰 고발

[프레시안]박근혜 지지 광고는 허용, 문재인 지지 광고는 불허?

[미디어오늘]'외눈박이’ 서울시 선관위의 문인 137명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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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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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레 신문에 "박당선인, 'MB형님 사면'에 반대 뜻"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제목만 보고 MB의 마지막 특별사면이 계속 논란거리가 되자 결국 박근혜 당선인도 특별사면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사의 내용을 읽어 보니 박근혜 당선인의 입이나 대변인의 논평으로 나온 얘기는 아니었고, 박근혜 당선인과 가까운 여권 핵심 인사의 사견에 불과했다. 그리고 인터뷰의 내용도 박근혜 당선인이 MB의 특별 사면을 반대한다가 아니라, 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서 침묵하는가에 대한 변명에 불과했다.

 

  기사의 내용은 두 문장으로 요약된다. 첫째, 박근혜 당선인은 MB가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사면을 단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둘째,  MB가 이상득 전 의원과 측근들 사면 문제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박당선인이 공개적으로 부적절성을 지적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여 침묵하고 있다. 이는 마치 강도가 칼을 들고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데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서, '나는 저 강도가 저 칼을 사용할수 없을거라 믿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습니다' 또는 '강도가 저 칼로 사람을 해치기 전에는 경고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하는 것과 같다.

 

  더욱 두려운 것은 이러한 사고 방식이 MB 마지막 특별사면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15년 동안 정치 판에서 유력한 정치인으로 살아오면서 박근혜 당선인이 어떤 논란이 있을 때 앞서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주장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어떤 이들은 박근혜의 장점으로 신중함을 꼽지만 논란이 있을 때 마다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고 소통하려 하기보다는 논란에서 피해있으려고만 하는 그를 신중함으로 포장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기사링크

[한계레] “박 당선인, ‘MB 형님사면’에 반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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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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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중요한 한 해였음에 틀림없다.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는, 현행법 대로라면 20년에 한번 오는 해였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정치인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두 민생을 말하고 대한민국을 살기좋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이야기 했다. 국민을 위한다고 얘기하며 머리를 조아리던 정치인들은 2012년이 지나고 2013년이 도래하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박근혜 인수위원회에서 하는 일들을 보면 정치인의 변신은 무죄인듯 하다.

 

  박근혜 당선인이 자신의 정치를 표현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신뢰와 원칙. 메모리의 한계 때문인지 거의 모든 유세에서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그의 앵무새 유세에도 신뢰와 원칙이라는 단어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리고 조중동은 그것을 그대로 받아 적어 신뢰와 원칙이라는 말로 박근혜를 포장해준다. 하지만 그의 정치 행보를 본다면 그가 신뢰와 원칙이라는 말의 뜻을 정말로 알고 사용하는지 의심스럽다.

 

  요즘 인수위원회에서 대선 전 유세 중 박근혜 당선인이 국민 앞에서 약속한 것에 반하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그 신뢰와 원칙의 수준이란게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대선 전 박근혜 당선인은 과도한 게임 규제에 대한 전향적 검토를 약속했었다. 게임 산업 등 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다는 말도 곁들였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지난 8일 손인춘 의원 등 이른바 친박계를 포함한 의원 17인은 셧다운제를 강화하는 법률 제정안을 기습 상정했다. 박근혜 당선인이 대선 때 이야기 했던 것이랑 정반대의 법이 대선 직후 상정되는 것을 보면 당선인이 무능하던지 아니면 대선 기간에 생각 없이 표를 위해 내뱉은 말이던지 둘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 외에도 해양수산부를 부산에 부활시키겠다던 박근혜 당선인의 약속 역시 부산사람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12월 9일 부산 부경대에서 열린 ‘국민행복을 위한 부산시민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부산에 해양수산부를 두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그 뜻을 여러차례 밝혔었다. 박근혜 당선인에게 투표한 부산 유권자 중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당선인의 부산 해수부 부활을 기대하고 표를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선이 끝나고 다른 얘기들이 나오는 지금 박근혜 당선인의 입은 굳게 닫혀있다.

 

  또한 야당 대표시절을 포함 후보자 시절에도 기업 총수들과 권력실세들에 대한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던 박근혜 당선인은 MB 측근들을 위한 특별사면 이야기가 나오는 지금은 침묵하고 있다. 심지어 박근혜 후보 주위에서는 차라이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이 욕을 먹으며 특별사면을 단행하는 것이 차기 정부에 짐을 덜어주는 일이라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대선 전에는 국민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국민들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표를 위해 자신의 모습을 숨기던 이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뉴스링크

[아이뉴스24] '게임죽이기' 법안 또 발의, 업계 '패닉'

[주간경향] 부활하는 해양수산부 ‘정박지’는 어디

[한계레] 박근혜 노무현 정부 땐 “사면 반대”…MB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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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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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대인 경제연구소 소장님께서 <세금혁명> 원고를 대선 이후 위로의 선물로 공개하셨습니다. 선대인 경제연구소 홈페이지 (www.sdinomics.com)에서 받을수 있는데, 제가 있는곳에서는 무슨이유에서인지 접속이 잘 안되더라구요. 한국에 있는 동생 통해서 받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저 처럼 읽고 싶은데 홈페이지 접속이 안되시는 분들이 계신가 해서 블로그에 <세금혁명> 원고 파일 올립니다. 혹시나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선대인 소장님께 트윗으로 여쭤보았더니 흔쾌히 허락하셨어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킨들을 통해 보시는 분들 위해 따로 킨들용으로 잘라놓은 파일도 같이 올릴께요. 선대인 소장님께 감사하다는 멘션과 주위 사람들에게 읽도록 강권 하는 것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건 어떨까요?

 

세금혁명.pdf 

세금혁명_kindle.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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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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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타까운 소식이 앞다투어 들려온다. 대선 이후 현대자동차는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 2000여명의 용역을 투입시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서로 다른 사업장의 3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선 후 꼭 3일만의 일이다. 21일에는 한진중공업의 복직노동자 최강서씨, 그 하루 뒤인 22일에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직노동자인 이운남씨와 서울민권연대 청년활동가 최경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왜 하필이면 대선 직후에 이렇게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일까?

 

   이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보인다. 지난 5년,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극심한 고통을 견뎌낸 노동자들이다. 그만큼 이번 대선을 통한 정권교체를 꿈꿔왔다. 대선 결과가 발표된 후 그들이 느꼈을 극심한 절망감, 앞으로 5년동안 새누리당 정부 아래에서 자본가의 폭압에 맞서 싸우며 더 피폐해질 삶에 대한 불안감이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당선인과 새누리당은 그에 대한 논평조차 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오마이뉴스의 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한 고위 관계자는 "이어지는 노동자들의 자살을 막기 위해서 박근혜 당선자가 무언가 조치를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뜸 "지금의 상황과 박근혜 당선자가 무슨 연관성이 있느냐"고 반응했다고 한다. 민생을 살리겠다고 했던 박근혜 당선자와 민생의 가장 밑바닥 노동자의 생명은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인가?

 

   물론 세분의 죽음을 모두 박근혜 당선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셨던 분이 당선 직후 국민의 죽음을 외면하는 태도는 그 말에 진정성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향후 5년동안 노동자들의 신음소리와 자살이 박근혜 당선자와는 무관한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두려움이 크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수 밖에 없는 사회적 상황은 보지 않고,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버리는 것은 아닐지 심히 우려된다. 정말로 민생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당선인 시절부터 지금 산적해있는 노동 현안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기업들을 향해서도 분명한 뜻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민주 진보 세력들도 이 참담한 소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애초에 지지 말아야 할 싸움에서 진 것이 문제다. 편을 나누기 좋아하는 사람들, 편을 나누어 내 책임을 줄이려는 사람들, 그리고 민주 진보 진영이 나누어지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으며 희생양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싸움에서 진 원인을 분석 할 때가 아니라, 이로 인해 상처입었을 사람들을 보듬고 더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메시지를 보낼 때다. 여소야대라고 하나, 민주 진보진영의 의석수는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적지 않다. 더욱이 그들이 대표하는 민심의 크기는 절대로 무시되어서는 안된다. 지금의 상황에서 이룰수 있는 사회 변화를 최대한 이끌어 내는 것이야 말로 앞으로 5년간 민주 진보진영이 해야 할 일이고, 그래야만 다음 대선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이 행복하지 않는 나라는 그 미래가 없다. 여야를 막론하고 세사람의 국민의 안타까운 죽음이 자신들의 책임임을 자각하고 빠른 시일내에 이들에게도 온기가 전해서, 또다른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뉴스 링크

[views&news] 대선후 잇단 노동자 자살. 박근혜 첫 시험대

[미디어오늘] “해고노동자들 잇단 자살, 박근혜는 논평하나 없다”

[오마이뉴스] 잇따른 노동 자살... "박근혜와 무슨 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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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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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잘 쓰지 못하고
매일 같이 반복해야하는 일을 잘 하지 못하는 내가 블로그를 개설했다.
내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에 어두움이 드리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제 18대 대통령이 뽑혔다.
아무리 다시 생각을 해도 분하다. 억울하다.
내가 싸운것도 아닌데. 패배감이 이렇게 몸속 깊이 들어올 줄이야.

전세계의 독재자 혹은 독재자의 후예들이 기뻐할 일이다.
독재자가 독재를 마친후 거기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하지도 진정한 사과조차 하지 않고도
아버지의 명예를 복권하겠다고 외쳐도.
민주화된 국가에서 대통령직에 오를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으니까.

민주국가의 국민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부끄럽고 창피하다.

자신이 하겠다고 내놓은 공약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는이가.
토론없이 살아온 삶을 증명이라도 하듯
전무한 토론능력을 TV토론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줘도
대통령의 자리에 오를수 있음을 손수 증명해보인 18대 대통령 당선인 박씨.
그리고 그의 무능력과 걸어온 삶의 얼룩들을 다 보고도
또 그 말에 속아서 찍어준 대한민국 국민들.
부끄럽고 창피하고 쪽팔린다.

나는 어떤 힘도 없고, 똑똑하지도 않다.
그래서 내가 할일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공부하고 정리하는것.
앞으로 대한민국에 닥칠 상황을 예측은 못하더라도.
내가 목격하게되는 그 일들을 하나씩 기록하는것.
그것이 내가 지금 세상을 향해 던질수 있는 조약돌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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