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참 좋은 단어다. 사전적 의미는 '격식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어머니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이란다. 사전적 의미를 몰라도 우린 엄마가 나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을 이르거나 부르는 말이란 것을 경험으로 배웠다. 배가 고프면 엄마를 찾았고, 아플 때도 엄마를 불렀다. 학교에서 사고를 치면 선생은 엄마를 불렀다. 놀랐을 때 나도 모르게 '엄마'를 부르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많은 이에게 태어나서 처음 배우는 말일테고 어쩌면 죽을 때까지 가장 많이 부르는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어제 그 '엄마'를 잃었다.


  대한민국 엄마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자칭 '대한민국 엄마부대 봉사단'이다. 이 단체의 이름을으로 보아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OO엄마 하듯, '대한민국'이란 이름을 가진 아이의 어머니들의 모임이거나, 대한민국 국민들이 강제로 입양당했거나. 씨바. 하는 행태를 보니 계모인 듯하다. 적고 나니 계모들께 죄송하다. 편견일 뿐인 것 안다. 그냥 동화 속 계모라 치고 넘어가자. 어쨌든. 필자가 알고있는 '엄마'와는 사뭇 다른 분들이 '엄마'라고 우기고 있다. 우리 '엄마'라면서 자꾸 '누나'가 어디 불편한 데 없는지만 살핀다. 자식들이 수백명 죽었는데, 아직 진상도 다 밝혀지지 않았는데, 석 달이나 지났으니까 조용히 하란다. '누나'가 불편해 하는 것 같아서...? 씨바 옆집 개가 억울하게 죽어도 그렇게는 말 안하겠다. (아래 동영상 참고) 


  '엄마'란 단어가 낯설어졌다. 이제 격식을 차리고 '어머니'라고 불러야 할지도. 수꼴들 때문에 잃은 단어들은 이 뿐만이 아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아울러 이르는 우리말 '어버이'는 밤에도 선글라스를 쓰고 계신다는 그 분들을 상기시킨다. 선열들이 피흘려 이룬 자랑스런 '민주화', 유서깊은 어종 '홍어', 우리 고유의 음식 '김치' 일베忠들 때문에 입에 담기 껄끄러워졌다. 제발. 더 이상 좋은 단어들 좀 뺏어가지 말자. 이러다 남는 단어라곤 욕설밖에 안 남겠다.


  덤. 수꼴들께 간절히 부탁. '어머니'는 건들지 말자. '저기요'라고 부를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듣기 좋은 노래도 세 번이면 지겨운데 이 석달 백일을 끄니까. 우리가 배타고 놀러가라 그랬어요. 죽으라 그랬어요? 사고난 거 이 사람들 뿐만이 아닙니다. 한 학교에 많은 학생들이 같이 죽어서 그런 거지. 세상에 대구지하철 사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누가 이런 소리합니까, 이게 너무 오래 끌었으니까 민생을 살려달라는 겁니다." - 송지현 엄마부대봉사단 부대표


  "금수원 근처에도 안 가면서 청와대와 국회로 쳐들어 가려고 한다는 비난 들어보셨습니까. 청와대와 국회가 스스로 세월호 사고의 뒷처리를 할 수 있도록 유가족들은 제자리에서 지켜봐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그렇게 해주시겠습니까. 세월호 유가족 해도해도 너무 합니다. 세월호 유가족들 해도해도 너무 합니다. 유병언 특별법을 마련해서 여러분의 아픔과 고통의 몇백배 유병언 재산을 몰수해서 여러분들한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 유병언 특별법입니다." -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





참조

"노래도 세번이면 지겨운데.. 우리가 죽으라고 그랬어?" 보수단체, 세월호 단식농성장 앞에서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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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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