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야권지지자들에게 희망이 보이는 듯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작은 안철수 김한길 등의 탈당이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향해 겨눠야 할 칼끝을 문재인 대표와 자당 의원들을 향해 겨누던 이들이 사라지니 당내 갈등이 줄어들었다. 10만명의 시민이 입당을 하며 지지를 보였다. 표창원·김병관·양향자 등 이른바 문재인표 인재영입에 지지자들은 만족했다. 더구나 비례대표라던가 호남의 어느 지역을 약속 받지 않았기에 이들의 진정성이 빛을 발했다. 이에 앞서 입당한 홍보전문가 손혜원은 차근차근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나갔다. 국민 공모를 통해 더불어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만들고, 이전과 다른 홍보 전략을 세워나갔다.


  이런 성과를 낸 후 문재인은 당권을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넘겼다. 김종인의 과거 국보위 전력이 마음에 걸렸지만 눈감고 넘겼던 것은 선거 전문가라고 알려진 그가 승리를 안겨줄 것이라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 대표시절 완성한 시스템 공천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을까? 이기러 왔다는 김종인의 감언이설에 눈이 먼 탓일까? 누구도 현재 상황을 예견하지 못했다.


  정청래는 2차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했고 재심마저 기각됐다. 뛰어난 의정활동 성적, 뛰어난 지역구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공천을 받지 못하자 지지자들의 극심한 반대가 일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납득할 만한 이유를 내놓지 못하고 '막말'이라는 궁색한 변명만 내놓았다. 이해찬 역시 공천을 받지 못해 결국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막상 쳐냈지만 대안조차 없는 형국이다. 공천관리위원회 역시 이 문제를 인정한다. 공천배제에 대해 묻는 기자를 향해서는 "정무적 판단"이라는 애매한 대답만 돌아왔다. 계속되는 기자의 질문에 김종인은 "쓸데없는 말 하지 말라"는 막말을 했다. 문재인 대표시절 영입한 김빈 예비후보는 청년비례대표 심사에서 떨어졌다. 김빈 예비후보는 트위터를 통해 "면접시간 5분도 이해하기 힘든데 결과가 이렇게 빨리 나온 것은 더욱 이해가 안 됩니다. 컷오프 이유에 대해 어떠한 설명이 없습니다. 납득할 수 없습니다. 내일 이의신청 할 생각입니다"라고 반발했다. 청년비례대표 부정심사 의혹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단독] 더민주 청년비례대표 부정심사 의혹 있었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떨어져서 지지자들이 화를 내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민주당 지지자들을 너무 무시하는 처사다. 누군가 심사에서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기준은 공정해야 한다. 입학, 입사 시험도 그러할 진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후보를 결정하는 일에서는 더더욱 엄정해야한다.


  30%까지 올랐던 더민주의 지지율은 정청래 컷오프 발표 이후 5% 급락했다. 정청래가 5%를 좌우하는 인물이라서? 아니다. 공천을 사유물처럼 생각하는 당신들의 행태가 꼴보기 싫어서다. 정신차려 더민주. 이대로 가다가는 100석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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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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