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다. 세월호 참사가 있은지 4개월이 지나갔지만 세월호에 대한 의문들은 해소가 되기는 커녕 커져만 가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화도 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마음이 지친다. 멀리서 사건이 해결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만 보고 있는 필자 같은 사람도 지치는데 세월호 유가족들과 그들을 도와서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키려는 변호사들 포함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40일 단식하고 병원으로 실려간 유민 아빠 김영오씨와 20일째 단식중인 가수 김장훈씨를 비롯한 문화 예술인들, 그리고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의 몸과 마음은 얼마나 지쳤을까?


  필자의 어머니가 아침에 지인이 보낸 카톡메시지라며 필자에게 이게 맞는 소리냐고 물었다. '새민년이 제출한 특별법대로면 또 다른 특권층이 생긴다는 지적'이라는 글이었다. 필자의 어머니는 지금까지 두번 같은 카톡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어제 아줌마들 모임에서 이 얘기를 한 아주머니가 꺼내길래 필자의 어머니가 이게 사실이겠냐고 일축하셨다고 한다. 그 내용을 읽어보니 세월호 유가족들은 아이들 죽음으로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파렴치한으로 몰아가는 거짓말 투성이었다.


   이 글의 내용을 옮기는 자체가 또 다른 유언비어 유포가 될까봐 전문을 싣지는 않겠다. 이 글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이 제안한 세월호 특별법 내용을 짜깁기하거나 세월호 특별법에 들어가있지 않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글에는 세월호 특별법에 가족 생활안정 평생지원에 더해서 TV 수신료, 수도요금, 전기요금, 전화요금 등의 공공요금 감면과 상속세 및 양도세 등 각종 조세감면 혜택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마치 이것이 유가족들이 주장하는 내용이고, 지금 세월호 특별법이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인양 설명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 이 법이 통과되면 대한민국에 재벌 부럽지 않은 특권층이 생겨나게 된다며 세월호 특별법을 막아야한다고 주장한다.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이미 지난달에 이와 비슷한 카톡문자를 심재철이 전달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있었다. 이번에는 그 내용이 더 악날해지고 거짓말이 더 붙었다. 누가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런 유언비어를 퍼뜨리는가? 그 목적은 세월호를 정쟁으로 이념논쟁으로 끌고가서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것이다. 글의 마지막은 그 목적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런 특별법이 통과되면 재벌 부럽지 않은 특권층이 생겨난다는 거다. 이미 특권층에 뺏길수 있는 것은 모두 뺏긴 계층의 불편한 심기를 건드리는 거다. 실제로 이 문자를 전달한 필자 어머니의 지인은 이전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했는데 이제는 반대 서명을 해야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진짜 이쪽 방면으로는 뛰어난 새끼들이라는 생각이든다.


  인터넷 검색 한번만 하면 드러날 거짓말을 어떻게 이렇게 할 수가 있을까? 필자의 어머니의 답은 간단했다. 어머니 세대는 검색하는게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저런 말이 안되는 내용을 보고도 이상하다고 느끼고 사실인지 알아보고자 하는 의지나 능력이 없다는 거다. 그래서인지 이런 악성 마타도어는 고연령대 아줌마들을 매개로 퍼져나가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이 원하는건 보상이 아니다. 보상을 원했다면 40일 단식하며 자신의 몸을 버릴 일도 없다. 돈 몇푼 벌겠다고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는 사람이 어디있는가? 게다가 국민들이 성금도 받지 않겠다고 거부한 유가족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가족의 요구는 단 하나 진상규명이다. 그것을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진상조사위원회에 달라는 것이다. 억울하게 죽은 아이들이 무엇 때문에 희생되어야했는지 그것을 알아내자는거다. 책임있는 사람들 처벌하고 국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고쳐서 다시는 이런 참담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유가족의 바람이다. 박근혜의 사생활을 캐내자는 것도 아니다. 그 긴박한 순간에 국정최고 운영자의 판단이 어떠했는지, 보고는 적절했는지 확인해서 고치자는 거다.


  국민이, 그것도 억울한 참사의 유가족이 단식을 하는 나라는 진짜 세계 어디에도 없다. 유가족이 40일 단식하고있는데 모른채 하는 정부는 북한과 대한민국 두 나라 밖에 없을 거다. 부끄러운일이다. 그런데도 박근혜는 이 일과 무관한듯 자신은 모든것을 잊은듯 행동한다. 유가족이 원하면 언제든 만나겠다던 약속은 5월이후 지켜진 적이 없다. 정말 세월호 유가족들을 죽이려는 것인지 묻고싶다. 교황에게 유가족을 위로해주어서 감사하다는 말이 그냥 해본 말이 아니라면 이렇게 모른척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박근혜씨의 결단이 없이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는 문제는 새누리당에서 절대로 받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유가족을 살릴 수 있는 것은 박근혜씨의 결단 밖에 없다. 박근혜씨의 결단을 이끌어 내는 것은 국민들의 압박 외에는 방법이 없다. 우선은 이런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사람을 보면 틀렸다고 얘기해주자. 끝까지 우기면 싸우자. 그리고 지치지더라도 세월호에서 관심을 거두지 말자. 힘들어도 끝까지 지켜보고 목소리를 내자. 그것이 억울하게 죽어간 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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