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사단 임병장 총기난사 사건, 28사단 윤일병 살인사건 등 군대 내 폭행 문제로 시끄럽다. 엽기적인 사건과 더불어 군대가 이 사건들을 제대로 수습하지도 못하고 은폐만 하려는 태도로 일관하여 국민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런데 군고위관계자들이 이게 다 노무현 탓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화일보 기사에 따르면, 14일 군고위관계자들이 노무현 정부에서 군 복무를 줄이는 바람에 현역 판정이 급증했고 그로 인해 부적격자들이 입대하게 되어 병영 내 구타·가혹행위 및 폭력과 자살 등 부조리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노무현 탓 할건가? 노무현 정권이 끝난지 벌써 7년째다. 노무현 정부의 군복무 단축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으면 시행할 당시 자신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그리고 노무현 정권이 막을 내리고 MB정부, 박근혜정부로 넘어오면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뭐하고 있었냐는 말이다. 자신들의 잘못은 시인하지도 않고 저렇게 남탓을 하니 무엇이 바뀌겠는가? 


  정말 나쁜건 이 논리가 매우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설득력을 갖는 다는 거다. 게다가 24개월, 26개월, 더 나아가 30개월 이상 군 복무를 한 남자들이 바라보는 군복무일수 감축에 대한 반감을 자극하여 동조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참으로 비겁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제시된 근거만으로 이것이 문제다라고 할 수 있을까?


  첫째, 가장 문제는 복무일수 감축이 아니라 현역 판정의 증가다. 복무일수 감축으로 현역 판정이 올라갔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현역병 판정의 잣대가 고무줄 처럼 왔다갔다 한다는 점을 자기들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왜 현역 판정이 늘었는가? 군대 갈 수 있는 자원은 줄어드는데 병력의 수를 유지하려다 보니 현역 판정이 느는 것이다. 병력이 정말로 저정도 필요한가? 그것부터 '커밍아웃'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벌써 수십년째 북한보다 몇배 더 많은 국방비를 써가면서 (군장성이라는 사람들 말에 따르면) 북한에 이길 수도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놓은 그 책임은 도대체 누구한테 있는가? 병력들을 총알받이로 전방 부대에 배치하여 전쟁 발발시 3일 버티면 미군이 와서 도와주는것이 대한민국 육군의 작전이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자라면 알고 있다. 그리고 테니스병, 골프병, 목욕탕병, 비서병, 공관병 등 사실상 국가 안보에 필요없는 곳에 병력을 낭비하고 있으면서 병력이 부족하다고 하면 어떻게 납득할 수 가 있겠는가? 그리고 병력수를 줄이는 것을 그렇게 반대하는 이유가 국가의 안보보다는 별들의 자리 보전에 있는거 아닌가?


  둘째, 현역 판정의 증가가 복무일수 감축의 영향이 있다하더라도 얼마나 그 영향이 있는지 설명하지 않은 채 저런식으로 호도하는 것은 정말 나쁘고 치사한 짓이다. 기사에서 현역 판정률이 복무월수 30개월이던 1986년 51% 에서 복무월수 24개월이던 2003년 86%로 상승, 복무월수 20개월이던 2013년 91%까지 상승했다며 마치 복무월수의 감축으로 현역 판정률이 많이 높아진 것 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현역 판정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인구수 변화다. 1986년에는 징병대상자가 44만5천명으로 2013년 징병대상자 35만4천명보다 약 9만명 많았다. 당시에는 군대에 가고 싶어도 갈 자리가 없어서 현역병으로 갈 수 없었던 거다. 그렇다면 당시에 '아들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산아제한 정책을 펼쳤던 전두환, 노태우 탓인가? 또한 대한민국이 부유해 지면서 병이나, 신체상의 문제로 현역으로 가지 못하는 사람의 수도 줄었을 것이고, 중고등학교 중퇴자도 줄었고,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 분명한데 이에 대한 연구 없이 간단히 수치 몇개 내놓고 이게 문제다 라고 하는 것은 술자리나 개인 블로그에 쓸 수는 있는 말이겠지만 군고위관계자들이 하기에는 책임 없는 자세다.


  셋째, 지금 육군에서 일어나는 일이 사실상 걸러져야 할 인물이 입대를 하게 되어 생기는 일인지 조금 더 생각해볼 일이다. 문제가 있는 병력을 병무청에서 지금 하는 신체검사로 완벽하게 걸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주로 병과 신체상의 문제만을 기본적으로 검사해서 걸러내는 그런 신체검사로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신체검사를 보완해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무리 보완한다 하더라도 문제가 되는 병력을 다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군에서 생활하는 것을 제대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문제를 예방하고 문제가 일어나도 최소화할 수 있다. 지금 육군의 문제는 사고칠 병사가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병력을 관리해야할 장교와 부사관의 자질이 정말 떨어진다는 점에 있다. 사실상 군인으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병사로 가기 싫어서 부사관이나 ROTC로 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 중 상당수가 병력관리 능력이 없음은 물론이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병사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대로된 간부가 통솔하는 부대는 문제가되는 병사가 들어와도 사고치지 못한다. 사고가 터지면 문제가 된곳만 땜질 하다보니 지금와서 그곳이 곪아 터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지금 대한민국 육군이 문제가 많다는 점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복무일수 감축이 아니더라도 병력의 감소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그렇다고 국민의 저항때문에 복무일수를 늘일 수도 없을 것이다. 지금처럼 계속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병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간구해야 한다. 정말 병력이 필요한 곳 외에는 병력을 줄이고 감시 카메라 등 첨단 장비와 화기들을 이용하여 병력의 감소에도 군의 전투력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라고 달아준 별인데 노무현 탓만 하고 있으니 화가 난다. 그리고 진짜 안보를 위한다면 북과 긴장관계를 풀어가면서 신뢰를 쌓아가고 서로 군사력을 줄여가서 결국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나라에 미래는 없다.


p.s.

  박근혜씨도 지난 대선기간에 군복무기간을 18개월까지 줄이겠다는 공약을 했다. 물론 지키고 있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다 노무현 탓인가?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문화일보] 盧정부 복무 단축해 현역판정 급증.. 부적격자도 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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