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 출품작에 대해서 오형국 광주시 행정부시장이 작품 수정 압력을 가하고 전시할 수 없다고 밝혀서 논란이 일었다. '세월 오월'(아래 사진)이라는 작품으로 박근혜씨를 허수아비로 풍자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7시간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 수도 없고, 무능함의 끝을 보여주고, 어느 것 하나 자신이 직접나서서 해결하지 못하는 박근혜씨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풍자로 풀어낸 작품이 무엇이 문제가 되어서 그것도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마저 전시되지 못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세월 오월


  '세월 오월'의 작가인 홍성담 화백은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이었다는 점에서 국가폭력에 의한 사건인 5·18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해 세월호와 오월을 합성해 제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화백은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으로 광주정신전을 하면서 이 정도의 패러디조차 하지 못하게 한다면 광주정신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광주시의 작품 수정 압력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오형국 행정부시장은 "광주시의 예산 지원으로 개최되는 광주비엔날레에서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광주시가 정부의 예산 삭감 등을 우려해서 박근혜씨의 심기가 불편해지는 그림을 유보 시킨 것이다. 이 자체로 대한민국에 더 이상 표현의 자유가 살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에 표현의 자유가 가장 많이 보장되던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을 희화화한 연극 같지도 않은 '환생경제'라는 쓰레기를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공연했었다. 그 내용은 지금 봐도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악의적이고 거짓말 투성이였다. 그리고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씨는 그 연극을 보고 활짝 웃고 계셨다. 당신 아버지 박정희 때였으면 거기 있는 모든 사람 다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서 병신되서 나올 정도였지만 그 중 아무도 끌려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그게 지금 대한민국에서 사라진 표현의 자유라는 것이다. 당시 논란이 되자 무엇이라고 했나? '연극은 연극으로 이해해달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박근혜씨는 풍자와 조롱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는가? 박정희씨가 반신반인이기에 박근혜씨도 1/4신 이라서 풍자해서는 안되는 건가?


환생경제 박근혜

환생경제 박근혜


  일본 산케이신문의 박근혜씨 7시간 행방불명 사건과 정윤회에 대한 보도를 이유로 자유수호청년단과 독도사랑회 등 시민단체가 각각 지난 6일과 7일 가토 지국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그 후 청와대에서 강경대응하겠다고 밝히자 검찰에서는 가토 지국장을 출국금지 요청 하는 등 신속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산케이신문에서는 이 기사에서 문제가 된 박근혜씨의 7시간 행방불명과 정윤회 관련된 내용은 조선일보 칼럼을 인용 한 것인데 왜 조선일보는 문제 삼지 않고 자신들만 문제 삼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사실 그 의혹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국민들 사이에서 돌아다녔었다. 아니 신문에 소개된 내용보다 훨씬 더 한 추측도 난무한다. (쫄아서 옮기지는 못하겠다.) 게다가 정윤회 관련 의혹이 계속 커진 이유는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동안의 박근혜씨의 행적을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사생활이라며 계속 감추려고 하기 때문이다. 세간의 의혹에 대한 신문사의 기사를 가지고 외교 문제로 까지 키우는 것은 자신에게 향하던 대학생들과 국민들의 비판을 단 하나도 받아들이지 못하던 아버지 박씨와 매우 흡사하다. 부전여전(父傳女傳). 즉, 애비나 딸이나. 씨바.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아버지 박씨 때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아버지 때는 잡아가두고 두들겨 패고 죽이는 것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면, 지금은 돈과 고발이라는 방법으로 상대방을 괴롭히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2004년 당시 박근혜씨가 최고 권력자이던 노무현 대통령을 근거없는 내용으로 비방하는 내용의 연극을 보면서도 어디 끌려가지도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것은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지키주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신이 죽이고 있는 그 표현의 자유 말이다. 당신이 누렸던 그 표현의 자유를 우리에게도 돌려달라!


p.s.

  7시간 박근혜씨가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또 다른 세간의 이야기를 옮길까 하다가 혹시 잡혀 들어가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으로 자기 검열을하고 적었던 것을 지우면서 박근혜 정부하에 살고 있음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씨바.


참고

[노컷뉴스] 박 대통령 허수아비 '묘사' 수정 '압력'…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오마이뉴스] '박근혜 패러디'는 불륜, 욕설연극은 로맨스?

[한겨레] 일본 기자 "왜 조선일보는 놔두고 산케이만 문제 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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