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주례회의에서 세월호 사고 진상조사 특검 추천권과 세월호 국조특위 청문회와 관련한 합의를 도출했다. 중앙일보는 '반가운 세월호 특별법 타결' 이라는 제목의 사설로 이번 합의를 환영하고 세월호 유가족은 '여야가 밀실 야합한 특별법'이라며 세월호 유가족을 두번죽이는 일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것만 보아도 이번 합의가 어느쪽으로 기울어졌는지는 명백한것 같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지금까지 한결같이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다. 진상규명. 아이들이 죽어가는데 도대체 국가는 무엇을 했으며, 최고 통수권자인 박근혜씨는 무엇을 무슨 보고를 받고 어떤 조치를 내렸으며 그 조치를 받은 각 기관들은 무슨 일을 했길래 302명이 갇혀있는 배에서 어떻게 단 한명의 생존자도 배 밖으로 구조하지 못했는가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같은 사고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국가의 재난 시스템을 제대로 정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유가족의 주장을 정부와 여당이 무시하고 계속 여야간 정치 싸움으로 끌고 다녔다. 그러던 중 나온 이번 여야간의 합의는 겨우 붙어 있는 유가족들의 마지막 숨통을 끊어버린 처사였다.


  7.30 재보선에서 야권이 질 때 부터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이렇게 힘없이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을 했었기에 크게 실망스럽거나 놀랍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새정치연합에 걸었던 마지막 기대는 접을 상황이 되어버린 것 같다. 새정치연합에서 이번에 세월호 특별법 관련해서 한 것이 무엇인지 돌이켜 보면 정말 광 팔고 표 구걸 한 것 외에 도대체 뭘 했나 싶다. 유가족들과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세월호의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필요하고 이것이 사법체계를 흔드는 것이 아님을 그토록 부르짖어도 제1야당의 귀에는 그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협상테이블에 앉으면서 자신의 패 하나를 까고 들어가는게 어디있나?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협상안이라며 기소권을 포기하고 수사권만 들고 나왔는지 알고 싶다. 기소권 없는 수사권은 마지노선 같은건데 그걸 첫 협상에 들고 나가면 새누리당에서 넙죽 감사합니다 하고 받냐는 말이다.


  그렇게 1라운드에서 깨지고는 특검하자면서 대신에 특검의 추천권을 야당에 주겠다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실책성 발언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관철 시키지 못하고 결국 추천권을 얻어내지 못한 채 현행 상설특검법에 맞춰 실시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이 특검 추천권 안 주겠다고 하니, 특검 추천권과 조사위 구성 둘 중 하나는 양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것"이라며 "어떤 게 더 진실을 밝히는데 중요한가 생각했을 때 조사할 수 있는 구성이 중요하다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인채택에 대한 합의는 하지도 못했다. 특검 추천권을 받지 못한 것도 어이가 없지만 그렇다면 그것 양보하면서 증인채택 문제 까지도 해결했어야 할텐데 그냥 하나 양보하고 하나 양보 받았다는 식의 말은 납득이 안된다. 지금까지 협상에서 계속 더 많은 양보를 해온게 새정치연합 쪽이라고 새누리당에서 증인채택 문제는 우리가 양보하겠다고 하지 않을 것은 길가던 세살짜리 꼬마아이도 알 것이다. 지금 분위기나 새누리당의 지금까지 행태로 봐서 정호성 청와대 부속실장 증인 채택은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때 가서는 어떤 변명을 국민들과 세월호 유가족분들 앞에 내어 놓을지 참~ 기대가 된다.


  김한길 전 대표가 조중동 신문을 보면서 정치 한다더니 새정치연합 전체가 그런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도대체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대변하겠다는 사람들이 무슨소리를 하는지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적어도 새누리당은 자기들에게 표주는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대변한다. 도대체 새정치연합은 누구 목소리를 대변하는지 모르겠다. 중도표를 끌어와야한다고 하면서 결국 자신의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가지 않게 만들고 있다. 남경필 도지사가 사회통합부지사를 야당인사로 임명하여 연정을 하겠다는 발표를 한 마당에 차라리 이 분위기로 중도 뿐 아니라 보수표도 긁어올 수 있도록 새누리당과 합당하여 새정치누리당을 만드는 것은 어떤가? 정말 언제까지 새누리당 2중대 역할을 할건가? 정신 못차리면 차라리 당을 깨고 새로 시작하는게 어떨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중앙일보] 반가운 세월호 특별법 타결

[연합뉴스] 세월호 가족 "여야 특별법 합의는 밀실 야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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