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설마 했지만 이렇게까지 한쪽으로 쏠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기동민 후보의 사퇴로 시작된 감동으로 적어도 조금의 희망은 보이는 듯 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글 쓰는 현재 새누리당은 5석을 이미 당선됐고 5곳에서는 확실하다. 동작을이 경합중인데 나경원 후보가 앞서 가고 있으나 표 차이가 조금 줄어가는 형국이라 여전히 미지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4곳에서 당선됐다. 15곳 중 10석 혹은 11석을 새누리당이 가져갔다. 5석이면 선전이라던 안철수 대표의 말이 씨가 된 것일까. 동작을의 향방과 관계 없이 선거에 대한 책임론이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거에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에 이르는 과정을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이번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의 지도부는 어떠한 정치력도 발휘하지 못했고 치밀하지도 못했으며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주기는 커녕 실망만 안겼다. 아니 실제로 선거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조차 보이지 않았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도 세월호 참사라는 정말 유례없는 국가적 참사를 등에 업고도 사실상 패배했던 것 아닌가. 진보 교육감 약진과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새누리당에 한석 이긴 것 때문에 가려져서 그렇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진짜 말도 안되는 참패 당했던거 아닌가.


  6.4 지방선거에서 민심을 읽었다면 반새누리, 세월호만 붙잡아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어야 하는데 공천 잡음 외에는 별다른 이슈 하나 만들어 내지 못한채 계속 끌려 다녔다. 대한민국 선거에서 새누리 나빠요 외치는 것으로 표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이 이미 여러번 증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전략이 부재한 현실이 정말 안타깝다.


  물론 기울어진 축구장에서 불평등한 게임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도 알겠다. 저쪽 지지자들은 아무리 무능하고 부정한 것이 밝혀져도 얼굴에 철면피 깔고 어차피 정치인은 똑같은 도둑놈이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 지껄이면서 1번에 표주는데 야권 지지자들은 이것도 따지고 저것도 따지고 조그마한 흠에도 투표를 포기해버리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선거를 진흙탕으로 끌고 들어가면 뒤집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도 이해가 된다. 게다가 언론은 중립을 지키지 않고 온갖 부정 선거를 다 저지르는 판에서 이기는 것이 어렵겠지. 하지만 주어진 환경 탓하기 전에 그 환경에서라도 무엇인가 보여주려 했는지, 어떤 감동을 안겨 줬는지 그것이 보이지 않으니 비판하는 것 아닌가.


  이번 선거에서 권은희 당선자를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광주 광산을에서 꽂으며 여러사람의 마음에 상처 주고, 그를 위해서 기동민 후보를 동작을에 전략공천 하면서 20년 지기 허동준의 가슴에 대못을 박게 만들고, 지지자들의 거센 단일화 요구도 기동민 후보 혼자서 감당하게 한거 아닌가. 그나마 기동민 후보의 결단으로 유권자들의 상처받아 아픈마음 달랬지만 지금 결과로 봐서는 그마저도 유권자들의 마음의 상처를 다 아물게 하지 못했다고 봐야한다.


  선거는 남의 편을 내 편으로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내 편에게 투표할 마음이 생길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묻지마 투표를 하는 저쪽에 비해서 야권이 불리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몇배는 더 잘해야 하는 거다. 어차피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당신들이 우클릭한다고 야권에 표 줄 사람들 아니다. 제발 당신들한테 표 줄 사람들을 봐라.


p.s

  글 쓰는 사이에 동작을도 개표가 끝났다. 9백여표차로 나경원 당선. 1.2%차이 낙선. 아쉽다. 사표가 얼마나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단일화가 투표용지 인쇄 전에 되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너무 아쉽다. 11:4. 전라도 3석에 수원정 1석으로 안철수 대표가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5석도 못 챙겼다. 참패다. 씨바. 선거는 끝났다. 끝났다고 그냥 놓고 쉴 수도 없다. 세월호 특별법도 있고 의료 민영화도 막아야 한다. 싫든 좋든 당신들이 최후의 보루인걸 어떻하나. 야당의 선명성을 보여달라. 지지자들에게 당신들을 뽑아야할 이유를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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