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후보(광주 광산을)의 전략공천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질 때 쯤, 재산신고 축소 의혹으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4대강, 조세피난처,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 등 굵직 굵직한 사건들을 파헤치며 최고의 탐사보도 뉴스로 진보 진영 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던 뉴스타파에서 권은희 후보의 재산신고 누락에 관한 보도를 내면서 진영 내에서 이를 두고 찬반의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쪽에서는 피아식별 못하고 왜 권은희 후보에 총질을 하느냐 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권은희 후보가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 사건 조사과정에서의 외압에 관한 진실을 이야기 하였다 하더라도 후보자로 나선 이상 검증을 받아야하고 뉴스타파에서는 공정하게 보도한 것일 뿐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 변모씨가 '뉴스타파는 강경친노세력들이 만든 뉴스로 권은희를 내버리면서 재보선 이후 안철수와 김한길까지 토사구팽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라는 덜떨어진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우선 이에 대한 권은희 후보의 해명을 먼저 들어보자. 서울신문 기사에 따르면 권은희 후보측은 “권은희 후보는 공직선거후보자 재산신고 규정에 따라 남편이 보유한 2개 법인의 비상장주식을 액면가로 신고한 것일 뿐 재산을 축소 신고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도 유권해석을 여러 차례 요청해 권은희 후보의 재산 신고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남편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의 재산은 신고하고 싶어도 현행법상 신고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규정상 저희가 임의로 재산을 더 신고하거나 축소 신고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권은희 후보 측에서는 법이 정하는 대로 했는데 유독 자신에게로만 향하는 논란의 화살이 억울할수 밖에 없겠다.



  그렇다면 이런 보도를 한 뉴스타파가 잘못한 것일까? 아니다. 뉴스타파는 언론으로서 할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최승호 PD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선거 보도에서 양측 후보들을 같은 잣대로 조사해 보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뉴스타파의 기본 방침이기도 합니다"라고 밝혔다. 정파적인 이해관계를 따진다면 이미 공정보도가 아닌 것이 된다. 뉴스타파 입장에서는 권은희 후보의 남편이 일명 페이퍼 컴퍼니를 차려서 부동산 투기를 한 의혹에 대해서 보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유령 회사'나 '부동산 투기' 라는 단어가 주는 충격을 고려해서 정말 부동산 투기인지, 투자과정에서 문제는 없는지 사무실이 없이 일명 '유령 회사'를 차린 목적이 무엇인지 좀더 자세히 취재하고 알려줬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은 든다.


  그렇다면 왜 유독 권은희 후보에 대해서만 이와 같은 십자포화가 이루어지고 있을까? 공천과정에서의 불만, 일베忠을 비롯한 수꼴들의 물어뜯기, 권은희라 개인의 높은 지명도 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것은 이런 의혹들이 권은희 후보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배반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왜 진보 진영후보에게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느냐는 한탄을 하지만 지지자들의 성향 자체가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을 어떻게 하겠나? 게다가 진보 진영에서 보수 진영을 공격할때 제일 앞에 내세우는 것이 바로 이 도덕성 문제이기에 지지자들의 높은 도덕성 요구는 어쩔 수 없는 결과이다.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하는 사람의 대다수가 새누리당의 작태에 화가나서 대안으로 새정치연합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 '페이퍼 컴퍼니'와 뉴스타파 취재진에 대응하는 권은희 후보의 보습에서 그렇게 싫어하던 새누리당의 모습이 보이니 배반당했다고 분노할 수 밖에 없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권은희 후보를 향하는 분노와 논란의 화살의 강도는 과하다. 남편의 부동산 투자회사도 그 과정에서 탈법과 편법이 있지 않다면 자본주의사회에서 합법적으로 투자를 통해서 재산을 늘리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다. 유령회사라는 것도 사무실이 필요 없는 경우 사무실 주소를 다른 사무소에 걸어놓는 것과 조세회피처에 탈세를 목적으로 세우는 페이퍼 컴퍼니와 사짜들이 사기를 치기 위해서 하는 것과는 구별을 해야하는데 유령회사라 하면 같은 것처럼 느껴져서 더 많은 불법을 저지른 것처럼 생각되는 것 같다. 김병국 전 외교안보수석의 경우를 뉴스타파에서 이야기 했지만 네이버 기사 검색결과 당시에 재산 축소 신고 논란에 대해서는 2개의 기사만 보일 뿐 대부분의 논란의 촛점이 그의 재산 생성과정과 위장전입에 있었다. 오히려 권은희 후보의 논란 때문에 요즘 기사에 김병국씨가 재산을 축소해서 신고했다는 기사가 더 많이 올라온다. 그런 점에서 권은희 후보의 억울함은 이해된다. 자신의 이전 행동까지 부정당하는 듯한 상황에 답답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선택한 길은 그런 억울함도 감당하며 나아가는 길이다. 권은희 후보, 건투를 빈다. 


p.s.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이러한 논란으로 이전 권은희 수사과장의 용기있는 행동이 매도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미 재보선에 출마할 때부터 저쪽편에서는 권은희 수사과장의 폭로가 정치적인것 아니었냐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해왔다. 진보 진영 내에서 권은희 후보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명확히 선을 그어서 수꼴들의 물타기 하려는 수법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참조

[서울신문] 권은희 재산신고 의혹에 “억울하다”…남편 재산 축소 의혹 해명 들어보니

[위키트리] 권은희 의혹 보도에 최승호 뉴스타파 PD 페북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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