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는 매 회 우리 사회의 충격적인 민낯을 보여준다. 지난 28일 방송된 '소년 잔혹사 - 그 여름, 18년 만의 고백' 편 역시 충격적이었다. 18년 전 여름, 피해자 김건우(가명, 당시 15세)는 아이비리그 대학원에서 신학 공부를 하던 전도사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게 됐다. 공부를 도와준다는 목적이었다. 명문대 대학원생에, 교회 전도사라는 타이틀 덕분에 가족들은 너무 쉽게 그를 믿었다. 15세 소년은 그 집에서 전도사를 포함 전도사의 동생, 또 다른 가해자 등 세명으로부터 체벌을 빙자한 '고문'을 당했다. 전도사로부터는 성폭행까지 당했다. 당시 가족들이 미국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전도사는 이미 런던으로 출국한 이후였다. 전도사의 동생은 증거불충분으로 기소되지 않았고, 단 한명 기소되었던 가해자는 보석금을 내고 나온 뒤 한국으로 도주, 기소중지 상태다. 전도사는 현재 한국에서 버젓이 목회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직후 네티즌들에 의해 가해자가 오창 성산순복음 교회 오베드로 목사라는 것이 밝혀졌다. 한미간 범죄인 인도조약이 맺어져 있으므로, 한국 법무부의 의지가 있다면 오 목사는 미국으로 송환돼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 (미 백악관 서명 : 오베드로 목사는 아니고, 보석금 내고 한국으로 도망친 공범 안재필씨 송환을 위해 6월 30일까지 10만명의 서명이 필요합니다. 클릭하시면 바로 링크된 주소로 이동합니다. 이름과 메일 주소 적으시고, 메일 컨펌 하셔야 완료 됩니다)




  소위 모태신앙으로 태어난 나는 많은 목회자를 만났다. 존경할 만한 인격을 지닌 목회자도 여럿 만났고, 다수의 목회자는 존경까지는 몰라도 좋아할 만한 사람이었다. 한 명의 미친 목사 때문에 전체 목사를 욕하지 말라는 소리를 하려는 거냐고?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존경을 넘어 추앙하고, 신의 위치에 목사를 놓은 교인들에 관해서다.


  목사가 밥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수년 전 부모님이 다니는 교회에 부임한 목사가 식사비를 낸 적이 있었다. 어머니는 수십년 신앙생활 중 그런 경험이 처음이란다. 밥 한끼 사는 것이 대단한 일화처럼 회자될 만큼 목사들은 대접을 받는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함(마태복음 20: 28)"이라는 예수의 가르침은 공허할 뿐이다.


  목사는 평신도보다 우월한 존재인가? 어릴 적 목사가 직업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교회 형들과 논쟁을 한 적이 있다. 월급을 받아서 생활하는데 직업이 아니라면 뭔지 따져 물었다. 당시 형들의 사고 체계에서 목사는 천한 노동자, 월급쟁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기억이다. 단적으로 목사들의 월급은 사례비란 이름으로 지급된다. 또한 목사님이 아닌 목사라고 부르는 것은 불경하다는 의식이 지배적인 것을 볼 때, 교회 공동체 내에 목사가 우월한 존재라는 편견이 만연해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종교 공동체의 리더를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신뢰로 이어졌을 경우 일어나는 부작용들을 우리는 수차례 목격해왔다. "빤스 내려라 해서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내 성도가 아니다"라는 주옥같은 명언을 남기신 불세출의 빤스 전광훈 목사,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병욱 목사 뿐만 아니다. 큰 목사님 얘기는 잘못 했다간 명예훼손으로 고발 당할 수도 있으니 패스. 무튼 목사와 관련된 내연녀, 돈문제와 관련된 스캔들은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뉴스에 나오지 않은 분들은 괜찮은가? (여자 문제 불거져 사임할 뻔 한 임OO목사님 미국 가셨다면서요? 잘 지내시나요? 그러게 디카로 여자 알몸 사진은 왜 찍으셨어요?)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터졌을 때, 교계나 기독교인들의 제식구 감싸기식 행태다. 사탄의 시험에 빠졌다는 것은 기독교인들의 단골 레파토리. 그럼 불륜 관계를 가진 여성이 사탄이냐? 목사의 부정과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 언론사 앞으로 달려가기 일쑤.("조목사 관련 PD수첩 방영 말라"...목회자·성도 등 1000여명 MBC 사옥 앞서 시위)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면 세상의 핍박으로부터 교회를 지켜야 한다며 달려든다. 우여곡절 끝에 노회 재판에 회부되어도 솜방망이 징계에 그친다.('성추행 논란'전병욱 목사 판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겼다) 이들 덕분에 빤스 전광훈 목사 아무 문제 없이 목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병욱 목사는 삼일교회에서 사과하고 사임했지만, 1년 6개월 만에 홍대 새교회를 개척해서 잘 살고 있다.


  목사도 인간이다. 그들이 인간으로 살 수있게 돕자. 죄를 지으면 합당한 벌을 받고, 월급을 받으면 세금도 낼 수 있게.


  ps. 오베드로 목사님, 설교를 잘하신다는데 유튜브에서 삭제되고 있대서 안타깝네요. 꼭 들어보고 싶었는데... 설교 못 듣는 아쉬움에 설교 좀 할게요. 방송이 나간 이후에도 강단에 서셨다면서요? 암요, 그러셔야죠. 홈페이지 닫으셨더라구요. 그런다고 없던 일이 되지 않을 거에요. 얼굴이 팔려서 한국에서 살기 힘드실 거에요. 미국 이민 추천 드려요. 가서 처벌 받고, 피해자분께 사과하고 그렇게 죗값을 치룹시다. 하나님께만 무릎꿇고 회개기도 하지 말고, 피해자분께 꼭 회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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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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