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국회 보이콧에 나선지 일주일 째다. 고작 '머리 자르기' 발언 때문이다. 물론 국민의당 입장에선 아프겠다. 얄밉고 짜증날 수도 있다. 자기네들은 존폐의 기로에 섰는데, 가혹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들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가해자고, 민주당이 피해자다. 추미애 대표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정국을 돌파할 뾰족한 수가 없다보니 무리수를 던진 것이라고 보인다. '머리 자르기'가 막말이면, 이언주 의원의 '미친놈들', '그냥 밥하는 아줌마' 발언은 무엇인가?


  물론 추미애 대표가 여당대표로서 조금 더 너그러운 자세를 가지고 포용하길 바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결국엔 국민의당을 흡수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차려진 상에 침 뱉은 꼴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을 받치고 있는 지지자들은 누구인가? 국민의당이 당을 깨고 나갈 때, 민주당을 지켜야한다고 입당한 세력들이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들의 입장에서 의석 40석을 탐해 도로 새민련으로 회기하길 바라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런데 소위 중진들의 생각은 다른가보다. 어제(11일) 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원혜영, 박병석, 오재세, 조정식, 박영선, 변재일, 문희상, 이상민, 이종걸, 설훈, 강창일, 이석현 참석) 흘러나온 이야기는 추미애 대표가 비판의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는 이종걸 의원이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추미애 대표의 과장된 표현이나 이런 것이 이 사태를 정치적으로 악화시키는 데에는 기여를 한 것 같습니다"라며 "추미애 대표의 그런 과한 표현에 대해서는 유감 표명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신율의출발새아침] 이종걸 "추미애, 국민의당에 유감 표명해야"


  민주당 의리 없는 것이야 하루 이틀 일 아니지만, 참 못났다는 생각이 든다. 저런 이야기들은 평론가들이라면 몰라도, 동료 의원이 하기엔 부적절한 것 같다. 설령 추미애 대표의 발언이 대표로써 부적절했다 생각하더라도, 그 발언으로 국회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하더라도 이런식으로 흔들면 안된다. 우리반 친구가 어디서 맞고 들어오면 평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더라도 찾아가서 싸워주는 것이 의리 아닌가? 하물며 당 대표가 공격을 받는데, 울고싶은 아이 뺨 때려준 격이라고? 유감 표명을 하라고? 민주당 지지자의 한 사람으로 나는 당신들 고매한 정치 평론, 양비론을 듣고 싶은 게 아니다. 우리 편이 맞으면 함께 맞아주고, 함께 싸워주는 모습을 보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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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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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 방향이 국민의당 윗선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주 의원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공명선거추진위원단장으로 당시 부실했던 검증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을 복기해보자면, 바로 하루 전 5월 4일 이용주 의원은 '권양숙 여사 친척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머리 숙인 직후다. 그리고 바로 5월 5일 조작된 증거를 흔들어 댄 것이다. 이쯤되면 권양숙 여사에 대한 사과 역시 의심해볼 여지가 있다. '우리는 잘못된 제보에 대해서 사과할 만큼 철저히 팩트 체크를 하고 있다. 따라서 이건 믿어도 되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또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이용주 의원에게 이 녹음 파일을 들려줬다고 주장했고, 이용주 의원은 자신은 듣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김성호 수석부단장과 김인원 부단장이 확인했고, 본인은 확인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어찌된 일인지 공명선거추진단장인 이용주 의원, 당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안철수 후보까지 캠프의 주요 결정자들은 중요한 제보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검사출신인 그가 고작 이메일 주소 확인으로 제보자의 검증을 끝냈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 또한 본인은 전혀 확인도 하지 않고서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는 복수의 제보자로부터 확인했다고, 제보가 가짜가 아니라고 확신에 찬 주장을 한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확인도 하지 않았으면서, 어떻게 확신 했던 것일까? 또한 사건이 밝혀진 이후, 이유미가 단독범행을 자백했다고 주장했지만 거짓으로 판명났고, 이준서와 이유미 사이의 카톡을 발표하면서 민감한 내용이 담겨있는 5월 8일의 카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용주 의원은 최소한 부실 검증과 허위사실유포에 대한 책임, 그리고 사건 축소은폐의 의혹을 받고 잇는 것이다.




  특히 박지원 의원의 입장이 곤란해졌다. 이에 앞서 박지원 전 대표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 했다.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바이버 메신저로 해당 내용을 전달했지만 보좌관이 관리하는 휴대전화라 확인하지 못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후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해당 자료를 확인해달라는 취지의 전화 통화를 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박지원 전 대표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의 최고위원이 입수했다는 상대진영에 대한 엄청난 폭로 증거에 대해 보좌관이 자의적 판단으로 보고하지 않았고, 박지원 의원은 확인해달라는 전화를 받고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박지원 전대표에 대한 수사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밝혀진 것에 의하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이유미에게 증거를 조작하라는 직접적인 지시를 내린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폭로 이후 이유미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메세지 내용을 미루어 짐작컨대, 증거의 신빙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재차 선거에 활용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이 문자는 5월 8일,이유미가 이준서에게 보낸 내용이다. "사실대로 모든걸 말하면 국민의당은 망하는 것이라고 하셔서 아무말도 아무것도 못하겠어요"라고, "오죽하면 문후보가 당선돼서 고소 취하하고 선처해주기를 기대하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유추해본다면 이유미는 최소한 5월 8일 이전(선거 중이던 기간)에 사실대로(드러난 사실은 증거조작)을 털어놓았고, 이 사실을 알고도 이준서와 국민의당은 이 자료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안철수는 법적인 책임에서는 한 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유미의 구명 요청에 답을 하지 않은 것이 사제간의 도리상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그 덕분에 똥물이 튀는 것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치적 책임은 피할 길이 없어보인다. 선거에 있었던 모든 최종 책임은 후보에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도 검찰의 조사 발표가 나오면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속초의 맛집을 즐기고 계시다는 안철수를 볼 때 '저 정도 밖에 안되는 사람이었구나' 싶다.


  이준서의 구속으로 제보조작 사건은 끝이 난 게 아니고 이제 시작이다. 검증의 1차적 책임이 있는 이용주 의원, 대표로 선거를 진두지휘한 박지원 의원, 선거의 최종 책임자이자 이준서를 영입한 안철수 후보까지,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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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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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 잘 날 없는 국민의당이다. 이번에는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대형 사고를 쳤다. 파업 중인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미친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 같은 막말을 퍼부은 것이 드러난 것이다. 공적인 자리에서가 아닌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발언이라지만 국회의원의, 그것도 원내수석부대표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라기엔 충격적이다.


  "솔직히 조리사라는 게 별 게 아니다.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시키면 되는 거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

[취재파일] 국민의당 원내 수석 부대표, 파업 비정규직에 "미친 놈들"..왜?




  이언주 의원은 서울대학교를 졸업, 사법고시에 합격, 대기업 임원을 역임하고, 국회의원이 된 엘리트 중의 엘리트다. 그런 그에게 비정규직 차별 문제에 공감하라는 것은 무리였을까? 공감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저런 식의 비하 발언은 국회의원으로서 바람직한가?


  이언주 의원의 발언은 첫째, 조리사에 대한 모욕이다.

  이언주 의원의 입장에서 밥을 짓는 일은 하찮은 것인지 모르겠다. 국회의원, 변호사는 고매한 직업이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조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정도로 치부하는지 모르겠다. 더 심하게는 식모 정도로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급식조리사는 그렇게 우스운 직업일까? 직업 진입의 문턱으로 평가하지 말고,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으로 가치를 평가해보자. 급식 조리사는 수백 명에서 천 명에 이르는 식사를 매일 책임지는 직업이다. 가사노동의 한 부분을 맡음으로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도운 사회 구성원들이자, 사회 생활을 하는 당당한 커리어우먼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수많은 엄마들이 도시락 싸느라 매일 전쟁을 치르거나 본인의 커리어를 포기했을 것이다.


  둘째, 여성에 대한 비하다.

  이언주 의원은 급식조리사를 '그냥 동네 아줌마'라며 비하했다. 이 발언은 급식조리를 정당한 댓가를 받아야하는 노동이 아닌 소일거리 정도로 치부한 발언이다. 수백인분의 식사 준비를 본인 가족 식사 준비하는 정도로 생각한 것은 아닐까? 단순히 양의 차이만이 아니다. 매 끼 다른 메뉴를 조리한다. 카레 한 솥 끓여서 이틀씩 먹는 수준이 아니라는 말이다. 단순 노동이 아니라 숙련이 필요한 직군이다.

  '밥하는 아줌마' 발언에선 '여성은 집에서 밥이나 하라'는 둥 가사노동의 가치를 폄하한 전근대적 시선이 엿보인다. '밥하는 아줌마'는 정규직 전환을 논의할 가치가 없다는 논리는 단순히 조리사에 대한 모독을 넘어서 가사노동에 전념하는 전업주부들의 노동까지도 폄하하는 발언이다.


  셋째, 주권자에 대한 모독이자, 반헌법적 발상이다.

  이언주 의원은 파업에 참여한 조리사들에 대해 '미친놈들'으로 매도했다.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이언주 의원의 주장에 일리있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작용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하고 논의해야한다. 그런 일을 하는 곳이 국회이고, 국회의원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이 위임받은 것임을 망각해선 안된다. 국회의원은 지지자들의 표를 받아 당선되지만 지지자들만의 대표가 아니다.

  더욱이 파업은 헌법으로 보장된 권리다. 어느 경우에도 침해되거나, 제한되어서는 안된다. '아이들의 밥 먹을 권리'를 빼앗지 말라고 말하는데, 아이들을 밥 먹일 의무는 조리사가 아닌 부모에게 있다. 조리사들은 그 의무를 대행하는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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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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