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마라톤의 의미는 성적이 아니라 완주에 있다"고 한다.
안철수. 중요한 선거 국면에서 결국 철수한다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였을까? 그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유학하던 시절, 베를린과 뉴욕 마라톤을 완주하는 모습으로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심지어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이라는 에세이집을 발간하기도 했으며,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400km 국토 종주 마라톤이라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대신하기도 했다.

정치인 안철수에게는 항상 '단일화'라는 물음표가 따라왔다. 정치 입문이 이른바 '아름다운 양보'로 시작되었기 때문일까?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 낀 제3세력이란 한계 때문일까? 2012년, 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단일화 이슈가 부각되었고,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도 결국 단일화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 20대 대선에서도 언제나처럼 단일화와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안철수 후보의 대답은 '완주'였다. 대충 인상적이었던 것만 추리자면
▶안철수는 지난 1월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관련 질문에 "'안일화'라고 못 들어보셨냐"라며 "안철수로 단일화, 그게 시중에 떠도는 말"이라며 완주 의사를 밝혔다.
▶지난 2월 14일 대구 동성로 유세 현장에서 "이번에도 철수하실 거냐"는 유권자의 질문에는 몇 번을 '안 철수'라며 철수를 하지 않는다고 확언했다.
▶지난 2월 18일 유세차 사고로 숨진 충남 논산·계룡·금산 손평오 선대위원장의 영결식에서는 "저 안철수, 어떤 풍파에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함으로써 손 동지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결코, 굽히지 않겠습니다"라고 완주 의사를 재확인 했다. 그리고 이준석은 "고인이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고인의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나"라며 "국민의당 유세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들어가기 전에 유서 써놓고 가시나"라는 패드립을 시전한다.
그런데 결국 또 철수. 그것도 자신의 선거를 돕다가 사망한 '손동지'를 조롱한 이준석이 당대표로 있는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는 결정. 단일화 발표 후 기자들에게 "내가 국회의원으로서 열심히 입법활동을 했지만 그걸 직접 성과로 보여주는 그런 행정적 업무는 하지 못했다. 할 만한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라고 밝힌 것을 보면 총리 자리 하나 약속 받았나 봄. 행정 경험을 쌓고 21대 대선에 국민의짐(앗 오타) 후보로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싶다는 속내인가 본데, 내 대답은
"정치인 안철수 R.I.P"
이제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의 역할만 남은 안철수, 그는 과연 윤석열을 찍을까? 1년후 그의 손가락을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불과 일주일 전 울산에서의 연설이다.
정말로 답답한 일은 후보가(윤석열) 자격이 없다는거를 다 압니다. 그런데 상대방은(이재명) 떨어뜨려야 된다. 그것때문에 무능한 거 알면서도 그사람(윤석열)을 뽑는다는 겁니다. 그게 패배주의 사고방식 아닙니까?
그사람(윤석열)이 당선되면 그 다음에 대한민국 어떻게 됩니까? (망가집니다~) 1년만 지나고 나면 내가 그 사람 뽑은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지금까지 자른 손가락이 10개도 넘어서 더 자를 손가락이 없습니다.
세줄 요약.
1. 정치인 안철수의 셀프 부고 기사
2. 또 철수의 확인
3. 지지자들의 단지(斷指)를 종용하는 냉혹한 정치판
ps. 안철수는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 뽑을 듯. 손가락은 소중하니까.
'욕먹는 담벼락 > 대한민국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재명 0.8% 패배, 완주한 심상정을 희생양 삼지 말라 (1) | 2022.03.11 |
---|---|
윤석열 삿대질, 쩍벌 구둣발부터 계속되는 태도 논란 (0) | 2022.03.07 |
이준서 구속영장 발부, 이용주 박지원 안철수 "나 떨고있냐?" (0) | 2017.07.12 |
'밥하는 아줌마' 막말 이언주 의원, 지탄받는 세 가지 이유 (0) | 2017.07.10 |
문준용 의혹 조작, 박주선 말고 안철수 나와라 (0) | 2017.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