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조작 사건 공모 여부를 두고 조사중에 있는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지난달 폭행사건으로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TV조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29일 국민의당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인천의 한 공원에서 39살 남성을 폭행했다. 영상을 보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을 말리는 듯한 두 명과 실갱이를 하고 있다. 초록색 옷을 입은 남자가 그 앞에 무방비 상태로 앉아있다.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와 몸싸움을 하는가 싶더니 앉아있는 남성의 얼굴을 향해 그대로 발길질을 한다. 남자는 멀리 도망가 주저앉는다. 저항 같은건 하지 않는다. 전치3주 진단을 받았고, 현재 경찰에서는 불구속 의견으로 송치된 상태로 알려졌다.




  이 폭행 사건이 국민의당과 연관이 있는지 아직 판단 할 단계는 아니다. 폭행의 이유도, 피해자, 동석자들의 신원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TV조선에서 영상을 입수한 경위, 한 달이 지난 이 시점에 공개된 것까지 궁금한 지점이 많다.


  이준서란 인물을 빼면 특별할 것 없는 영상이기 때문에, 관련 없는 3자가 우연히 촬영하여 한 달이 지난 지금 제보했을 확률은 없어보인다. 최소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을 알고 있는 인물이 촬영하고 묵혀둔 것이라고 의심된다. 영상이 폭행 증거로 제출이 됐고, 경찰로부터 흘러나왔다고 하기에도 찝찝하다. 다른 증인이 없는 상황도 아니고, 제 3자가 경찰서에까지 출두해서 영상을 제출해야할 필요성이 납득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피해자가 어떠한 저항이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준서가 서 있고 피해자는 상체를 약간 숙인채 앉아있다. 마치 무슨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발길질에 나가 떨어진 이후에도 별다른 대응이 없다. 개인사정이라고 했는데, 대체 무슨 일이기에 얼굴을 향해 발길질을 할 정도로 화가 난 것일까? 그것도 원내 3당의 최고위원까지 지낸 당직자가 벌건 대낮에 보는 눈이 많은 공원에서 발길질을 할 정도로.


  현재 나온 정보만으로 '국민의당에서 이준서까지는 자르기로 결정하고 터트렸다'라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이준서를 끌어안기에 더 부담스러워진 것은 사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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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 형과 글쟁이 동생 쌍둥이 형제의 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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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가 정치인, 아니 정치 대안으로 떠올랐던 2011, 누구도 안철수의 소통에 대해 감히 의문을 제기할 수 없었다. 글을 쓰기 위해 당시 기사들을 찾아보니 별 걸 다 '소통행보'라고 한다. 책을 내는 것도,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도 모두 소통이었다. 돌아보니 웃기다. 연예인이나 정치인이 매체에 나오는 걸 소통이라고 하지 않잖아? '기업 광고를 찍어도 소통행보라 하겠네, 씨바'라고 생각했다. 6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나도 당시에는 안풍에 취해있었기에 소통해주시는 안철수님께 감사했다. 돈과 시간을 들여 '안철수의 생각'을 읽었다. 사실 대단한 식견이 담겨있는 책도 아니었는데. 그래도 뭔가 고마웠다. 이런 세상이 되면 좋겠다, 그랬다. 뭐 메시아 같은 거. MB 가카 치하의 엄혹한 세상, 가끔이지만 촛불집회에 나갔다가 안성행 첫 차에 몸을 싣는 삶은 피곤했다. 친구들은 시위 한 번 잘못 나갔다가 연행 되어서 군대도 원하는 때에 못가고. 추운 겨울 물대포 앞에서 '온수'를 외치던 그 때, 그때가 바닥인 줄 알았다. 박근혜가 당선될 줄 누가 알았겠나. 어쨌든 명박산성을 세우는 불통시대를 끝내 줄 메시아가 필요했다.

 

  안철수는 소통의 상징이었다. 전국을 순회하며 청년들과 만나 소통하고 공감했다. 나는 가본 적 없지만, 그런 이미지였다. 저 사람은 나이도 많은데, 가진 것도 많은데, 기득권인데도 우리들 목소리를 경청해주는구나. 이런 사람이 정치 지도자가 된다면 단지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을 넘어서 바꿔줄 수도 있겠구나.

 



  안철수의 소통에 의문을 갖게 된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측근으로 알려졌던 금태섭 변호사의 저서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를 읽게 된 것이다이 책에서 금태섭 변호사는 안철수의 소통에 대해 신랄한 문제 제기를 한다캠프의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았고모든 중요한 결정이 비선라인을 통해 결정된다고. 2012년 대선후보 사퇴할 때도,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과정도 공식라인의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료 의원들과의 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던 것 같다. 김광진 전 의원은 팟캐스트 방송 장윤선의 팟짱에 나와 같은 당 의원 50명이 모였는데 안철수와 전화 연결되는 의원이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다. 안민석 의원은 tbs 방송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서 국정감사 기간 동안 동료 의원들과 밥 한 끼 한 적이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안민석 의원이 밥을 못얻어 먹어 삐친 것처럼 발언을 호도했다. 본질은 동료 의원들과의 소통이 없다는 지적이었는데, ‘혼밥만 남고 뉴스공장은 방심위에서 징계를 받았더랬다.


  언론과의 인터뷰도 소통의 달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이 없기로 유명했다질문을 받지 않는 기자회견은 사실 의미 없다그냥 보도자료를 텍스트와 영상 버전으로 만들어 보내면 그만일 일이다. 국민과 소통하자고 하면서 언론의 질문을 피하면 가가호호 방문하겠다는 건지.


  '제보조작 사건' 국면에서 안철수는 소통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질의응답은 커녕 기자회견조차 없다. 조작에 관여를 했든 하지 않았든 선거의 최종 책임자이자, 범죄의 수혜자인 그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식 블로그엔 관련 질의를 하면 글이 삭제되고, 댓글이 제한된다. 안철수가 변한 것일까, 2011년의 내가 안철수를 오해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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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우리 국민이 뽑은 소통의 달인은 누구였을까? 2011년 12월 1일 MBN의 개국 설문조사에 따르면 안철수였다. ('소통의 달인' 안철수…유명인 11명중 1위) 5점 만점에 3.87점. 문재인 현 대통령보다도, 유시민 작가보다도 0.8점 이상 높은 수치다. 이명박 가카와 비교하면 거의 더블 스코어. 그도 그럴 것이 2011년은 정치인 안철수가 탄생한 배경이 된 소위 '안풍'이 전국을 강타했던 해였다. 전국을 돌며 청년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청춘 콘서트를 통해 그는 '소통의 아이콘', '청춘의 멘토'로 급부상 했었던 해였다.


  

2011년 12월 1일 매일경제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지도 벌써 열흘째, 소통왕 안철수는 아직 말이 없다. 즉각 페북으로 하려고 했다는 입장 발표는 하루하루 늦어지고 있다. 이러다 대법 판결이 난 이후에야 입장발표 하는 건 아닐런지.


  안철수가 어떤 입장 발표를 할지 궁금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이름을 검색해보지만 새로운 뉴스가 없다. 그러던 중에 검색에 걸린 글 제목 하나가 눈에 띄었다. '해외동포인 내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이유'라는 글이었다.


  솔직히 후지단 생각밖에 안들었다. 무릎팍에 나온 안철수의 이미지를 늘어놓고 갑자기 미국을 찬양하고 그래서 안철수가 짱이라는 구조를 지닌 참으로 이해해주기 괴팍한 글이었다. 디씨 갤에서 퍼온 글이라는데, 링크 타고 간 원본 글에 수준 높은 글이란 댓글에 한번 더 놀랐다. 나도 글 쓸땐 집중해서 열심히 하는데, 하아. 무튼.




  또 한 번 놀란 건 찬양일색의 댓글 때문이었다. 몇 개만 캡쳐해봤다.




  문준용씨는 이 사건의 피해자 아닌가? 안철수는 범죄의 수혜자였고. 문준용이 조사 받으라는데, 조사 받는다면 결과는 믿을거야?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검찰, 정권 욕 하면서 안 믿을 거면서. 대한미국은 그냥 해프닝 아닌가? 대통령이 저런 실수도 공개 사과해야해? 국민의당이 민주당이랑 손 잡고 안철수 죽이기에 나선다는 대뇌망상은 참. 이유미는 안철수에게 도움 안되는 일(?)을 했다는데, 민주당이 기획을 했고 이유미가 프락치라는 거야? 그런데 왜 아무도 지적하지 않지? 이상한 일이네. 하고 댓글을 남겼다. 조금 거칠었는지도 모르겠다. 밤꽃냄새가 너무 진해서 조금 흥분, 아니 짜증이 났다. 그런데 내 댓글에 누가 댓글을 달았다는 알림을 보고 다시 들러봤는데.


  얼레? 내 댓글이 다 지워졌다. 나를 거론하면서 시비터는 댓글은 남아있고. 그리고 내 아이디는 제한을 걸어서 더이상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재미있어서 댓글 단 거 아닌데, 허위 사실이 마치 사실인양 퍼지는게 싫었고, 걱정돼서 댓글 몇 개 썼는데. 솔직히 내가 10선비 기질이 다분해서, 지적질 하는걸 좋아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 그런데 댓글을 다 지울 일은 아니지 않나? 개인 블로그면 그럴 수 있지. 그런데 정치인 공식 블로그잖아. 팬페이지나 팬카페에 들어가서 그랬다면 매너가 아닐 수 있는데, 블로그 잖아. 팬이 아닌 사람들도 드나들 수 있는. 안철수는 연예인도 아니고, 정치인인데. 사안에 대해서 입장을 묻는 내가 잘못된 것인가? 그리고 소통의 달인이라면서, 이게 소통이야?


  그래서 형 아이디를 빌려 다시 댓글을 달았다. 또 지울까 싶어 이번에는 조금 더 정중하게. (파란 박스가 본인)



  다 지워버려서 현재 남은 건 쉐도우 복싱 뿐.




  참 기분 더럽다. 지울거면 얘 것도 지워야지. 꼭 내가 삭제될 만한 수준의 댓글을 달았거나, 얘 주장대로 무논리, 일관성 없는 억지 주장을 한 것 같잖아. 더 짜증나는 건 내가 진 거 같잖아? 


  안철수의 블로그에는 안철수 비판 댓글은 달면 안되는 거구나. 안철수식 소통은 듣고 싶은 말은 박제하고 듣기 싫은 말은 지우는 '조작'인 것이구나. 게다가 문빠는 문재인 블로그 가서 놀라는 안빠의 발상. 안철수에게 듣고 싶은말,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왜 문재인 블로그에 가야하지? 좋은 말만 듣게하고 싶은 그 마음 모를 것은 아니지만, 정치인이라면 응당 겪어야 할 일 아닌가? 그에게 안철수는 연예인일 뿐인 것일까?


  꼬운 안빠들은 댓글 달아라. 나는 이제껏 댓글 지워본 적 한 번도 없다. 이 블로그는 소통하자고 만든 블로그니까.


ps. 안철수가 블로그 운영하는 건 아니잖아요, 하면 더 할 말은 없다. 안철수는 뭐 얼굴 마담일 뿐이고 죄다 수족들이 잘못하는 거면. 뭐하러 안철수를 비판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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