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를 빈다

저자
김어준 지음
출판사
푸른숲 | 2011-12-19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Q, 난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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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선택의 누적분이 곧 당신이다. 모든 선택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을 감당하는 거다. 사람들이 선택 앞에서 고민하는 진짜 이유는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 선택으로 말미암은 비용을 치르기 싫어서다.

 


 

  몇번을 읽어 보려 했지만 뻔한 이야기를 번지르하게 포장했을 것만 같은 느낌이라 망설이다 겨우 읽었다.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아서인지 생각보다 내용이 나쁘지 않다. 그렇다고 인생 메뉴얼이라는 거창한 부제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이 책은 나, 가족, 친구, 직장, 연인의 다섯장으로 이루어져있다. 각 장에서는 수많은 고민 사연들이 소개되고 각 사연마다 김어준 총수의 진심어린 충고가 담겨있다. 대부분의 고민의 내용들이 서로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비슷하다. 그래서 김어준의 상담 내용 또한 한 줄로 요약가능하다.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설 수 있는 결정'을 내리라. 그리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면된다.

 

  저자가 책에서 지적하듯 대부분의 고민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한 고민이고, 대부분 자신의 마음에 이미 한쪽을 선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하고 상담을 요청하는 이유는 그 선택에 따르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싶어서이다. 그렇다. 내 욕망을 충족 시켜주는 선택과 그 선택을 했을때 받을 수 있는 비난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이다. 김어준의 선택은 명확하다. 둘중에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그 선택으로 따르는 모든 책임을 지라.

 

  1장이 자기 자신의 삶을 자기가 선택해서 살라는 내용이라면, 2,5장은 남의 삶에 이것 저것 참견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연인을 남이라고 인식하는데 큰 거부감을 드러낸다. 김기춘씨의 '우리가 남이가'가 먹혀들었던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렇다 보니 부모는 자식 인생의 중요한 선택들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것인 양 독식하고 이런 과정에서 독립하지 못한 유아적 성인들이 세상에 많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부모 자식 관계보다 더 심한 문제가 있는 것이 바로 남여 관계이다. 내 연인과 그의 옛연인과의 관계, 그의 친구관계, 심지어 그의 직장 상사와의 관계까지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물론 연인으로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조언을 할 수는 있지만 거기까지. 그 이상은 오지랖이고 남의 인생에 대한 참견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완전한 해법 따위는 없다. 언제나 스스로 판단해서 선택하고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다할 뿐. 그래서 언제나 고민하고 좌충우돌 할 수밖에 없는 인생들을 위해 김어준은 말한다. '다들, 건투를 빈다, 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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