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12년

저자
솔로몬 노섭 지음
출판사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4-02-1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노예해방 전쟁의 도화선이 된 작품!“흑인으로 태어난 순간부터 자...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인상깊은 구절

"제가 딱 한마디만 하죠. 전부 다 잘못된 겁니다. 전부 다요. 노예 제도 속에 정당하거나 정의로운 요소는 단 하나도 없어요. 이 노예 제도는 말이죠, 도대체 무슨 권리로 검둥이들을 그렇게 마음대로 부리는 겁니까?"... "헌법에도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구속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고요. 물론 당신은 재산을 잃는 게 겁나겠지만, 자유를 잃는 게 훨씬 더 겁나는 일이랍니다."

 


 

내용 요약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던「노예 12년」을 읽었다. 책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미북부에서 자유인으로 살고 있던 저자 솔로몬 노섭이 납치되어 남쪽에 노예로 팔리게 되고 극적으로 자유인으로 돌아오기까지 12년 동안 노예로 살았던 처절하고 끔찍한 시간의 기록이다.

 

  솔로몬 노섭은 노예 제도가 폐지된 뉴욕 주에서 태어나 30년을 넘게 자유인으로 살아가던 흑인 바이올린 연주가였다. 그런 그에게 두명의 백인이 찾아와 자신들과 함께 워싱턴에 가서 연주를 하고 돈을 벌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그 선택이 가져올 무자비한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 채 그들을 따라서 워싱턴으로 돈을 벌러갔던 그는 자유를 박탈 당한 채 워싱턴의 노예 상인 제임스 H 버치에게 팔리게 된다. 버치는 그와 몇명의 노예들을 배에 태워서 사업 동료인 뉴올리언스의 노예 상인 시어필러스 프리맨(노예 상인의 성이 Freeman이라니. 이 얼마나 안성맞춤형 성인가.)에게 건낸다.

 

  프리맨의 노예 수용소에서 그는 그의첫번째 주인 윌리엄 포드를 만나게 된다. 노섭은 그의 첫번째 주인인 윌리엄 포드에 대해서 상냥하고 품위있고 인간적인 주인으로 묘사한다. 그는 가족과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평생 포드의 노예로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포드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런 포드도 그런 환경에서 나고 자라서 노예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종으로 부리는 일이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포드의 재정상태가 나빠져서 노섭은 두번째 주인인 티비츠에게 팔리게 되고 마지막으로 엡스에게 팔리게 된다. 두명의 주인들은 전형적인 노예 주인으로 "노예는 가격만 더 셀 뿐 집에서 기르는 개나 노새와 다름없다고" 여기는 자들이었다. 이들은 노예들의 조그마한 실수에도 가혹한 형벌과 폭력을 일삼았고, 과도한 노동과 무자비한 폭력을 피해 도망치다 잡혀 온 노예는 죽기 전까지 채찍질을 하였다. 그렇게 도망치다 잡혀온 노예는 "상처가 욱신거릴 때마다 무시무시했던 처벌을 떠올리며 다시는 도주 따윈 생각도 안하게 되었을 것이다." 자신의 기분에 따라서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였으며 여자 노예는 노리개로 삼기도 하였다. 그들은 노예를 쉽게 죽이지는 않았는데 이는 노예의 생명이 귀해서가 아니라 노예가 자신의 큰 재산이기 때문에 죽이지 않았을 뿐 자신의 노예를 죽이는 데에 법이나 도덕, 양심의 가책 등 다른 걸림돌은 없었다. 그들의 자식 또한 그런 환경에서 자라 노예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채찍질을 하고, 이를 보는 아비는 흐뭇한 마음으로 그 자식을 바라보니 그들의 잔인한 본성이 더욱 악해지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희망을 잃은 채 겨우 살아가던 노섭은 그의 표현을 빌자면 구세주와 같은 케나다 출신의 백인 배스를 만나 그를 통해 노섭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편지를 부칠 수 있게된다. 솔로몬 노섭은 그의 사정을 알게 된 뉴욕의 많은 사람들과 변호사 헨리 B 노섭의 도움으로 지옥과 같은 삶에서 자유인으로 돌아오게 된다.

 


 

  책을 읽는 동안 몇번을 책을 놓아야 했는지 모르겠다. 눈물이 나고, 화가나서 더 읽어 내려가지 못할 때도 몇번이나 있었다. 지금 와서보면 말도 안되는 인종차별이 불과 100여년 전에는 일상생활 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100여년전에 지구 반대편에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우리들은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인종차별은 어렵지 않게 마주 할 수 있다. 흑인들(아프리카인을 차별하는게 아니라 흑인을 차별하는 거다. 아프리카에서 온 백인들은 차별받지 않는다) 그리고 동남아 사람들에 대한 일부 사람들의 차별은 도를 넘어선지 오래다. 백인에 대한 사대주의 역시 또 다른 형태의 인종차별의 표현이다.

 

  타인종 또는 외국인에 대해서만 차별을 하는 것도 아니다. 일베忠들의 이유 없는 전라도, 장애인, 여성에 대한 차별은 날이 갈 수록 그 강도가 세어지고 있고, 잔인성 또한 증폭되고 있다. 그들은 노예 12년에 나오는 티비츠나 엡스와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없다.

 

  일베忠이 아닌 일반인들은 차별에서 자유로운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부모의 재력, 학벌, 성적, 직업, 연봉 등등 많은 것으로 사람들을 평가하고 또 차별한다. 어쩌면 그 많은 차별의 이유 중 몇가지는 100년이 지난 후에 우리의 뒷 세대가 어떻게 저렇게 비인간적인 차별을 했냐고 분노할지도 모를 일이다. 솔로몬 노섭의 말 처럼 "개인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관습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윌리엄 포드처럼 선한 사람도 노예제의 잘못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관습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인류의 진보를 위해서 우리는 좀 더 많이 사유하고 잘못된 점을 고치려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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