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우리 국민이 뽑은 소통의 달인은 누구였을까? 2011년 12월 1일 MBN의 개국 설문조사에 따르면 안철수였다. ('소통의 달인' 안철수…유명인 11명중 1위) 5점 만점에 3.87점. 문재인 현 대통령보다도, 유시민 작가보다도 0.8점 이상 높은 수치다. 이명박 가카와 비교하면 거의 더블 스코어. 그도 그럴 것이 2011년은 정치인 안철수가 탄생한 배경이 된 소위 '안풍'이 전국을 강타했던 해였다. 전국을 돌며 청년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청춘 콘서트를 통해 그는 '소통의 아이콘', '청춘의 멘토'로 급부상 했었던 해였다.


  

2011년 12월 1일 매일경제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지도 벌써 열흘째, 소통왕 안철수는 아직 말이 없다. 즉각 페북으로 하려고 했다는 입장 발표는 하루하루 늦어지고 있다. 이러다 대법 판결이 난 이후에야 입장발표 하는 건 아닐런지.


  안철수가 어떤 입장 발표를 할지 궁금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이름을 검색해보지만 새로운 뉴스가 없다. 그러던 중에 검색에 걸린 글 제목 하나가 눈에 띄었다. '해외동포인 내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이유'라는 글이었다.


  솔직히 후지단 생각밖에 안들었다. 무릎팍에 나온 안철수의 이미지를 늘어놓고 갑자기 미국을 찬양하고 그래서 안철수가 짱이라는 구조를 지닌 참으로 이해해주기 괴팍한 글이었다. 디씨 갤에서 퍼온 글이라는데, 링크 타고 간 원본 글에 수준 높은 글이란 댓글에 한번 더 놀랐다. 나도 글 쓸땐 집중해서 열심히 하는데, 하아. 무튼.




  또 한 번 놀란 건 찬양일색의 댓글 때문이었다. 몇 개만 캡쳐해봤다.




  문준용씨는 이 사건의 피해자 아닌가? 안철수는 범죄의 수혜자였고. 문준용이 조사 받으라는데, 조사 받는다면 결과는 믿을거야?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검찰, 정권 욕 하면서 안 믿을 거면서. 대한미국은 그냥 해프닝 아닌가? 대통령이 저런 실수도 공개 사과해야해? 국민의당이 민주당이랑 손 잡고 안철수 죽이기에 나선다는 대뇌망상은 참. 이유미는 안철수에게 도움 안되는 일(?)을 했다는데, 민주당이 기획을 했고 이유미가 프락치라는 거야? 그런데 왜 아무도 지적하지 않지? 이상한 일이네. 하고 댓글을 남겼다. 조금 거칠었는지도 모르겠다. 밤꽃냄새가 너무 진해서 조금 흥분, 아니 짜증이 났다. 그런데 내 댓글에 누가 댓글을 달았다는 알림을 보고 다시 들러봤는데.


  얼레? 내 댓글이 다 지워졌다. 나를 거론하면서 시비터는 댓글은 남아있고. 그리고 내 아이디는 제한을 걸어서 더이상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재미있어서 댓글 단 거 아닌데, 허위 사실이 마치 사실인양 퍼지는게 싫었고, 걱정돼서 댓글 몇 개 썼는데. 솔직히 내가 10선비 기질이 다분해서, 지적질 하는걸 좋아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 그런데 댓글을 다 지울 일은 아니지 않나? 개인 블로그면 그럴 수 있지. 그런데 정치인 공식 블로그잖아. 팬페이지나 팬카페에 들어가서 그랬다면 매너가 아닐 수 있는데, 블로그 잖아. 팬이 아닌 사람들도 드나들 수 있는. 안철수는 연예인도 아니고, 정치인인데. 사안에 대해서 입장을 묻는 내가 잘못된 것인가? 그리고 소통의 달인이라면서, 이게 소통이야?


  그래서 형 아이디를 빌려 다시 댓글을 달았다. 또 지울까 싶어 이번에는 조금 더 정중하게. (파란 박스가 본인)



  다 지워버려서 현재 남은 건 쉐도우 복싱 뿐.




  참 기분 더럽다. 지울거면 얘 것도 지워야지. 꼭 내가 삭제될 만한 수준의 댓글을 달았거나, 얘 주장대로 무논리, 일관성 없는 억지 주장을 한 것 같잖아. 더 짜증나는 건 내가 진 거 같잖아? 


  안철수의 블로그에는 안철수 비판 댓글은 달면 안되는 거구나. 안철수식 소통은 듣고 싶은 말은 박제하고 듣기 싫은 말은 지우는 '조작'인 것이구나. 게다가 문빠는 문재인 블로그 가서 놀라는 안빠의 발상. 안철수에게 듣고 싶은말,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왜 문재인 블로그에 가야하지? 좋은 말만 듣게하고 싶은 그 마음 모를 것은 아니지만, 정치인이라면 응당 겪어야 할 일 아닌가? 그에게 안철수는 연예인일 뿐인 것일까?


  꼬운 안빠들은 댓글 달아라. 나는 이제껏 댓글 지워본 적 한 번도 없다. 이 블로그는 소통하자고 만든 블로그니까.


ps. 안철수가 블로그 운영하는 건 아니잖아요, 하면 더 할 말은 없다. 안철수는 뭐 얼굴 마담일 뿐이고 죄다 수족들이 잘못하는 거면. 뭐하러 안철수를 비판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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