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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틀린 그림 찾기'라는 게임을 한 번 이상은 해봤을 것이다. 두개의 비슷한 그림을 보고 '틀린' 곳을 찾는 이 게임의 이름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좋지 않다. 이 게임의 영어 이름은 'Spot the Difference'로 번역하면 '다른 그림 찾기'가 된다. 우리는 왜 이 게임에 '다른 그림 찾기' 대신 '틀린 그림 찾기'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다르다'와 '틀리다'를 자주 혼동하여 쓰는 것을 본다. 심지어 TV에 나오는 사람들 조차 이 두 단어를 잘못 사용하곤 한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라는 뜻이고,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라는 뜻으로 두개의 뜻이 명확하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두 단어를 습관적으로 틀리게 쓰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다르다'를 '틀리다'로 잘못 사용하는 것을 보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언어에 그대로 나타나는 것 같이 느껴져서 매우 안타깝다.

 

  우리 사회에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차별하는 예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아니, 대부분 차별의 이유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음에서 비롯한다. 국적, 태어난 지역, 졸업한 학교, 성별, 성적 취향, 가정형편, 가치관 등의 다름을 이유로 차별 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간베스트(일베) 이용자들의 여성, 전라도,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극단적 혐오와 공격성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풍토를 반영한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종북좌파' 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는 '다름'과 '틀림'을 구별하지 않고 쓰는 우리의 언어 생활에 녹아 있다. 몰라서 틀리는 것도 아니고 습관적으로 잘못 쓰는 표현인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어는 사고를 반영하고 사고는 언어를 지배하기에 단순히 습관이라고 치부하고 넘어 갈 일이 아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첫 걸음으로 '틀린 그림 찾기'를 '다른 그림 찾기'라고 고쳐 부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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