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지극히 상식적인 문장이다. 불과 지난 주에 헌법재판관들이 전원일치 의견으로 판결한 문장이다. 내란수괴라거나, 멧돼지라거나 그런 양념 없이 드라이하게 국민에 대한 감사를 덧붙였을 뿐. 일부 몰지각한 반헌법 세력의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별점 테러가 이어졌다. 본사에도 항의가 빗발쳤나보다. 정확한 사정은 모르지만.

 

결국 점주는 백기투항했다. 사과문 현수막을 게시했다.

 

 

"최근 매장 외부에 노출하였던 정치 관련 부적절한 게시물과 관련해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다시말하지만, 본사와 점주 간에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본사의 코멘트로 추정할 뿐.

 

보도에 따르면 자담치킨 본사는 "문제의 게시물 내용은 점주의 개인 의견일 뿐, 본사와는 전혀 무관하다" "차후 유사한 일이 다시 발생하는 경우 본사는 폐점을 비롯한 최고의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나는 뒷 문장이 협박으로 읽힌다. 요식업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기에, 폐점 압박이 어떤 의미인 줄 조금은 안다. 물류를 끊는다는 것, 무섭다. 더해서 인테리어를 포함하여 그간 투자했던 비용을 다 날린다는 의미다.

 

프랜차이즈 치킨집 점주는 공무원처럼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는가? 아니다. 해당 문구가 프랜차이즈의 이미지를 훼손할 만큼 반사회적인 메세지였는가?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우리 헌법은 미국과 같이 표현의 자유를 명문화하고 있진 않지만, 통상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는 제 21조 1항을 표현의 자유로 해석한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헌법을 넘어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막을 권한이 있는가? 씁쓸할 따름이다.

 

덧붙여, 자담 본사는 정무적인 판단에서도 실책했다. 그냥 점주 개인 의견이라고 선 긋는 지점에서 멈췄어야 한다.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헌재의 판결에 공감하는 시민들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이번 자담치킨 본사의 대처에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다. 어쩌면 불매운동이 불붙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원래, 불매운동은 좌파가 더 잘 한다.

 

일단, 나는 불매하고 싶지만 이미 불매중이라(사실 처음 들어본 브랜드다) 타격을 줄 수가 없음에 아쉬움을 전한다. 부디 현명하게 해결해서 다른 가맹점주들께 피해끼치지 않길 바라며.

 

 

 

[ytn] "尹 파면 축하" 전광판 내건 치킨집 논란에...본사·점주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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