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민주당 2차 컷오프 대상이 발표됐다. 정청래, 부좌현, 윤후덕, 강동원, 최규성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특히 정청래 의원의 공천배제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더민주의 이번 결정을 비토하는 의견이 빗발치고, 더민주 홈페이지는 접속이 힘든 상태. 항의하기 위해 전화를 했지만 계속 통화중이다.


  김종인 대표는 더민주 당원에 의해 선출된 대표가 아님에도 그동안 선거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아 휘둘러왔다. 독단적인 권력 남용에도 더민주 당원 및 지지자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의 노회한 정치력으로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끌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과거 국보위 전력도 문제 삼지 않았고,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음에도 참았다. 하지만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 소식에 지지자들은 더이상 참지 않는 형국이다.


  언론들은 이번 정청래 의원 컷오프에 대해 '공갈 발언 막말 논란'을 되새김질 하기도 하고, 김한길 천정배 등 국민의당 의원들과의 통합을 위한 포석이란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김종인 대표의 의도가 무언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이라면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 야권 지지자들이 총선을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의석수를 더 가져오자는 것이 아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독주를 막고 서민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자는 마음이다.


  김종인 대표의 머릿 속에 정치판은 바둑인 것 같아보인다. 정청래라는 바둑돌을 버리고 국민의당과 합당이든 연대 등을 통해 집계에서 이기는 것이 그가 바라는 승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발하고 있는 다수의 더민주 지지자들이 바라는 승리는 아니다.


  필자는 정치판이 오히려 장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말의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 왕을 잡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야당지도자일 때도 그랬고, 지난번 필리버스터 정국 때도 그랬다. 상대 왕을 위협할 수 없는 쭉정이 국회의원들은 허수에 불과하다.



  정청래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수차례 국회사무처 선정 입법 및 정책개발 우수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국정감사 우수의원,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선정 국정감사 우수의원 등으로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의정활동을 보였다. 박영선이 여당에 꼬리내리고 말도안되는 세월호 특별법을 들고 왔을 때 세월호 유가족들 곁을 지키며 함께 단식하는 모습, 박영선이 필리버스터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때 11시간 39분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모습을 야권 지지자들은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박영선은 단수공천으로 경선 없이 본선에 나가고 정청래는 경선조차 치르지 못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김종인 대표에 이번 결정을 재고할 시간을 주려고 한다. 만약 번복되지 않는다면 김종인의 더불어 민주당은 내 마음 속에서 지울 것이다. 친노 프레임을 씌우고 몰아세우지 말라. 진짜 친노는 노무현을 마음에 묻고 아직 보내지 못한 수많은 야권 지지자들이지 몇 명의 의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짜 친노들이 더불어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야 정신을 차릴까?


  정청래 의원이 어떤 결정을 내려도 지지하고 응원한다. 그것이 더민주 탈당이라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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