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2015)

Assassination 
8.4
감독
최동훈
출연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오달수, 조진웅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39 분 | 2015-07-22


  개봉 5일만에 300만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암살>. 가장 핫한 영화답게 괜찮은 자리는 이미 다 차버려서 두시간 반을 기다렸다. 처음엔 두시간 반이나 기다려서 봐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기다림 끝에 본 <암살>은 유난히 더웠던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만큼 시원한 영화였다.




최고의 라인업 - 흥행은 이미 예견된 일

  <암살>은 <범죄의 재구성>, <타짜>, <도둑들> 등 연출하는 작품마다 흥행시킨 최동훈 감독이 제작·연출·각본을 맡았다. 거기에 최고의 흥행 배우 전지현·하정우·이정재가 주연을 맡았고, 오달수·조진웅 등 최고의 감초 배우들이 뒷받침 해주니 더 이상 말해 무엇하겠는가?

전지현 저격수

누가 더이상 이 누나를 CF스타라 무시하리(사진 = 네이버 영화)


순제작비 180억원으로 되살린 1933년 개성에서 초특급 액션

  1933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이정재 분)은 김구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다. 그는 김구의 명을 받아 한국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전지현 분),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조진웅 분), 폭탄 전문가 황덕삼(최덕문 분)을 개성에 보낸다. 이들의 임무는 조선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심철종 분)와 친일파 강인국(이경영 분) 암살. 반면 살인청부업자 하와이 피스톨(하정우 분)은 이들 셋을 암살하라는 의뢰를 받고 뒤를 쫓는다. 그렇게 안옥윤, 염석진, 하와이 피스톨은 서로 다른 목표를 갖고 개성에서 만나게 된다. 이들 사이의 갈등, 숨겨진 비밀, 그리고 1933년 개성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스펙타클한 전투씬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잊기에 충분하다.

암살. 대한독립만세

대한독립 만세~(사진 = 네이버 영화)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같은 모습으로 살진 않았다.

  우리 선조들은 조국을 일제에 빼앗긴 채로 36년이라는 세월을 버텼다. 같은 시대를 살았다고 다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어떤 이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하나 뿐인 목숨까지도 내어 놓았다. 죽음이 뻔한 상황에서 두렵지 않은 사람 어디 있을까? 하지만 두려워도, 희망이 보이지 않아도 조국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버렸다.


  반면 어떤 이들은 이득을 위해 조국을 버렸다. 처음부터 나라를 일본에 팔아먹은 이완용 같은 매국노도 있다. 처음엔 독립을 부르짖다 일제치하가 길어지자 변절하여 조선의 젊은이들에게 '황국 신민이 되어 전쟁에 나갈 것'을 부르짖은 지식인들도 있다. 그 중엔 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업도 버리고 일본에 견마지로(개와 말처럼 충성을 다하겠다)를 다하겠다는 혈서를 쓰고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하여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도 있다. 그들은 조선이 독립할지 몰랐기에 나라를 버렸다.


  하지만 이들은 해방된 조국에서도 반성은 커녕 떵떵거리며 살았다. 매국과 친일의 댓가로 손에 쥔 돈과 권력을 바탕으로 기득권을 강화했다. 독립운동가들을 잡아서 고문하던 친일 경찰들은 이승만과 손을 잡고 반공 경찰으로 탈바꿈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빨갱이로 몰았다. 해방된 조국에서 친일 매국노들에게 수치를 당한 독립운동가 중 일부는 월북하였다. 남한에 남은 독립운동가들도 고문 후유증에 시달렸다. 그리고 많은 독립운동가 자손들은 국가의 외면으로 가난한 처지를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친일파의 자손들은 떵떵거리고 살고 있는데 말이다.


어이! 3천불! 우리 잊으면 안돼!

  영화는 픽션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일이 이 땅에 없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누군가는 조선이 독립할지 몰라서 친일을 했고, 누군가는 조선이 독립할 것이라는 신념에 목숨을 걸었다. 우리가 지금 대한민국을 살 수 있는 건 이승만과 다카키 마사오 같은 기회주의자들 덕분이 아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쳤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 덕분이다. 이들의 고귀한 희생 덕분에 우리가 살아갈 수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 그것이 조국을 빚진 우리의 최소한의 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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