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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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감독
부지영
출연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디오, 황정민
정보
드라마 | 한국 | 104 분 | 2014-11-13
글쓴이 평점  



  영화 카트가 개봉한 오늘은 마침 전태일 열사가 자신의 몸을 불쏘시개로 산화한지 꼭 44년이 되는 날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다. 단지 대형마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노동자이거나 노동자가 될 나와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전태일 열사의 외침이 44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슬픈 사실 때문이었다.


  수학능력 시험일이라 그런지 낮시간이었음에도 앳된 여학생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아마 엑소의 디오를 좋아하는 학생들이겠지. 스크린에 등장한 디오에 소리를 내어 환호하던 무례한 학생들이 어느 순간부터 영화에 몰입하더니, 이내 훌쩍인다. 영화관에 불이 켜진 후에도 움직일 생각을 않고 자리에 앉은 옆자리 여학생의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있다. 그 어린 눈을 보다 눈물이 돌아 괜시리 고개를 돌리고 일어섰다. 저 어린 학생들도 벌써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것일까?





 

  자본가의 초상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한정된 자본으로 막대한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면 잘못입니다. 우리나라의 현 실정으로 금리는 3부가 못 됩니다. 그러나 기업주들은 어떠합니까? 여기에 A, B 두 자본가들의 대화를 들어봅시다. 이 두사람은 생산공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A : B씨, 나는 올해 안으로 나의 재산을 현재의 2배로 만들 계획일세.

  B : (생략)

  A : 자, 그럼 우리 경쟁을 하세. 누가 빨리 달성시키는가를 말이오. 하하하


  전태일 열사의 수기중 일부분이다. 기형화 된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기업은 이윤 증대를 위해 어떤 짓이든 한다. 자본의 속성이 그러하다고 인정하자. 그렇다고 그대로 두면 인간의 권리는 철저히 무시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본은 소수에게 몰려있지만, 투표권은 누구나 한 표씩 갖는다. 대의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대표로 선출된 자들은 다수의 권리를 지키는 편에 서야하지만 슬프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기업들이 근로기준법을 쉽게 어기는 근본적 이유는 국가가 제대로 감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규석 화백의 말을 빌자면 '여기서는 그래도 되니까'.



 자본은 물론이고 정치 권력까지도 소수의 자본가들이 쥐고 있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다. 조아리며, 눈치보며 주인을 섬기며 사는 것이 정답인지. 영화 속 노동조합 단체티에 새긴'함께 살자'라는 구호가 계속 눈에 밟혔다. 자본의 지배를 받는 우리가 저들과 싸워 이길 방법은 '연대' 밖에 답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저들은 항상 우리를 갈라놓으려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눠 놓아 같은 노동자들끼리 반목하게 만든다. 노동조합에 가입했단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줌으로 노조 가입을 방해한다. 혹은 회유책을 써서 분열하게 한다. 힘들어도 답은 연대 밖에 없어 보인다. 내 것을 빼앗길 때 우는 것은 아기들도 할 수 있다. 내 옆의 누군가 부당하게 권리를 빼앗길때 분노하고, 함께 싸우는 것, 그들의 옆에 있어주는 것이 성숙한 시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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