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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중요한 한 해였음에 틀림없다.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는, 현행법 대로라면 20년에 한번 오는 해였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정치인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두 민생을 말하고 대한민국을 살기좋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이야기 했다. 국민을 위한다고 얘기하며 머리를 조아리던 정치인들은 2012년이 지나고 2013년이 도래하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박근혜 인수위원회에서 하는 일들을 보면 정치인의 변신은 무죄인듯 하다.

 

  박근혜 당선인이 자신의 정치를 표현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신뢰와 원칙. 메모리의 한계 때문인지 거의 모든 유세에서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그의 앵무새 유세에도 신뢰와 원칙이라는 단어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리고 조중동은 그것을 그대로 받아 적어 신뢰와 원칙이라는 말로 박근혜를 포장해준다. 하지만 그의 정치 행보를 본다면 그가 신뢰와 원칙이라는 말의 뜻을 정말로 알고 사용하는지 의심스럽다.

 

  요즘 인수위원회에서 대선 전 유세 중 박근혜 당선인이 국민 앞에서 약속한 것에 반하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그 신뢰와 원칙의 수준이란게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다. 대선 전 박근혜 당선인은 과도한 게임 규제에 대한 전향적 검토를 약속했었다. 게임 산업 등 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다는 말도 곁들였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지난 8일 손인춘 의원 등 이른바 친박계를 포함한 의원 17인은 셧다운제를 강화하는 법률 제정안을 기습 상정했다. 박근혜 당선인이 대선 때 이야기 했던 것이랑 정반대의 법이 대선 직후 상정되는 것을 보면 당선인이 무능하던지 아니면 대선 기간에 생각 없이 표를 위해 내뱉은 말이던지 둘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 외에도 해양수산부를 부산에 부활시키겠다던 박근혜 당선인의 약속 역시 부산사람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12월 9일 부산 부경대에서 열린 ‘국민행복을 위한 부산시민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부산에 해양수산부를 두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그 뜻을 여러차례 밝혔었다. 박근혜 당선인에게 투표한 부산 유권자 중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당선인의 부산 해수부 부활을 기대하고 표를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선이 끝나고 다른 얘기들이 나오는 지금 박근혜 당선인의 입은 굳게 닫혀있다.

 

  또한 야당 대표시절을 포함 후보자 시절에도 기업 총수들과 권력실세들에 대한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던 박근혜 당선인은 MB 측근들을 위한 특별사면 이야기가 나오는 지금은 침묵하고 있다. 심지어 박근혜 후보 주위에서는 차라이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이 욕을 먹으며 특별사면을 단행하는 것이 차기 정부에 짐을 덜어주는 일이라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대선 전에는 국민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국민들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표를 위해 자신의 모습을 숨기던 이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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