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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극한 알바 두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유재석과 차승원은 탄광으로 보내졌고, 정형돈은 굴까기 알바를 했다. 정준하는 텔레마케터로 변신했고 하하는 물류센터에서 택배 상하차 알바를 경험했다. 



  방송을 보며 저렇게 힘들게 일하는 분들 덕에 우리 사회가 원활하게 돌아가는구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홈쇼핑을 통해 손질된 생굴을 산다고 가정해보자. 정형돈이 이미 손질한 굴이 포장되어 있다. 정준하가 전화를 받고 주문을 넣는다. 하하의 수고를 거쳐 싱싱한 굴이 상하지 않고 집까지 배달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유재석과 차승원이 캐낸 석탄이 화력발전소에서 전기에너지로 변환된 덕분이다.


  이렇듯 멤버들이 체험한 모든 알바가 필요한 일이지만 필자는 하하가 경험한 택배 물류센터 알바에 자꾸 눈길이 갔다. 아마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산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인 중 택배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또한 나머지는 세 직업은 대중적인 알바라고 보기 힘들다. 탄광 광부를 알바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굴까기 역시 지역에 한정된 직업이다. 텔레마케터는 알바보다는 정규직이나 계약직 사원을 뽑는다. 반면에 물류센터 상하차의 경우 알바 구인 사이트에 하루에도 수십건씩 구인광고가 올라온다. 상시모집을 하는 곳도 많다.



  하지만 사람은 항상 부족한 것 같다. 방송 중 '인원이 부족하다'는 하하의 절규에 일하던 분은 '여기 오늘 한 사람 더 온 거'라 답한다. 평소에는 1명이 트럭 한대를 책임진다는 것이다. 쉴틈이 없이 일을해도 끝이 날 줄 모른다. 상식적으로 노동강도가 이렇게까지 강하고, 인원이 부족하다면 돈을 더 주고라도 사람을 더 뽑아야한다. 하지만 경험상 회사는 업무에 지장이 없을 최소한의 인력만 유지할 것이다. 노동자가 쉴 시간을 주지 않고 최대한 부린 만큼 회사에는 이윤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당일배송이라는 우리의 이익과 편리를 위해 누군가는 허리 펼 여유도 없이, 화장실 한 번 갔다올 휴식시간조차 없이 무거운 택배상자를 올리고 내리고 있었다. 필자가 따뜻한 실내에서 앉아 키보드를 두들기는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물류센터에서 체열으로 추위를 이기며 고된 일을 하고 있다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이 든다.



  택배사업자들의 욕심만 탓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치부하기엔 택배 단가가 턱없이 싸다. 택배단가는 1997년에 1건 당 4000원이었으나 지금은 2500원 아래로 내려간 상황이라고 한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다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단가가 떨어지다보니 도산하는 기업도 속출한다. 2006년 31개였던 택배사업자는 8년만에 절반 수준인 16개로 줄었다. 그나마도 업계3강과 우체국 택배의 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한다니, 중소택배 업체의 수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택배업 시장이 이렇게 힘들어진 원인을 업계는 과열 경쟁 때문이라 진단한다. 2000년대 들어 온라인 쇼핑몰들이 성황을 이루며 업체 유치를 위해 제 살 깎아먹기식으로 경쟁을 했다는 것이다. 유통 물량은 늘었지만 오히려 택배업 종사자들의 처우는 나빠진 상황이다. 


  소비자들에겐 책임이 없을까? 필자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고를 때 고려하는 조건 중 하나가 배송비다. 만원짜리 물건을 사면서 배송비 2500원이 발생하면 왠지 손해보는 것 같다. 사실 배송비는 지불하는 것이 마땅하다.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산다고 가정해보자. 상점을 방문하게 되면 우선 시간이 소비된다. 구매하려는 상품이 동네 상점에 없다면 교통비까지 지불해야한다. 계산을 해보면 배송비 2500원을 결제 해도 소비자는 이익이다. 그런데도 그 2500원이 아깝다. 물론 무료배송을 하는 경우에도 쇼핑몰에서는 택배회사에 배송비를 지불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배송비를 부담하지 않으려 할수록 택배업계의 큰 손님인 온라인 쇼핑몰은 택배 단가를 낮추려 할 것이다. 나에게 돌아오는 작은 이익이 누군가에게 돌아가야할 정당한 대가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반성하게 된다.


  덤.

  택배 조금 늦어도 득달같이 전화하지 않아야겠다. 텔레마케터들과 통화할 때 상냥하게 대하고, 통화가 끝날 땐 감사의 표시를 해야겠다. 편리한 생활은 모르는 곳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의 노고 덕분임을 기억하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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