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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는 두 사람이 있다. 정윤회와 조현아. 박근혜씨와 특별한 관계라는 루머부터 대한민국 국정을 농간한 십상시라는 소문까지, 정윤회 게이트는 대한민국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이로 인해 MB정부 사자방에 대한 이슈도 모두 사라졌다. (MB는 정말 천운을 타고난 듯) 최근 정윤회보다 더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 JFK발 인천행 대한항공 KE086 항공기 1등석에 탑승했다.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 이동하던 시간 승무원이 조 부사장에 건넨 견과류 한 봉지가 사건의 발단이었다. 봉지째 건넨 것이 문제였다. 조 부사장는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며 승무원을 혼낸 뒤 승무 사무장을 불러 매뉴얼을 따져 물었다. 또한 사무장이 매뉴얼을 찾느라 태블릿 PC를 조작하는 과정에 시간이 지체되자 이동중이던 항공기를 돌려 게이트에 사무장을 하기시켰다. 이 사건은 일명 '땅콩 회항'이라 불리며 국내 언론은 물론 해외의 언론까지 소개되며 국가 망신을 시켰다.

 

  이후 사건이 커지자 대한항공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론을 악화시켰다. 사과문에 조현아 부사장의 책임은 빠지고 온통 변명과 사무장에 대한 질책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문제의 본질을 전혀 잘못 짚었다. 문제의 핵심은 견과류를 봉지째 주는 것이 규정상 맞냐 틀렸냐가 아니다. 승객 자격으로 탑승했던 조현아 부사장이 '램프 회항'을 지시하고 담당 사무장을 하기시킨 것이 적절한 조치인가 하는 점이다. 


  하기는 단순히 버스에서 한 명이 하차하는 것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하기한 인물이 어떤 물건을 놓고 내렸는지 알 수 없다. 테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하기하게 되는 경우에는 모든 승객이 하기하여 소지품을 다시 점검해야한다. 참여연대는 이 건과 관련하여 조현아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사과문대한항공 사과문 전문

 

  사과문 발표에도 여론이 잠잠해지지 않자 조현아 부사장은 사퇴결단(?)을 내렸다.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9일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늬만 사퇴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대한항공 부사장이라는 직위와 자회사 직책 3개는 유지하면서 대한항공에서 맡고 있던 일에서 잠시 쉬겠다는거다.


  MBN의 단독 보도로 대한항공에서 유출자를 색출하기 위해 승무원의 카카오톡까지 검열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관리자급 승무원에게 일괄적으로 메세지를 보내 입단속을 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변명과 타인에 대한 질책으로 점철된 사과문, 무늬만 사퇴, 직원들에 대한 입단속까지. 대한항공의 '사과'가 '조롱'으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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