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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년간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독립구단으로 23명의 선수를 프로구단으로 입단시키며 야구계를 비롯한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던 고양 원더스가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했다. 고양 원더스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는 2014년 시즌을 끝으로 여기서 도전을 멈추고자 한다"며 "구단을 3년간 운영하면서 창단을 제의했던 KBO(한국야구위원회)와 구단 운영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반복해서 확인했다"고 해체 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고양 원더스 측이 창단 당시부터 계속해서 2군팀과의 번외경기 참가가 아닌 퓨처스리그에 정식 편입을 요구했으나 KBO에서 이를 끝내 거절하여 해체할 수 밖에 없었다는 거다.


  KBO는 고양 원더스의 2군 편입 요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였다고 항변한다. KBO 관계자는 "퓨처스리그 편입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가입비의 문제가 아니라 팀 성격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예상되거나 예상치 못한 난제들까지 생긴다"며 "우리는 미국의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 구단처럼 완전 분리돼 있는 게 아니라, 2군은 1군과 연동돼 운영되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와 외국인 선수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밖에서는 '원더스를 그냥 2군에 넣어주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간단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확히 무슨 이야기가 오고갔는지 모르겠으나 9구단, 10구단 과정을 통해서 보여진 KBO의 행태로 보아 구단들의 반발 때문에 원더스의 2군 편입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 고양 원더스의 2군 편입으로 생기는 문제들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견고하게 세워 놓은 벽에 조그마한 균열이 가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한 것 아니냐는거다. 고양 원더스를 편입 시켜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면 지금 이야기 하는 문제들은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며 해결 할 수 있었을 텐데, 원더스의 2군 편입을 원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이 원더스의 2군 편입을 막아내는 훌륭한 변명거리가 되었으리라.


  3년이라는 짧은 시간 고양 원더스가 세상에 던진 메시지의 파장은 작지 않았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되지 못하거나 방출되어 야구 인생을 접어야 했던 선수들을 모아서 퓨처스리그 팀과의 교류 경기에서 6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했다. 그 결과 "7전8기의 성공 스토리를 들려주고파"서 자신의 사재를 매년 30억원(추정) 가량 내어 놓은 괴짜 허민 구단주의 바람대로 고양 원더스를 통해서 프로구단에 입단한 선수들이 3년간 23명이나 된다9구단, 10구단 창단으로 인한 선수 수급 부족으로 인한 효과도 있었겠지만 '열정에게 기회를'이라는 슬로건이 빛나는 순간들이었다.


  그러하기에 고양 원더스의 해체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안타깝다. 3년간 100억에 달하는 돈을 사회에 내어 놓은 청년 실업가 허민 구단주. 선수들의 훈련과 능력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한 코칭 스태프들. "팀을 살릴 수만 있다면 앞으로도 내가 아이들을 지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김성근 감독. 밤낮으로 훈련하며 꿈을 키워가고, 일부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고양 원더스 선수들. 그들의 도전은 여기서 막을 내리지만 다른 기회에 다른 모습으로 이들의 도전이 몽상이 아니었음을 확인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참조

[일간스포츠] 고양 원더스 해체 이유는 '불확실한 미래'

[일간스포츠] KBO "원더스의 2군 편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데일리] 김성근 감독 잔류 선언도 원더스 해체 못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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